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 군부대…주변 곳곳 산사태 취약

입력 2017.07.27 (06:18) 수정 2017.07.27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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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년 전 오늘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우면산 산사태가 났습니다.

올해 집중호우가 잦은데요, 군부대가 있는 산들 중 상당수가 산사태 위험이 높은 것으로 산림청 조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현장을 이화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군 부대가 있는 산의 계곡입니다.

작전도로를 따라 올라가자 흙과 나뭇가지가 뒤섞인 현장이 나타납니다.

산사태 흔적입니다.

<인터뷰> 정규원(산림기술사) : "표토로 봤을 때 2-3년 전에 산사태가 일어났어요. 규모가 커지면 계곡의 물하고 합쳐져서 토석류가 되는거죠."

흙막이 공사는 부실해 보입니다.

물막이 시설도 이 작은 사방댐이 전부입니다.

<인터뷰> 정규원(산림기술사) : "저 상류에 계곡에 종강 경사가 아주 세기 때문에 저 한 개 댐으로는 저 위쪽의 군부대 성토면이나 토석류에 의해서 산사태가 발생했을 때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거죠."

배수 시설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 관은 산 정상의 작전도로를 따라 배출되는 빗물을 계곡으로 보내는 배수관입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4개의 배수관이 모두 깨지거나 노후화 돼 제 기능을 못하고있습니다.

군 부대 아래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있는 이 산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대인지뢰 표시판이 있는 곳이지만 흙막이 시설이 없어 토사가 바로 아래 등산로로 쓸려갈 위험이 있습니다.

빗물을 흘려보낼 수 있는 수로 공사를 해야하지만, 이처럼 임시방편으로 슬레이트판과 비닐을 설치해 놨습니다.

군사 시설이 있는 산은 전국에 100여 곳, 지난 2009년 산림청과 국방부가 이 가운데 13곳을 조사했습니다.

대부분이 절개지가 붕괴되는 등 산사태 위험이 높다고 봤고 군부대 토목공사 때 산림기술사 등 전문가가 참여하지 않아 구조적인 결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가 나오고 8년이 지났지만 군은 조사 때 지적된 위험들을 개선하는 데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산지재해에 적용되는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군에는) 산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배수체계 개념이 없거나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지난 2011년 우면산 산사태 당시 조사단은 산 정상에 있던 군 부대와 서울시가 산사태 방지 시설을 연결하는 종합적인 산사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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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정상 군부대…주변 곳곳 산사태 취약
    • 입력 2017-07-27 06:23:02
    • 수정2017-07-27 06:35:13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6년 전 오늘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우면산 산사태가 났습니다.

올해 집중호우가 잦은데요, 군부대가 있는 산들 중 상당수가 산사태 위험이 높은 것으로 산림청 조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현장을 이화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군 부대가 있는 산의 계곡입니다.

작전도로를 따라 올라가자 흙과 나뭇가지가 뒤섞인 현장이 나타납니다.

산사태 흔적입니다.

<인터뷰> 정규원(산림기술사) : "표토로 봤을 때 2-3년 전에 산사태가 일어났어요. 규모가 커지면 계곡의 물하고 합쳐져서 토석류가 되는거죠."

흙막이 공사는 부실해 보입니다.

물막이 시설도 이 작은 사방댐이 전부입니다.

<인터뷰> 정규원(산림기술사) : "저 상류에 계곡에 종강 경사가 아주 세기 때문에 저 한 개 댐으로는 저 위쪽의 군부대 성토면이나 토석류에 의해서 산사태가 발생했을 때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거죠."

배수 시설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 관은 산 정상의 작전도로를 따라 배출되는 빗물을 계곡으로 보내는 배수관입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4개의 배수관이 모두 깨지거나 노후화 돼 제 기능을 못하고있습니다.

군 부대 아래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있는 이 산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대인지뢰 표시판이 있는 곳이지만 흙막이 시설이 없어 토사가 바로 아래 등산로로 쓸려갈 위험이 있습니다.

빗물을 흘려보낼 수 있는 수로 공사를 해야하지만, 이처럼 임시방편으로 슬레이트판과 비닐을 설치해 놨습니다.

군사 시설이 있는 산은 전국에 100여 곳, 지난 2009년 산림청과 국방부가 이 가운데 13곳을 조사했습니다.

대부분이 절개지가 붕괴되는 등 산사태 위험이 높다고 봤고 군부대 토목공사 때 산림기술사 등 전문가가 참여하지 않아 구조적인 결함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가 나오고 8년이 지났지만 군은 조사 때 지적된 위험들을 개선하는 데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산지재해에 적용되는 설계와 시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군에는) 산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배수체계 개념이 없거나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지난 2011년 우면산 산사태 당시 조사단은 산 정상에 있던 군 부대와 서울시가 산사태 방지 시설을 연결하는 종합적인 산사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이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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