[심층리포트] 중2 시험에 고2 미적분…“학교가 사교육 조장”
입력 2017.07.12 (21:31)
수정 2017.07.12 (21: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사교육 시장이 과열되면서, 요즘은 <선행학습>이 온통 만연하고 있는데요,
선행학습의 폐해를 막아야 할 학교가, 오히려 이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수학 시험지를 분석해봤더니, 고교 2학년 때나 배우는 미적분 개념문제가 출제되는 등 정상적 교과 과정을 벗어난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대치동과 목동 부산 해운대 등 이른바 '사교육 과열지구'.
이 지역 중학교들에서 최근 치른 중간고사 수학 시험지입니다.
중학교 2학년 과정에서는 지수법칙만 배우는데, 고등학교 2학년 미적분 교과서에 실리는 지수방정식이 나왔습니다.
수업만 충실해서는 풀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민서(중학교 2학년) "엄청 열심히 풀었는데, 고2 과정에 나오는 거라고 하니까 허무해요."
6개 수학 시험지를 분석해봤더니 모든 시험지에서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38문제 중 3분의 1 가량이 선행학습을 사실상 유도하는 문제들.
'선행교육규제법' 위반입니다.
<녹취> 학교 교감 : "상급기관에서 선행학습이라고 통보가 내려와요. 내려온 결과로 이야기하신다면 이해할 수 있는데...답변을 드릴 수가 없어요."
학생들로서는 선행 교육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돼가고 있습니다.
<녹취> △△중학교 학생 : "학교에서 기본 개념을 알려주고 이제 그걸 응용해서 푸는 건 저희가 하는 거죠."
실제로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는 중학교 2학년생을 위해 별도의 고교 미적분 수학 과정이 개설됐습니다.
<인터뷰> 김민하(대치동 수학전문학원 강사) : "열심히 가르치지만, 이런 게 사실 의미 없다는 걸 알거든요. 사교육 하는 사람으로서는 계속 끌고 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전체 중·고교 중 수학 선행교육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교육당국에 적발된 곳은 지난해 5곳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최수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 "시도교육청은 자기 소속 학교를 고발할 수는 없는 거죠. 법을 위반하면 예산이 10%나깎이기 때문에...적당히 넘어가는 이런 것이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지속됐습니다.)"
중고생 교과 사교육비 8조 9천억 원 가운데 절반 가량은 수학 과목에 쏠려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사교육 시장이 과열되면서, 요즘은 <선행학습>이 온통 만연하고 있는데요,
선행학습의 폐해를 막아야 할 학교가, 오히려 이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수학 시험지를 분석해봤더니, 고교 2학년 때나 배우는 미적분 개념문제가 출제되는 등 정상적 교과 과정을 벗어난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대치동과 목동 부산 해운대 등 이른바 '사교육 과열지구'.
이 지역 중학교들에서 최근 치른 중간고사 수학 시험지입니다.
중학교 2학년 과정에서는 지수법칙만 배우는데, 고등학교 2학년 미적분 교과서에 실리는 지수방정식이 나왔습니다.
수업만 충실해서는 풀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민서(중학교 2학년) "엄청 열심히 풀었는데, 고2 과정에 나오는 거라고 하니까 허무해요."
6개 수학 시험지를 분석해봤더니 모든 시험지에서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38문제 중 3분의 1 가량이 선행학습을 사실상 유도하는 문제들.
'선행교육규제법' 위반입니다.
<녹취> 학교 교감 : "상급기관에서 선행학습이라고 통보가 내려와요. 내려온 결과로 이야기하신다면 이해할 수 있는데...답변을 드릴 수가 없어요."
학생들로서는 선행 교육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돼가고 있습니다.
<녹취> △△중학교 학생 : "학교에서 기본 개념을 알려주고 이제 그걸 응용해서 푸는 건 저희가 하는 거죠."
실제로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는 중학교 2학년생을 위해 별도의 고교 미적분 수학 과정이 개설됐습니다.
<인터뷰> 김민하(대치동 수학전문학원 강사) : "열심히 가르치지만, 이런 게 사실 의미 없다는 걸 알거든요. 사교육 하는 사람으로서는 계속 끌고 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전체 중·고교 중 수학 선행교육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교육당국에 적발된 곳은 지난해 5곳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최수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 "시도교육청은 자기 소속 학교를 고발할 수는 없는 거죠. 법을 위반하면 예산이 10%나깎이기 때문에...적당히 넘어가는 이런 것이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지속됐습니다.)"
중고생 교과 사교육비 8조 9천억 원 가운데 절반 가량은 수학 과목에 쏠려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심층리포트] 중2 시험에 고2 미적분…“학교가 사교육 조장”
-
- 입력 2017-07-12 21:33:43
- 수정2017-07-12 21:51:07
<앵커 멘트>
사교육 시장이 과열되면서, 요즘은 <선행학습>이 온통 만연하고 있는데요,
선행학습의 폐해를 막아야 할 학교가, 오히려 이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수학 시험지를 분석해봤더니, 고교 2학년 때나 배우는 미적분 개념문제가 출제되는 등 정상적 교과 과정을 벗어난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대치동과 목동 부산 해운대 등 이른바 '사교육 과열지구'.
이 지역 중학교들에서 최근 치른 중간고사 수학 시험지입니다.
중학교 2학년 과정에서는 지수법칙만 배우는데, 고등학교 2학년 미적분 교과서에 실리는 지수방정식이 나왔습니다.
수업만 충실해서는 풀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민서(중학교 2학년) "엄청 열심히 풀었는데, 고2 과정에 나오는 거라고 하니까 허무해요."
6개 수학 시험지를 분석해봤더니 모든 시험지에서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38문제 중 3분의 1 가량이 선행학습을 사실상 유도하는 문제들.
'선행교육규제법' 위반입니다.
<녹취> 학교 교감 : "상급기관에서 선행학습이라고 통보가 내려와요. 내려온 결과로 이야기하신다면 이해할 수 있는데...답변을 드릴 수가 없어요."
학생들로서는 선행 교육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돼가고 있습니다.
<녹취> △△중학교 학생 : "학교에서 기본 개념을 알려주고 이제 그걸 응용해서 푸는 건 저희가 하는 거죠."
실제로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는 중학교 2학년생을 위해 별도의 고교 미적분 수학 과정이 개설됐습니다.
<인터뷰> 김민하(대치동 수학전문학원 강사) : "열심히 가르치지만, 이런 게 사실 의미 없다는 걸 알거든요. 사교육 하는 사람으로서는 계속 끌고 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전체 중·고교 중 수학 선행교육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교육당국에 적발된 곳은 지난해 5곳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최수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 "시도교육청은 자기 소속 학교를 고발할 수는 없는 거죠. 법을 위반하면 예산이 10%나깎이기 때문에...적당히 넘어가는 이런 것이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지속됐습니다.)"
중고생 교과 사교육비 8조 9천억 원 가운데 절반 가량은 수학 과목에 쏠려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사교육 시장이 과열되면서, 요즘은 <선행학습>이 온통 만연하고 있는데요,
선행학습의 폐해를 막아야 할 학교가, 오히려 이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수학 시험지를 분석해봤더니, 고교 2학년 때나 배우는 미적분 개념문제가 출제되는 등 정상적 교과 과정을 벗어난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대치동과 목동 부산 해운대 등 이른바 '사교육 과열지구'.
이 지역 중학교들에서 최근 치른 중간고사 수학 시험지입니다.
중학교 2학년 과정에서는 지수법칙만 배우는데, 고등학교 2학년 미적분 교과서에 실리는 지수방정식이 나왔습니다.
수업만 충실해서는 풀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민서(중학교 2학년) "엄청 열심히 풀었는데, 고2 과정에 나오는 거라고 하니까 허무해요."
6개 수학 시험지를 분석해봤더니 모든 시험지에서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38문제 중 3분의 1 가량이 선행학습을 사실상 유도하는 문제들.
'선행교육규제법' 위반입니다.
<녹취> 학교 교감 : "상급기관에서 선행학습이라고 통보가 내려와요. 내려온 결과로 이야기하신다면 이해할 수 있는데...답변을 드릴 수가 없어요."
학생들로서는 선행 교육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돼가고 있습니다.
<녹취> △△중학교 학생 : "학교에서 기본 개념을 알려주고 이제 그걸 응용해서 푸는 건 저희가 하는 거죠."
실제로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는 중학교 2학년생을 위해 별도의 고교 미적분 수학 과정이 개설됐습니다.
<인터뷰> 김민하(대치동 수학전문학원 강사) : "열심히 가르치지만, 이런 게 사실 의미 없다는 걸 알거든요. 사교육 하는 사람으로서는 계속 끌고 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전체 중·고교 중 수학 선행교육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교육당국에 적발된 곳은 지난해 5곳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최수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 "시도교육청은 자기 소속 학교를 고발할 수는 없는 거죠. 법을 위반하면 예산이 10%나깎이기 때문에...적당히 넘어가는 이런 것이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지속됐습니다.)"
중고생 교과 사교육비 8조 9천억 원 가운데 절반 가량은 수학 과목에 쏠려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
-
김진호 기자 hit@kbs.co.kr
김진호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