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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포트] ‘자궁을 빌려드립니다’, 인도 대리모 뜨거운 논란
입력 2017.07.15 (21:54) 수정 2017.07.15 (22:43)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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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도에서는 2002년부터 돈을 받고 아기를 낳아주는 '상업적 대리모'가 합법화되면서 '세계의 아기 공장'이라는 오명에 시달려 왔는데요,

그런데 최근 인도 정부가 외국인과 동성 부부를 위한 대리모 출산에 대한 규제에 나서면서 찬반양론이 뜨겁습니다.

가난한 여성들의 목숨을 건 출산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과 대리모 산업이 음성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맞서고 있는데요,

인도의 대리모 출산 실태 김종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 서부 아마다바드 공항에서 차로 2시간 거리 떨어진 한 농촌 마을,

32살 캘라쉬씨는 최근 2년 사이에 두 차례나 출산을 했습니다.

난임 부부들을 위해 쌍둥이를 두 번이나 대신 낳아준 것입니다.

<인터뷰> 캘라쉬 : "집에 돈이 없다 보니 (돈을 벌기 위해) 두 번 대리모 출산을 했습니다. 두 번 다 쌍둥이였습니다. 출산 후 받은 돈은 생활비와 집을 짓는 데 쓰고 있습니다."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위험한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습니다.

<인터뷰> 라즈니칸트(남편) : "(대리모 전에도) 출산 경험이 두 번 있었지만 대리모로 출산하면서 두 번이나 제왕절개로분만해야 했기 때문에 많이 걱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600여 명이 사는 마을, 대리모로 출산한 경험이 있는 여성은 수백 명에 달합니다.

이 마을 여성은 200명 이상이 대리모로 출산한 경험이 있는데, 대부분 중개인이 찾아와 거래를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주변에 있던 섬유공장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수입이 줄어들자 가정주부들이 생계를 위해 대리모 출산에 나선 것입니다.

<인터뷰> 실라 : "대리모로 쌍둥이를 한 번 출산하고 630만 원 정도를 받았습니다. 집을 재건축하는 데 돈이 필요했어요."

취재 과정에서 취재진은 대리모들이 한 병원에서 집단생활하고 있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인터뷰> 초한(가정의학과 의사) : "(한곳에 모여 있는) 대리모들은 저희 병원을 들리지 않습니다. 전문적으로 시술하고 환자 관리까지 하는 병원이 있어요."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한 병원, 최신식 설비를 갖춘 대리모 전문 병원입니다.

어렵게 촬영을 허가받아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산부인과 진료실과 분만실, 그리고 대리모를 수용하기 위한 별도 기숙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족과 열 달 가까이 떨어져 생활하는 대리모들은 모두 60여 명, 대부분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저소득층 주부들입니다.

<인터뷰> 트윈클(가명) : "집을 마련하는 것과 아이들 교육이 중요한데, 남편이 릭샤 (자전거 택시) 운전기사라 수입이 변변치 않아서 대리모를 하게 됐어요."

병원 측은 대리모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합니다.

출산 후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생업에 도움을 주는 봉제와 같은 기술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상기타(대리모) : "대리모 장식 기술을 배우고 있는데, 출산 후 병원을 나가면 제 사업을 시작해서 돈을 벌려고요."

<인터뷰> 기타 베인(강사) : "여기서 교육을 받고 나간 대리모 가운데는 직접 재단한 옷을 만들어서 많은 돈을 번 사례도 있습니다."

병원 의료진은 대리모들을 강제로 가족과 격리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위해 대리모들을 가족들과 격리해 관리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 니키트 파텔(의사) : "여성의 가족에게는 (출산 후 지급되는) 금전적인 보상 말고도 각종 지원을 병원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이 병원에서 대리모를 통해 출산한 부부는 모두 천 쌍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70% 정도가 외국인 난임 부부입니다.

병원 측은 돈벌이 차원이 아니라 난임 부부를 돕는 차원에서 대리모를 추천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니키트 파텔(의사) : "난임 여성 입장에서는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받는 아이를 갖는 방법은 대리모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리모들이 손에 쥐는 돈은 약 800만 원 정도, 인도 저소득층 한달 생활비가 6만 원 정도인걸 감안하면 대리모 한번에 10년 치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보니 저소득층 주부들이 대리모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인도 전역에 대리모 출산 전문병원과 중개업체 등이 3천여 곳에 달하고 대리모 산업 규모가 한해 300억 루피, 5천억 원 규모인 것으로 인도 현지언론들은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리모 출산 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1/3 정도에 불과해 한해 수천 명의 아이가 대리모를 통해 태어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002년, 상업적 대리모 산업이 법적으로 허용된 뒤 세계의 '아기 공장'이라는 오명에 시달리는 인도 정부,

지난해 외국인과 동성 부부 등을 위한 대리모출산을 금지하는 규제 법안을 도입했는데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미낙시(마을 주민회 대표) : "가정 형편이 더 어려워질까 걱정입니다. 외국인 부부를 위한 대리모 출산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마을 여성들이 돈을 벌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인도인 난임 부부를 위한 대리모는 허용했지만 돈을 주고받는 상업적인 거래는 막을 예정입니다.

이 때문에 대리모 산업 음성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야나 파텔(난임전문병원 원장) : "금지법안이 통과되면 무자격 의사를 통한 은밀한 불법 대리모 출산이 자행될 것이 우려됩니다."

대리모 규제로 타격이 불가피한 병원들은 상업적인 대리모 출산을 허용하고 대신 병원 자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니지키트(언론인) : "대리모 전문병원 의사들은 큰 손실을 보게 됐습니다. 외국인들이 사실 더 많은 돈을 냈는데 모두 금지됐기 때문입니다."

'대리모를 해서라도 생계를 유지하려는 빈곤 여성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법'이다.

그래도 '가난한 여성들의 목숨을 건 출산을 막아야 한다'는 대리모 금지법 찬반양론이 충돌하는 인도,

여기에 세계 불임 부부들의 희망으로 여겨졌던 인도의 대리모 병원이 서서히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리모 금지법 논란'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인도에서 김종수입니다.
  • [글로벌 리포트] ‘자궁을 빌려드립니다’, 인도 대리모 뜨거운 논란
    • 입력 2017-07-15 22:28:51
    • 수정2017-07-15 22:43:24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멘트>

인도에서는 2002년부터 돈을 받고 아기를 낳아주는 '상업적 대리모'가 합법화되면서 '세계의 아기 공장'이라는 오명에 시달려 왔는데요,

그런데 최근 인도 정부가 외국인과 동성 부부를 위한 대리모 출산에 대한 규제에 나서면서 찬반양론이 뜨겁습니다.

가난한 여성들의 목숨을 건 출산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과 대리모 산업이 음성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맞서고 있는데요,

인도의 대리모 출산 실태 김종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 서부 아마다바드 공항에서 차로 2시간 거리 떨어진 한 농촌 마을,

32살 캘라쉬씨는 최근 2년 사이에 두 차례나 출산을 했습니다.

난임 부부들을 위해 쌍둥이를 두 번이나 대신 낳아준 것입니다.

<인터뷰> 캘라쉬 : "집에 돈이 없다 보니 (돈을 벌기 위해) 두 번 대리모 출산을 했습니다. 두 번 다 쌍둥이였습니다. 출산 후 받은 돈은 생활비와 집을 짓는 데 쓰고 있습니다."

아이를 낳는 과정에서 위험한 고비도 여러 차례 넘겼습니다.

<인터뷰> 라즈니칸트(남편) : "(대리모 전에도) 출산 경험이 두 번 있었지만 대리모로 출산하면서 두 번이나 제왕절개로분만해야 했기 때문에 많이 걱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600여 명이 사는 마을, 대리모로 출산한 경험이 있는 여성은 수백 명에 달합니다.

이 마을 여성은 200명 이상이 대리모로 출산한 경험이 있는데, 대부분 중개인이 찾아와 거래를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주변에 있던 섬유공장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수입이 줄어들자 가정주부들이 생계를 위해 대리모 출산에 나선 것입니다.

<인터뷰> 실라 : "대리모로 쌍둥이를 한 번 출산하고 630만 원 정도를 받았습니다. 집을 재건축하는 데 돈이 필요했어요."

취재 과정에서 취재진은 대리모들이 한 병원에서 집단생활하고 있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인터뷰> 초한(가정의학과 의사) : "(한곳에 모여 있는) 대리모들은 저희 병원을 들리지 않습니다. 전문적으로 시술하고 환자 관리까지 하는 병원이 있어요."

마을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한 병원, 최신식 설비를 갖춘 대리모 전문 병원입니다.

어렵게 촬영을 허가받아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산부인과 진료실과 분만실, 그리고 대리모를 수용하기 위한 별도 기숙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족과 열 달 가까이 떨어져 생활하는 대리모들은 모두 60여 명, 대부분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저소득층 주부들입니다.

<인터뷰> 트윈클(가명) : "집을 마련하는 것과 아이들 교육이 중요한데, 남편이 릭샤 (자전거 택시) 운전기사라 수입이 변변치 않아서 대리모를 하게 됐어요."

병원 측은 대리모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합니다.

출산 후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생업에 도움을 주는 봉제와 같은 기술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상기타(대리모) : "대리모 장식 기술을 배우고 있는데, 출산 후 병원을 나가면 제 사업을 시작해서 돈을 벌려고요."

<인터뷰> 기타 베인(강사) : "여기서 교육을 받고 나간 대리모 가운데는 직접 재단한 옷을 만들어서 많은 돈을 번 사례도 있습니다."

병원 의료진은 대리모들을 강제로 가족과 격리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위해 대리모들을 가족들과 격리해 관리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 니키트 파텔(의사) : "여성의 가족에게는 (출산 후 지급되는) 금전적인 보상 말고도 각종 지원을 병원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이 병원에서 대리모를 통해 출산한 부부는 모두 천 쌍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70% 정도가 외국인 난임 부부입니다.

병원 측은 돈벌이 차원이 아니라 난임 부부를 돕는 차원에서 대리모를 추천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니키트 파텔(의사) : "난임 여성 입장에서는 자신의 유전자를 물려받는 아이를 갖는 방법은 대리모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리모들이 손에 쥐는 돈은 약 800만 원 정도, 인도 저소득층 한달 생활비가 6만 원 정도인걸 감안하면 대리모 한번에 10년 치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보니 저소득층 주부들이 대리모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인도 전역에 대리모 출산 전문병원과 중개업체 등이 3천여 곳에 달하고 대리모 산업 규모가 한해 300억 루피, 5천억 원 규모인 것으로 인도 현지언론들은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리모 출산 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1/3 정도에 불과해 한해 수천 명의 아이가 대리모를 통해 태어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002년, 상업적 대리모 산업이 법적으로 허용된 뒤 세계의 '아기 공장'이라는 오명에 시달리는 인도 정부,

지난해 외국인과 동성 부부 등을 위한 대리모출산을 금지하는 규제 법안을 도입했는데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미낙시(마을 주민회 대표) : "가정 형편이 더 어려워질까 걱정입니다. 외국인 부부를 위한 대리모 출산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마을 여성들이 돈을 벌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인도인 난임 부부를 위한 대리모는 허용했지만 돈을 주고받는 상업적인 거래는 막을 예정입니다.

이 때문에 대리모 산업 음성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나야나 파텔(난임전문병원 원장) : "금지법안이 통과되면 무자격 의사를 통한 은밀한 불법 대리모 출산이 자행될 것이 우려됩니다."

대리모 규제로 타격이 불가피한 병원들은 상업적인 대리모 출산을 허용하고 대신 병원 자격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니지키트(언론인) : "대리모 전문병원 의사들은 큰 손실을 보게 됐습니다. 외국인들이 사실 더 많은 돈을 냈는데 모두 금지됐기 때문입니다."

'대리모를 해서라도 생계를 유지하려는 빈곤 여성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법'이다.

그래도 '가난한 여성들의 목숨을 건 출산을 막아야 한다'는 대리모 금지법 찬반양론이 충돌하는 인도,

여기에 세계 불임 부부들의 희망으로 여겨졌던 인도의 대리모 병원이 서서히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리모 금지법 논란'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인도에서 김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