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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지금 ‘방콕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입력 2017.07.24 (17:20) 취재후
[취재후] “지금 ‘방콕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취재후] “지금 ‘방콕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3년 차 직장인 김성진 씨에게 여름휴가가 돌아왔다. 김 씨는 입사 이래 휴가는 늘 '날을 잡고' 다녀왔었다. 직장인들이 새해만 되면 가장 먼저 기다린다는 여름휴가를, 철저히 계획을 세워 다녀와야 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랬던 김 씨가 올 여름 휴가를 경기도 군포시에서 보내기로 했다. 바로 자신의 집이다.

"아내와 휴가 기간이 맞지 않아서"

성진 씨가 '방콕' 휴가를 보내기로 한 첫 번째 이유는 아내와 휴가 기간이 맞지 않아서다. 세계 지도를 식탁 위에 붙여 놓은 집안 곳곳이, 부부 사진으로 가득한 이 커플. 이번에는 아쉽게도 휴가 기간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시간을 내 멀리 다녀오기 보다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한 것이다.

집에서 뭘 할 수 있을까? 성진 씨는 우선 평소에 놀아주지 못했던 강아지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직장 생활 3년 차인 만큼 승진을 위한 영어 공부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성진 씨처럼 조용하게 여름휴가를 보내는, 이른바 '작은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숙박도 하는 ‘북스테이(book-stay)’책을 읽으며 숙박도 하는 ‘북스테이(book-stay)’

"연차 장려하는 회사 분위기"

17년 차 직장인 송영주 씨는 달라진 회사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연차 휴가를 사용하려면 눈치를 많이 봐야 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눈치를 훨씬 덜 보게 됐다. 연차를 가지 않으면 회사마다 연차 수당을 줘야 하는 분위기도 한 몫. 특히 하루, 이틀씩 나눠 사용하는 '짧은 휴가'가 늘어나고 있다.

개인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직장인들의 영향도 있다. 국내 최대 포털 검색란에 '휴가'를 치면 자동검색어에 '조용한 여름휴가지'가 나오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조용한 휴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영주 씨는 이처럼 짧게 자주 쓰는 휴가가 많아지다 보니, 굳이 지금이 아니더라도 길게 휴가를 보낼 기회가 언제든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중소기업 CEO 3명 중 1명, 경영난에 휴가 포기

지난해 취업포털 인크루트에서 직장인 826명을 대상으로 '평소 휴가 쓰는 일수'를 물은 결과, '3일 내외로 사용하고 있다'는 답변이 69.9%에 달했다. 10명 중 7명이 짧은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작은 휴가'가 새로운 휴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여전히 휴가가 '그림의 떡'인 사람들도 있다. 올해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CEO의 3분의 1이(33.3%) '경영상황으로 휴가를 포기했다'고 답했다. 사장이 이런데 직원들은 오죽하랴. 비단 중소기업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여전히 눈치 보고, 남들 갈 때 긴 휴가를 가야 하는 것 말고는 대안 없는 직장인들도 여전히 많다. 쉬어야 할 때, 쉬고 싶을 때 쉬는 진정한 '휴가'로 바뀌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끝)

[연관 기사] [뉴스7] “책 보고 집에서”…휴가 문화 변화 바람
  • [취재후] “지금 ‘방콕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 입력 2017-07-24 17:20:01
    취재후
3년 차 직장인 김성진 씨에게 여름휴가가 돌아왔다. 김 씨는 입사 이래 휴가는 늘 '날을 잡고' 다녀왔었다. 직장인들이 새해만 되면 가장 먼저 기다린다는 여름휴가를, 철저히 계획을 세워 다녀와야 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랬던 김 씨가 올 여름 휴가를 경기도 군포시에서 보내기로 했다. 바로 자신의 집이다.

"아내와 휴가 기간이 맞지 않아서"

성진 씨가 '방콕' 휴가를 보내기로 한 첫 번째 이유는 아내와 휴가 기간이 맞지 않아서다. 세계 지도를 식탁 위에 붙여 놓은 집안 곳곳이, 부부 사진으로 가득한 이 커플. 이번에는 아쉽게도 휴가 기간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시간을 내 멀리 다녀오기 보다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한 것이다.

집에서 뭘 할 수 있을까? 성진 씨는 우선 평소에 놀아주지 못했던 강아지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직장 생활 3년 차인 만큼 승진을 위한 영어 공부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성진 씨처럼 조용하게 여름휴가를 보내는, 이른바 '작은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숙박도 하는 ‘북스테이(book-stay)’책을 읽으며 숙박도 하는 ‘북스테이(book-stay)’

"연차 장려하는 회사 분위기"

17년 차 직장인 송영주 씨는 달라진 회사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연차 휴가를 사용하려면 눈치를 많이 봐야 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눈치를 훨씬 덜 보게 됐다. 연차를 가지 않으면 회사마다 연차 수당을 줘야 하는 분위기도 한 몫. 특히 하루, 이틀씩 나눠 사용하는 '짧은 휴가'가 늘어나고 있다.

개인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직장인들의 영향도 있다. 국내 최대 포털 검색란에 '휴가'를 치면 자동검색어에 '조용한 여름휴가지'가 나오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조용한 휴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영주 씨는 이처럼 짧게 자주 쓰는 휴가가 많아지다 보니, 굳이 지금이 아니더라도 길게 휴가를 보낼 기회가 언제든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중소기업 CEO 3명 중 1명, 경영난에 휴가 포기

지난해 취업포털 인크루트에서 직장인 826명을 대상으로 '평소 휴가 쓰는 일수'를 물은 결과, '3일 내외로 사용하고 있다'는 답변이 69.9%에 달했다. 10명 중 7명이 짧은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작은 휴가'가 새로운 휴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여전히 휴가가 '그림의 떡'인 사람들도 있다. 올해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CEO의 3분의 1이(33.3%) '경영상황으로 휴가를 포기했다'고 답했다. 사장이 이런데 직원들은 오죽하랴. 비단 중소기업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여전히 눈치 보고, 남들 갈 때 긴 휴가를 가야 하는 것 말고는 대안 없는 직장인들도 여전히 많다. 쉬어야 할 때, 쉬고 싶을 때 쉬는 진정한 '휴가'로 바뀌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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