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酸) 공격당한 배달기사 “얼굴에 불이 난 것 같았다”

입력 2017.07.15 (21:58) 수정 2017.07.1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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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현지시간) 밤 모페드(모터 달린 자전거)를 몰고 가다 산(酸) 테러를 당한 자베드 후세인(32) 씨는 "얼굴에 불이 난 것 같았다"고 끔찍한 순간을 회고했다.

세 자녀를 둔 가장으로, 음식배달앱 우버 잇(Uber Eats)의 배달기사인 후세인 씨는 집에 돌아가던 13일 밤 10시25분쯤 영국 런던 동부 해크니가(街)에서 신호 대기 중에 또 다른 모페드에 탄 10대 두 명으로부터 얼굴에 산성 물질을 끼얹는 공격을 당했다.

후세인 씨는 "처음엔 그게 산(酸)인지 몰랐다. 갑자기 얼굴이 타기 시작했다. 다시 뿌리려 하는 것 같아서 모페드에서 뛰어내려 뒤에 서 있던 차 뒤로 숨었다"고 했다.

그는 10대들이 자신이 몰던 모페드를 끌고 달아난 뒤 신호 대기 중이던 앞에 있던 차들로 뛰어가 창문을 두드리고 도움을 호소했다면서 "도와달라고, 물을 달라고 소리쳤는데 아무도 창문을 열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한 택시기사가 내려 얼굴에 물을 뿌려주고 한 행인이 인근 상점에서 물을 사서 와 계속 뿌려줬다면서 물을 뿌리지 않을 땐 얼굴이 다시 타는 것 같았다고 몸서리쳤다. 그는 "헬멧이 나를 살렸다"고도 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입술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진단됐다. 그는 병원에서 본 다른 피해자들의 얼굴은 "완전히 타들어갔다"면서 "그래도 나는 행운"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용의자 10대 2명은 이후 1시간여 동안 모페드를 몰던 이들을 상대로 4차례 더 같은 공격을 가했다. 모페드를 뺐으려고 노상 강도질에 산성 물질을 흉기로 쓴 것이다. 후세인 씨를 포함해 5명이 다친 가운데 1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경찰은 이들 두 명을 강도와 상해 혐의로 체포해 수사 중이다.

런던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런던에서 산(酸)이나 다른 독성물질이 이용됐거나 이를 이용해 위협한 공격이 2015년 261건에서 2016년 458건으로 급증했다. 이중 3분의1은 노상강도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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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酸) 공격당한 배달기사 “얼굴에 불이 난 것 같았다”
    • 입력 2017-07-15 21:58:50
    • 수정2017-07-15 22:10:42
    국제
지난 13일(현지시간) 밤 모페드(모터 달린 자전거)를 몰고 가다 산(酸) 테러를 당한 자베드 후세인(32) 씨는 "얼굴에 불이 난 것 같았다"고 끔찍한 순간을 회고했다.

세 자녀를 둔 가장으로, 음식배달앱 우버 잇(Uber Eats)의 배달기사인 후세인 씨는 집에 돌아가던 13일 밤 10시25분쯤 영국 런던 동부 해크니가(街)에서 신호 대기 중에 또 다른 모페드에 탄 10대 두 명으로부터 얼굴에 산성 물질을 끼얹는 공격을 당했다.

후세인 씨는 "처음엔 그게 산(酸)인지 몰랐다. 갑자기 얼굴이 타기 시작했다. 다시 뿌리려 하는 것 같아서 모페드에서 뛰어내려 뒤에 서 있던 차 뒤로 숨었다"고 했다.

그는 10대들이 자신이 몰던 모페드를 끌고 달아난 뒤 신호 대기 중이던 앞에 있던 차들로 뛰어가 창문을 두드리고 도움을 호소했다면서 "도와달라고, 물을 달라고 소리쳤는데 아무도 창문을 열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한 택시기사가 내려 얼굴에 물을 뿌려주고 한 행인이 인근 상점에서 물을 사서 와 계속 뿌려줬다면서 물을 뿌리지 않을 땐 얼굴이 다시 타는 것 같았다고 몸서리쳤다. 그는 "헬멧이 나를 살렸다"고도 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입술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진단됐다. 그는 병원에서 본 다른 피해자들의 얼굴은 "완전히 타들어갔다"면서 "그래도 나는 행운"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용의자 10대 2명은 이후 1시간여 동안 모페드를 몰던 이들을 상대로 4차례 더 같은 공격을 가했다. 모페드를 뺐으려고 노상 강도질에 산성 물질을 흉기로 쓴 것이다. 후세인 씨를 포함해 5명이 다친 가운데 1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경찰은 이들 두 명을 강도와 상해 혐의로 체포해 수사 중이다.

런던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런던에서 산(酸)이나 다른 독성물질이 이용됐거나 이를 이용해 위협한 공격이 2015년 261건에서 2016년 458건으로 급증했다. 이중 3분의1은 노상강도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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