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담뱃세 인하”…다른 당 “자가당착”

입력 2017.07.27 (08:07) 수정 2017.07.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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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3년 전인 2014년엔 담뱃세 올리는 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웠죠.

당시 정부와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담뱃세 인상을 적극 추진했는데요.

흡연율을 낮춰서 국민 건강을 증진한다, 그게 명분이었습니다.

당시 야권은 격렬하게 반대했죠?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서 부족한 세수를 메꾸려는 거 아니냐, 그러면서 정기국회를 전면 불참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진통을 겪다가 담뱃세 인상안이 겨우 타결돼서, 담뱃값은 2015년부터 2천 원 올랐는데요.

그런데 올해 새 정부가 들어서자,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이번엔 담뱃세 인하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구체적으로, 담뱃세를 현행 4500원에서 2500원으로 원상복귀하겠단 건데요.

또 유류세를 낮추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겠다면서, 배기량 2천㏄ 미만 모든 차종에 대해 유류세를 절반으로 인하하는 법안을 함께 발의하겠다고 합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이른바 '부자증세' 논의를 하고 있잖아요?

이걸 '서민감세'로 맞서겠단 얘깁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말, 들어 보시죠.

<녹취>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담뱃세 인하는) 홍준표 대표가 후보 시절에 강력히 주장했던 사안입니다. 또 우리 당의 대선공약이기도 합니다."

여당과 다른 야당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담뱃세를 올린 장본인들이 2년 만에 다시 내리자고 한다면서 강하게 비판했고요,

세금은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치권이 더 진중한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바른정당과 정의당도 자유한국당이 자기모순에 빠졌다고 비난했습니다.

<녹취> 김세연(바른정당 정책위의장) : "다시 담뱃값을 내리겠다는 것은 (한국당이) 자가당착에 빠진 것입니다. 지금은 국민들 건강이 나빠져도 괜찮으냐고 묻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2년 전 담뱃세를 올린 뒤 흡연율이 좀 떨어졌을까요?

당시 박근혜 정부는 담배 값을 올리면 성인남성 흡연율이 44%에서 29%로 떨어질 거라 확언했는데요.

실제는 달랐습니다.

여기 보시는 게 담배 판매량인데요.

세금 인상 직후인 2015년 상반기는 그 1년 전보다 6억 갑이나 판매량이 떨어졌습니다.

30%나 줄었죠.

그런데 그게 다시 슬금슬금 오르더니, 2016년과 2017년은 판매량을 상당히 회복했습니다.

담뱃세를 올렸는데도 흡연율은 못 잡은 거죠.

2년 전 담뱃세 인상이 정책 실패로 꼽히는 이윱니다.

이런 정책을 밀어붙였던 당사자가 이번엔 반대되는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 증세 논의와 함께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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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담뱃세 인하”…다른 당 “자가당착”
    • 입력 2017-07-27 08:10:16
    • 수정2017-07-27 09: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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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인 2014년엔 담뱃세 올리는 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웠죠.

당시 정부와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담뱃세 인상을 적극 추진했는데요.

흡연율을 낮춰서 국민 건강을 증진한다, 그게 명분이었습니다.

당시 야권은 격렬하게 반대했죠?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서 부족한 세수를 메꾸려는 거 아니냐, 그러면서 정기국회를 전면 불참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진통을 겪다가 담뱃세 인상안이 겨우 타결돼서, 담뱃값은 2015년부터 2천 원 올랐는데요.

그런데 올해 새 정부가 들어서자,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이 이번엔 담뱃세 인하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구체적으로, 담뱃세를 현행 4500원에서 2500원으로 원상복귀하겠단 건데요.

또 유류세를 낮추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겠다면서, 배기량 2천㏄ 미만 모든 차종에 대해 유류세를 절반으로 인하하는 법안을 함께 발의하겠다고 합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이른바 '부자증세' 논의를 하고 있잖아요?

이걸 '서민감세'로 맞서겠단 얘깁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말, 들어 보시죠.

<녹취>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담뱃세 인하는) 홍준표 대표가 후보 시절에 강력히 주장했던 사안입니다. 또 우리 당의 대선공약이기도 합니다."

여당과 다른 야당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담뱃세를 올린 장본인들이 2년 만에 다시 내리자고 한다면서 강하게 비판했고요,

세금은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치권이 더 진중한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바른정당과 정의당도 자유한국당이 자기모순에 빠졌다고 비난했습니다.

<녹취> 김세연(바른정당 정책위의장) : "다시 담뱃값을 내리겠다는 것은 (한국당이) 자가당착에 빠진 것입니다. 지금은 국민들 건강이 나빠져도 괜찮으냐고 묻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2년 전 담뱃세를 올린 뒤 흡연율이 좀 떨어졌을까요?

당시 박근혜 정부는 담배 값을 올리면 성인남성 흡연율이 44%에서 29%로 떨어질 거라 확언했는데요.

실제는 달랐습니다.

여기 보시는 게 담배 판매량인데요.

세금 인상 직후인 2015년 상반기는 그 1년 전보다 6억 갑이나 판매량이 떨어졌습니다.

30%나 줄었죠.

그런데 그게 다시 슬금슬금 오르더니, 2016년과 2017년은 판매량을 상당히 회복했습니다.

담뱃세를 올렸는데도 흡연율은 못 잡은 거죠.

2년 전 담뱃세 인상이 정책 실패로 꼽히는 이윱니다.

이런 정책을 밀어붙였던 당사자가 이번엔 반대되는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 증세 논의와 함께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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