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우월의식 단절해야

[배재성 해설위원]

요즈음 연일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갑질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운전기사에게 막말과 욕설을 일삼다 경찰 조사를 받은 종근당 이장한 회장이나 관사에 파견된 병사에게 호출 팔찌까지 채워 수시로 심부름을 시킨 박찬주 육군대장 부인의 행위 등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정보화로 사회의 관계망이 확장되면서 지도급 인사들의 일탈행위가 숨김없이 민낯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문제는 최근 불거진 프랜차이즈나 대기업의 오너 일가 등의 갑질 행위는 대표적 사례일 뿐 사회 곳곳에 알려지지 않은 갑질 행위가 훨씬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대기업과 납품업체, 원청기업과 하청기업, 고객과 점원, 교수와 제자,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갑질 논란은 뿌리 깊습니다. 갑질 행위는 자신의 지위나 직업과 자신의 가치를 동일시하는데서 옵니다. 흔히 자기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이 자신을 존경하지 않는다고 느끼거나 공손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격분해 모욕감을 주는 것입니다. 자신의 분노나 억울함 짜증이나 우울 등의 감정을 약자에게 전가시켜 우월감을 확인하는 게 본질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그 욕구가 큽니다. 인정 욕구가 과도한 사람이 자신이 무시당한다고 생각되면 갑질을 하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우리나라는 개인주의가 우선인 서구와 달리 유교나 가부장적 문화의 영향을 받아 집단을 우선시하고 서열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더 갑질 행위가 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식민과 독재, 양극화 등을 겪으며 힘이 있어야 한다는 권력 콤플렉스가 크기 때문에 갑질이 심하다고 지적합니다.

갑질의 피해자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과 무기력함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갑질 논란을 해결하려면 어려서부터 모든 개인이 동등한 가치를 지녔다는 평등 의식을 가르치는 것이 절실합니다. 사회적 지위에 따른 갑을관계는 역할에 따른 구분일 뿐 대등한 존재라는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겸손을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가르치고 인정 욕구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지도층이 바로서야 건강한 갑을 관계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