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인천시, 피해 원인도 피해 집계도 엉터리

입력 2017.07.24 (14:48) 수정 2017.07.2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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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23일 오전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주택과 상가가 침수되고 경인선 운행이 중단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인천시가 피해 예방대처는 물론 피해집계도 제대로 못 하는 등 대처능력 미숙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수도권기상청 자료를 보면 23일 인천 강수량은 남구 110.5mm, 남동구 110mm, 동구 110.5mm, 부평구 92mm, 중구 85.5mm 등을 기록했다.

이날 비는 오전 6시 15분부터 내리기 시작해 오전 8∼9시 집중적으로 쏟아졌다가 정오께 멈췄다.

기습폭우가 집중된 시간은 불과 1시간 남짓하지만 피해는 막대했다.

인천시는 24일 오전 7시 보도자료를 통해 남동구·남구·부평구 등 원도심을 중심으로 반지하 주택과 상가 등 895채가 물에 잠겨 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후 1시 브리핑을 통해서 24일 오전 8시 현재 2,272채가 침수피해를 입었다고 수정해서 발표했다.

침수피해 주택과 상가수 집계가 불과 5시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인천시는 주민신고, 동 집계, 구 집계 등을 거쳐 인천시에 보고되기 때문에 전체 집계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피해집계가 바뀌면서 인천시가 당초 발표한 복구상황도 엉터리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인천시는 당초 23일 18시를 기준으로 침수된 812동의 가구 중 475동이 상가 82동 중 72동이 배수를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24일 13시 브리핑에서는 배수상황에 대해 파악이 진행되고 있다고만 해명했다.

인천시가 빗물펌프장의 배수펌프 가동을 늦게 한 탓에 침수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8시 인천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하고 오전 9시 20분 호우경보로 대치했지만 소래, 구월, 삼산 1·2 펌프장 등 상당수 배수펌프는 오전 9시가 다 돼서야 가동을 시작했다.

인천시는 이번 비 피해가 자연재해라고 주장하지만, 불과 1시간 남짓 110mm의 비가 다시 내린다면 비슷한 물난리에 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나 다름없다.

인천시 관계자는 "배수펌프는 매뉴얼대로 가동했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며 "하수관로 시설이나 저류지·유수지 현황을 점검해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김포 고속도로 북항터널도 침수 이틀이 지나도록 복구가 안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김포 고속도르는 24일 14시 현재까지도 양방향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북항터널의 도로지하에는 9천t 용량의 배수펌프가 매설돼 있었지만, 집중호우에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로운영사인 인천김포고속도로㈜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14분께 인천시 중구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구간 내 북항 터널 일부가 침수됐으며 총 길이 5.5㎞인 터널 중 침수구간은 200m가량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전날 오전부터 직원 30여 명과 빗물을 빨아들일 수 있는 살수차 16대 등 각종 장비를 투입했지만, 이틀째 복구 작업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왕복 6차로인 이 터널은 인천 북항 바다 밑을 통과하는 국내 최장 해저터널이다. 중구 신흥동부터 청라국제도시 직전까지 연결돼 있다.

회사 측은 터널 양쪽 입구에 200t 용량의 배수펌프 2개와 터널 가운데 지점에 9천t급 배수펌프 1개가 도로 밑 지하에 매설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3일 오전 집중호우에 9천t급 메인 배수펌프는 작동하지 않았으며 회사측은 가동 중단 원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빨라도 오는 26일께나 침수 복구가 끝날 것 같다며 기존에 이 터널을 이용하던 차량은 남청라IC나 인근 중봉대로 등지로 우회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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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7-24 14:50:03
    사회
인천에 23일 오전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주택과 상가가 침수되고 경인선 운행이 중단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인천시가 피해 예방대처는 물론 피해집계도 제대로 못 하는 등 대처능력 미숙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수도권기상청 자료를 보면 23일 인천 강수량은 남구 110.5mm, 남동구 110mm, 동구 110.5mm, 부평구 92mm, 중구 85.5mm 등을 기록했다.

이날 비는 오전 6시 15분부터 내리기 시작해 오전 8∼9시 집중적으로 쏟아졌다가 정오께 멈췄다.

기습폭우가 집중된 시간은 불과 1시간 남짓하지만 피해는 막대했다.

인천시는 24일 오전 7시 보도자료를 통해 남동구·남구·부평구 등 원도심을 중심으로 반지하 주택과 상가 등 895채가 물에 잠겨 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후 1시 브리핑을 통해서 24일 오전 8시 현재 2,272채가 침수피해를 입었다고 수정해서 발표했다.

침수피해 주택과 상가수 집계가 불과 5시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인천시는 주민신고, 동 집계, 구 집계 등을 거쳐 인천시에 보고되기 때문에 전체 집계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피해집계가 바뀌면서 인천시가 당초 발표한 복구상황도 엉터리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인천시는 당초 23일 18시를 기준으로 침수된 812동의 가구 중 475동이 상가 82동 중 72동이 배수를 완료했다고 밝혔지만 24일 13시 브리핑에서는 배수상황에 대해 파악이 진행되고 있다고만 해명했다.

인천시가 빗물펌프장의 배수펌프 가동을 늦게 한 탓에 침수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8시 인천에 호우주의보를 발효하고 오전 9시 20분 호우경보로 대치했지만 소래, 구월, 삼산 1·2 펌프장 등 상당수 배수펌프는 오전 9시가 다 돼서야 가동을 시작했다.

인천시는 이번 비 피해가 자연재해라고 주장하지만, 불과 1시간 남짓 110mm의 비가 다시 내린다면 비슷한 물난리에 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나 다름없다.

인천시 관계자는 "배수펌프는 매뉴얼대로 가동했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다"며 "하수관로 시설이나 저류지·유수지 현황을 점검해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김포 고속도로 북항터널도 침수 이틀이 지나도록 복구가 안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김포 고속도르는 24일 14시 현재까지도 양방향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북항터널의 도로지하에는 9천t 용량의 배수펌프가 매설돼 있었지만, 집중호우에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로운영사인 인천김포고속도로㈜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14분께 인천시 중구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구간 내 북항 터널 일부가 침수됐으며 총 길이 5.5㎞인 터널 중 침수구간은 200m가량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전날 오전부터 직원 30여 명과 빗물을 빨아들일 수 있는 살수차 16대 등 각종 장비를 투입했지만, 이틀째 복구 작업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왕복 6차로인 이 터널은 인천 북항 바다 밑을 통과하는 국내 최장 해저터널이다. 중구 신흥동부터 청라국제도시 직전까지 연결돼 있다.

회사 측은 터널 양쪽 입구에 200t 용량의 배수펌프 2개와 터널 가운데 지점에 9천t급 배수펌프 1개가 도로 밑 지하에 매설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23일 오전 집중호우에 9천t급 메인 배수펌프는 작동하지 않았으며 회사측은 가동 중단 원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빨라도 오는 26일께나 침수 복구가 끝날 것 같다며 기존에 이 터널을 이용하던 차량은 남청라IC나 인근 중봉대로 등지로 우회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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