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北, 대미 직접 협상 우위 점하려 ICBM 발사 가능성 높아” ①

입력 2017.07.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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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7월 27일(목요일)
□ 출연자 :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北, 대미 직접 협상 우위 점하려 ICBM 발사 가능성 높아”

[윤준호] 북한이 이달 초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정전 협정 체결일인 오늘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발사 장비 수송 움직임이 최근 계속해서 미국에 포착됐죠. 우리 정부가 대화를 제의한 상황에서 북한이 또다시 도발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고 그럴 경우 남북 관계, 우리 대북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데요.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차두현 연구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차두현]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최근 북한 평북 구성에서 미사일 발사 장비 수송 움직임이 미국 당국에 계속 포착됐는데요. 오늘이나 내일쯤 북한이 다시 미사일을 쏘는 것이 아니냐 하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감지되는 움직임이 어떤 거죠?

[차두현] 평북 구성이라는 지역이 옛날에도 발사 시험이 있었던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 이동식 발사대라든가 미사일 관련 부품이 오고간 흔적들이 포착된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아마 특정 날짜를 지정한 것은 아닙니다. 북한측에서 언제 쏘겠다고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요. 미국측에서 이 날짜라고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쪽에서 얘기한 건 특정 날짜를 얘기했다기보다는 전반적인 흐름상 북한이 현재 또 다른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죠.

[윤준호] 그러니까 과거에 이런 움직임이 딱 포착될 경우 대부분 일주일 정도 후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경험에 비춰서 오늘이 일주일째 되니까 오늘쯤 발사되지 않겠느냐 하고 미국 언론에서 본 거군요.

[차두현] 그렇죠.

[윤준호] 그리고 더군다나 정전 협정 체결일, 우리는 휴전한 날을 이렇게 부르는데 북한은 전승 기념절이라고 부르죠?

[차두현] 그렇죠.

[윤준호]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날 쏘지 않겠는가, 그렇게 보고 있는 것 아닙니까?

[차두현] 가능성은 높지만 미사일 발사라는 건 반드시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측에서 분석하기에는 북한이 특정 기념일을 전후해서 발사를 한다고 얘기하는데, 안 그런 경우도 많아요. 이런 무기 실험 같은 경우에는 기상 조건을 복합적으로 판단하고 정하기 때문에 딱 어느 날짜라 하면서 이게 실현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하신 일주일 이내라는 것도 주로 액체 연료를 쓸 경우에는 연료를 일단 주입한 이후 이걸 그대로 발사를 안 하고 그대로 놔뒀을 경우 연료의 안정성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런데 북한이 최근 일부 미사일 같은 경우 고체화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게 일단 연료 자체를 주입했다고 해서, 다시 일주일 전에 미리 주입해 놓고 기다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거리나 이런 걸 종합적으로 따져 봐야겠지만 연료 주입 징후들을 확실하게 포착했다는 그런 얘기들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일주일 이내 발사설은 제가 보기에는 딱히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렸지만 그동안 전반적인 분위기나 추세로 발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걸로 생각되는 거죠.

[윤준호] 이동식 발사대나 부품이 오고간 동향이나 움직임뿐만 아니라 북한이 지난 4일 화성 14형을 발사했을 때 사거리 정도는 어느 정도 자신들의 위력을 나타냈지만 정확성이나 소형화 부분은 아직 미진하다는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을 쏘아 올릴 가능성이나 필요성은 충분히 있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정확성이라든가, 특히 ICBM 같은 경우에는 탄두가 안정적으로 재진입하느냐에 대한 추가적인 기술 발전이 분명히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분명 필요성과 동기는 존재하는 거죠. 그런데 실질적으로 과연 이걸 가지고 특정 목표물을 지정해서 실험한 게 아닌 이상 정교성이나 재진입 기술 자체도 완전히 확인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일단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앞두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한 한 모든 능력을 실현해 보이겠다, 그럼으로써 협상의 우위를 정하겠다는 게 현재 북한의 전반적인 대외 정책 기조로 판단되기 때문에 발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거죠.

[윤준호] 문제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 올렸을 때 우리의 남북 관계가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느냐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북한의 도발이 만약에 현실화될 경우 오늘까지 우리가 기다리겠다고 한 회담 제의, 이 부분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되는가가 관건인데요. 현재 북한은 우리의 회담 제의에 대해서 거부나 비난은 아니고 일단 침묵으로 일관한 상태입니다. 북한이 왜 이걸 묵묵부답으로 일관할까요?

[차두현] 제가 보기에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첫 번째는 제의 자체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이거 자체를 고민한다기보다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는 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이것과 연관돼 있는 건데, 지금 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시도할 경우 그 주 타깃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먼저 나서서 하는 대화나 협상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윤준호] 그런데 미국이 지금 최대 압박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대화 협상의 모멘텀은 우리 쪽, 즉 남측에서 찾아야 되는 것 아닐까요?

[차두현] 그렇죠. 미국이 현재 이런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화와 협상을 한다면 한국과 먼저 되어야 하는 것이 순서는 맞는데요. 그건 앞에 전제가 붙죠. ‘조만간 빨리 해야 될 때’입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자기네들은 바쁜 게 없다는 제스처거든요. 그리고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결국 북한이 충분히 자신들의 능력을 실현하게 되면 움직여도 미국이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일주일, 한 달 이렇게 시한을 받아서 자기네들이 먼저 조급성을 보이지는 않겠다는 거예요. 물론 실제로 속마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초조한 기색을 보이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윤준호] 이런 상황이지만 우리로서는 대화의 필요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일단은 계속 기다리겠다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오늘 시한이 지난다 해도 이 시한이 자동적으로 대화 모멘텀이 폐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거고 대북 대화의 기조는 제재와 동시에 유지하겠다는 거죠. 이것도 제가 보기에는 적절한 것이, 만약 오늘 날짜가 지났기 때문에 갑자기 시한이 변경된다든가 그러면 거꾸로 우리도 특정 시점까지 꼭 대화를 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 돼요. 다시 말해서 북한도 시간도 우리 편이라는 식으로 여유를 잡고 있거든요. 우리도 대화를 시도하지만 그리고 한반도 평화적 해결을 선도하지만 이것만이 유일한 옵션은 아니라는 정도의 제스처도 같이 보여줘야 될 것입니다.

[윤준호] 그런데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에 이를 수 있는 게 바로 내년이다, 이렇게 미 국방부가 밝혔다고 미 CNN이 보도했습니다. 우리 국방부는 아직도 한 2, 3년 정도 더 필요한 것이 아니냐 하는 시각이었는데요. 미국이 이렇게 빨리 이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는 그 뜻은 미국이 이제 더 이상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졌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차두현] 정확한 뉘앙스를 봐야 됩니다. 미국 쪽이 판단하고 있는 건 ‘빠르면 1년’이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북한 미사일 개발이라는 게 미국의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 아니라 위협이거든요. 군사적으로 어떤 위협에 대해서 대비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거는 최악의 상황까지 같이 상정을 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예상보다 최단 시간 내에 북한 미사일 능력이 완성되는 것이 최악이거든요. 그걸 최하 1년까지로 보는 겁니다. 이게 나중에 실질적으로 외교적인 협상이나 대화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인정해 주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1년이라는 시한은 군사적 대비의 관점에서 본 거고요. 실질적으로 그런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겠죠.

[윤준호] 미국인들의 70%가 북한과의 전면전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나온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미국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위협, 특히 본토에 ICBM이 도달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심리적 타격이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차두현] 사실 전례가 없었던 상대를 상대하고 있다는 그런 심정에서 오는 것 같아요. 다시 말해서 과거에는 핵이나 미사일 같은 경우 실제로 가지고 있어도 쓰지는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강했거든요. 그런데 평양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쏠 위험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는 말이에요. 굉장히 위험한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과거와 같이 아주 확률이 낮은 정도의 위험성만 존재하는 그런 상대하고,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걸 실제로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상대하고는 판이하거든요. 미국이 지금 그런 상대를 다루고 있다는 그런 일종의 두려움이 있는 거죠.

[윤준호] 그래서 미국이 지금 이번 하원에서 대북 제재안을 통과시키지 않았습니까? 상원에서 일괄 패키지로 처리한다는 그 내용만 남았는데요. 그래서 이제는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도 주저하지 않고 가겠다, 독자적 제재로도 가겠다, 이렇게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이러한 최대의 압박이 먹힐 수 있을 것이라 보십니까? 아니면 북한이 지금처럼 오불관으로 갈 것으로 보십니까?

[차두현] 하원을 통과한 대북 차단 그다음에 제재 협력에 관한 법안을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그 내용 자체가, 북한의 달러와 거래 그리고 세계 금융망으로부터의 완전한 격리로 시작해서 북한의 석유나 석탄, 화학제품 그다음에 북한 선박의 주요 항만 입출 금지 이런 것들을 주로 하고 있는데요. 실질적으로 이게 미국하고 북한 간 직접적인 거래가 별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작동해야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데, 이건 그동안 여러 번 다뤄진 얘기지만, 중국의 동참 여부가 의문 부호가 찍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사실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상징적으로 미국이 이 정도까지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기를 원한다는 상징이라고 봐야 되겠죠.

[윤준호] 중국 외교부는 계속적으로 거기에 대해서 반박하는 성명을 내고, 지금 중국 입장이 미국과 그렇게 썩 동일하게 가지 않는 것 같아요.

[차두현] 그렇죠.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까지 이 문제 자체를 현재는 무조건 북한을 몰아붙여서 풀 수 있을 거는 아니라는 거거든요. 적절한 대화와 병행되어야 한다는 건데, 이런 중국이나 러시아를 생각해서라도 실질적으로 북한의 대화 수용 여부와는 관계없이 우리 쪽에는 계속 문을 두드려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될수록 오히려 베이징이나 모스크바가 할 말이 없어지기 때문이죠.

[윤준호] 이 상황은 우리 쪽에서 계속해서 대화의 끈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또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다음 달 8월 초에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의 아세안 지역 안보 포럼에 참석한다고 합니다. 혹시 이쪽에서 남북 간 그리고 6자회담의 참가국 외교부 장관이 다 참석하는데, 대화의 모멘텀이 조금 더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차두현] 이게 6자나 남북 간 접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적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ARF에 북한 문제 의제가 회부될 경우, 북한 같은 경우에는 이건 어디까지나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서 풀 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할 것 같습니다. 이게 그동안 북한이 해 왔던 입장이고요. 아마 그 앞에 내놓을 수 있는 건 거의 자위적인 수단이다, 자기네들이 지금 미국의 압력에 대응해서 할지는 자위적인 수단이라는 걸 강조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갑자기 한 달 내에 북한이 약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겁니다. 분명한 거는 북한 같은 경우에는 올 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한국과 대화를 하지 않고 국제적 제재가 지속되더라도 그 시기를 견딘다는 결심을 아마 올 초나 작년 말에 해 놨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갑자기 제재의 조건이라든가 범위가 확 격상되거나 심화되지 않는 이상 아마 올해 말, 내년 초까지는 짐짓 여유를 부리려고 할 겁니다.

[윤준호] 우리도 끈기를 가지고 계속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을 해야 되겠군요.

[차두현] 가장 금기는 급한 모습을 보이는 거예요.

[윤준호]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두현]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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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北, 대미 직접 협상 우위 점하려 ICBM 발사 가능성 높아” ①
    • 입력 2017-07-27 10:29:26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7월 27일(목요일)
□ 출연자 :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아산정책연구원)


“北, 대미 직접 협상 우위 점하려 ICBM 발사 가능성 높아”

[윤준호] 북한이 이달 초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정전 협정 체결일인 오늘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발사 장비 수송 움직임이 최근 계속해서 미국에 포착됐죠. 우리 정부가 대화를 제의한 상황에서 북한이 또다시 도발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고 그럴 경우 남북 관계, 우리 대북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데요.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차두현 연구위원님, 안녕하십니까?

[차두현] 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 최근 북한 평북 구성에서 미사일 발사 장비 수송 움직임이 미국 당국에 계속 포착됐는데요. 오늘이나 내일쯤 북한이 다시 미사일을 쏘는 것이 아니냐 하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감지되는 움직임이 어떤 거죠?

[차두현] 평북 구성이라는 지역이 옛날에도 발사 시험이 있었던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 이동식 발사대라든가 미사일 관련 부품이 오고간 흔적들이 포착된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아마 특정 날짜를 지정한 것은 아닙니다. 북한측에서 언제 쏘겠다고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요. 미국측에서 이 날짜라고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쪽에서 얘기한 건 특정 날짜를 얘기했다기보다는 전반적인 흐름상 북한이 현재 또 다른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죠.

[윤준호] 그러니까 과거에 이런 움직임이 딱 포착될 경우 대부분 일주일 정도 후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경험에 비춰서 오늘이 일주일째 되니까 오늘쯤 발사되지 않겠느냐 하고 미국 언론에서 본 거군요.

[차두현] 그렇죠.

[윤준호] 그리고 더군다나 정전 협정 체결일, 우리는 휴전한 날을 이렇게 부르는데 북한은 전승 기념절이라고 부르죠?

[차두현] 그렇죠.

[윤준호]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날 쏘지 않겠는가, 그렇게 보고 있는 것 아닙니까?

[차두현] 가능성은 높지만 미사일 발사라는 건 반드시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측에서 분석하기에는 북한이 특정 기념일을 전후해서 발사를 한다고 얘기하는데, 안 그런 경우도 많아요. 이런 무기 실험 같은 경우에는 기상 조건을 복합적으로 판단하고 정하기 때문에 딱 어느 날짜라 하면서 이게 실현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하신 일주일 이내라는 것도 주로 액체 연료를 쓸 경우에는 연료를 일단 주입한 이후 이걸 그대로 발사를 안 하고 그대로 놔뒀을 경우 연료의 안정성 문제가 생기거든요. 그런데 북한이 최근 일부 미사일 같은 경우 고체화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게 일단 연료 자체를 주입했다고 해서, 다시 일주일 전에 미리 주입해 놓고 기다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거리나 이런 걸 종합적으로 따져 봐야겠지만 연료 주입 징후들을 확실하게 포착했다는 그런 얘기들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일주일 이내 발사설은 제가 보기에는 딱히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아까 말씀드렸지만 그동안 전반적인 분위기나 추세로 발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걸로 생각되는 거죠.

[윤준호] 이동식 발사대나 부품이 오고간 동향이나 움직임뿐만 아니라 북한이 지난 4일 화성 14형을 발사했을 때 사거리 정도는 어느 정도 자신들의 위력을 나타냈지만 정확성이나 소형화 부분은 아직 미진하다는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을 쏘아 올릴 가능성이나 필요성은 충분히 있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정확성이라든가, 특히 ICBM 같은 경우에는 탄두가 안정적으로 재진입하느냐에 대한 추가적인 기술 발전이 분명히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분명 필요성과 동기는 존재하는 거죠. 그런데 실질적으로 과연 이걸 가지고 특정 목표물을 지정해서 실험한 게 아닌 이상 정교성이나 재진입 기술 자체도 완전히 확인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일단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앞두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한 한 모든 능력을 실현해 보이겠다, 그럼으로써 협상의 우위를 정하겠다는 게 현재 북한의 전반적인 대외 정책 기조로 판단되기 때문에 발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거죠.

[윤준호] 문제는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 올렸을 때 우리의 남북 관계가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느냐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북한의 도발이 만약에 현실화될 경우 오늘까지 우리가 기다리겠다고 한 회담 제의, 이 부분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되는가가 관건인데요. 현재 북한은 우리의 회담 제의에 대해서 거부나 비난은 아니고 일단 침묵으로 일관한 상태입니다. 북한이 왜 이걸 묵묵부답으로 일관할까요?

[차두현] 제가 보기에는 두 가지라고 봅니다. 첫 번째는 제의 자체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이거 자체를 고민한다기보다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는 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이것과 연관돼 있는 건데, 지금 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시도할 경우 그 주 타깃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한국이 먼저 나서서 하는 대화나 협상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윤준호] 그런데 미국이 지금 최대 압박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대화 협상의 모멘텀은 우리 쪽, 즉 남측에서 찾아야 되는 것 아닐까요?

[차두현] 그렇죠. 미국이 현재 이런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화와 협상을 한다면 한국과 먼저 되어야 하는 것이 순서는 맞는데요. 그건 앞에 전제가 붙죠. ‘조만간 빨리 해야 될 때’입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자기네들은 바쁜 게 없다는 제스처거든요. 그리고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결국 북한이 충분히 자신들의 능력을 실현하게 되면 움직여도 미국이 움직일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일주일, 한 달 이렇게 시한을 받아서 자기네들이 먼저 조급성을 보이지는 않겠다는 거예요. 물론 실제로 속마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초조한 기색을 보이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윤준호] 이런 상황이지만 우리로서는 대화의 필요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일단은 계속 기다리겠다는 거죠?

[차두현] 그렇죠. 오늘 시한이 지난다 해도 이 시한이 자동적으로 대화 모멘텀이 폐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거고 대북 대화의 기조는 제재와 동시에 유지하겠다는 거죠. 이것도 제가 보기에는 적절한 것이, 만약 오늘 날짜가 지났기 때문에 갑자기 시한이 변경된다든가 그러면 거꾸로 우리도 특정 시점까지 꼭 대화를 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 돼요. 다시 말해서 북한도 시간도 우리 편이라는 식으로 여유를 잡고 있거든요. 우리도 대화를 시도하지만 그리고 한반도 평화적 해결을 선도하지만 이것만이 유일한 옵션은 아니라는 정도의 제스처도 같이 보여줘야 될 것입니다.

[윤준호] 그런데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에 이를 수 있는 게 바로 내년이다, 이렇게 미 국방부가 밝혔다고 미 CNN이 보도했습니다. 우리 국방부는 아직도 한 2, 3년 정도 더 필요한 것이 아니냐 하는 시각이었는데요. 미국이 이렇게 빨리 이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는 그 뜻은 미국이 이제 더 이상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졌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차두현] 정확한 뉘앙스를 봐야 됩니다. 미국 쪽이 판단하고 있는 건 ‘빠르면 1년’이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북한 미사일 개발이라는 게 미국의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 아니라 위협이거든요. 군사적으로 어떤 위협에 대해서 대비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거는 최악의 상황까지 같이 상정을 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예상보다 최단 시간 내에 북한 미사일 능력이 완성되는 것이 최악이거든요. 그걸 최하 1년까지로 보는 겁니다. 이게 나중에 실질적으로 외교적인 협상이나 대화가 이루어질 경우에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인정해 주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1년이라는 시한은 군사적 대비의 관점에서 본 거고요. 실질적으로 그런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겠죠.

[윤준호] 미국인들의 70%가 북한과의 전면전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나온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미국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위협, 특히 본토에 ICBM이 도달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 심리적 타격이 굉장히 큰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차두현] 사실 전례가 없었던 상대를 상대하고 있다는 그런 심정에서 오는 것 같아요. 다시 말해서 과거에는 핵이나 미사일 같은 경우 실제로 가지고 있어도 쓰지는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강했거든요. 그런데 평양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쏠 위험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는 말이에요. 굉장히 위험한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과거와 같이 아주 확률이 낮은 정도의 위험성만 존재하는 그런 상대하고,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걸 실제로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상대하고는 판이하거든요. 미국이 지금 그런 상대를 다루고 있다는 그런 일종의 두려움이 있는 거죠.

[윤준호] 그래서 미국이 지금 이번 하원에서 대북 제재안을 통과시키지 않았습니까? 상원에서 일괄 패키지로 처리한다는 그 내용만 남았는데요. 그래서 이제는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도 주저하지 않고 가겠다, 독자적 제재로도 가겠다, 이렇게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이러한 최대의 압박이 먹힐 수 있을 것이라 보십니까? 아니면 북한이 지금처럼 오불관으로 갈 것으로 보십니까?

[차두현] 하원을 통과한 대북 차단 그다음에 제재 협력에 관한 법안을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그 내용 자체가, 북한의 달러와 거래 그리고 세계 금융망으로부터의 완전한 격리로 시작해서 북한의 석유나 석탄, 화학제품 그다음에 북한 선박의 주요 항만 입출 금지 이런 것들을 주로 하고 있는데요. 실질적으로 이게 미국하고 북한 간 직접적인 거래가 별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작동해야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데, 이건 그동안 여러 번 다뤄진 얘기지만, 중국의 동참 여부가 의문 부호가 찍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사실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상징적으로 미국이 이 정도까지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기를 원한다는 상징이라고 봐야 되겠죠.

[윤준호] 중국 외교부는 계속적으로 거기에 대해서 반박하는 성명을 내고, 지금 중국 입장이 미국과 그렇게 썩 동일하게 가지 않는 것 같아요.

[차두현] 그렇죠.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까지 이 문제 자체를 현재는 무조건 북한을 몰아붙여서 풀 수 있을 거는 아니라는 거거든요. 적절한 대화와 병행되어야 한다는 건데, 이런 중국이나 러시아를 생각해서라도 실질적으로 북한의 대화 수용 여부와는 관계없이 우리 쪽에는 계속 문을 두드려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될수록 오히려 베이징이나 모스크바가 할 말이 없어지기 때문이죠.

[윤준호] 이 상황은 우리 쪽에서 계속해서 대화의 끈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또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다음 달 8월 초에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의 아세안 지역 안보 포럼에 참석한다고 합니다. 혹시 이쪽에서 남북 간 그리고 6자회담의 참가국 외교부 장관이 다 참석하는데, 대화의 모멘텀이 조금 더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차두현] 이게 6자나 남북 간 접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적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ARF에 북한 문제 의제가 회부될 경우, 북한 같은 경우에는 이건 어디까지나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서 풀 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할 것 같습니다. 이게 그동안 북한이 해 왔던 입장이고요. 아마 그 앞에 내놓을 수 있는 건 거의 자위적인 수단이다, 자기네들이 지금 미국의 압력에 대응해서 할지는 자위적인 수단이라는 걸 강조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 갑자기 한 달 내에 북한이 약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겁니다. 분명한 거는 북한 같은 경우에는 올 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한국과 대화를 하지 않고 국제적 제재가 지속되더라도 그 시기를 견딘다는 결심을 아마 올 초나 작년 말에 해 놨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게 갑자기 제재의 조건이라든가 범위가 확 격상되거나 심화되지 않는 이상 아마 올해 말, 내년 초까지는 짐짓 여유를 부리려고 할 겁니다.

[윤준호] 우리도 끈기를 가지고 계속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을 해야 되겠군요.

[차두현] 가장 금기는 급한 모습을 보이는 거예요.

[윤준호]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두현]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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