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역사 행사 ‘일방적 취소’

입력 2017.08.07 (21:41) 수정 2017.08.0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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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에서 헤이그특사 이상설 선생 순국 백년을 기리기 위한 행사가 예정돼있었는데 우리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결정 뒤 중국 당국이 행사를 돌연 취소시킨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경제와 문화를 넘어 역사 분야로까지 번지는 양상입니다.

현지에서 김경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러시아와 맞닿은 중국 접경도시 미산의 한흥동.

김좌진 홍범도 장군 등을 배출했던 독립군 기지가 있던 곳입니다.

이곳을 설립했던 이상설 선생의 순국 100주년, 그를 기리는 기념비 제막식이 이번 주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중국당국이 돌연 행사 취소를 일방 통보했습니다.

기념비는 기단 위에서 뜯겨 바닥에 내려졌습니다.

비석을 내린 뒤에는 비석 뒤 글씨를 보지 못하게 흙으로 덮어놨습니다.

흙을 치워보면 전민족항일무장투쟁이란 글씨가 쓰여 있습니다.

행사가 취소된 건 북한의 ICBM 발사 이후 우리 정부의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결정 직후입니다.

<인터뷰> 마을 주민 : "(기념비 공사가 왜 중단됐는지 아시나요?) 사드가 한국에 들어갔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비닐로 (비석을) 덮어놓았다고 해요."

현지 지방 정부에 행사 취소를 요구한 측은 중국 외교부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이연우(이상설 선생 기념사업회 부회장) : "중국 민족들도 다 혁명열사들 기념비도 있습니다만 같이 (항일) 투쟁을 했기 때문에 이것을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데."

이상설 선생 후손들은 역사 행사마저 사드보복에 악용한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미산에서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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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사드 보복…역사 행사 ‘일방적 취소’
    • 입력 2017-08-07 21:43:25
    • 수정2017-08-07 2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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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에서 헤이그특사 이상설 선생 순국 백년을 기리기 위한 행사가 예정돼있었는데 우리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결정 뒤 중국 당국이 행사를 돌연 취소시킨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경제와 문화를 넘어 역사 분야로까지 번지는 양상입니다.

현지에서 김경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러시아와 맞닿은 중국 접경도시 미산의 한흥동.

김좌진 홍범도 장군 등을 배출했던 독립군 기지가 있던 곳입니다.

이곳을 설립했던 이상설 선생의 순국 100주년, 그를 기리는 기념비 제막식이 이번 주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중국당국이 돌연 행사 취소를 일방 통보했습니다.

기념비는 기단 위에서 뜯겨 바닥에 내려졌습니다.

비석을 내린 뒤에는 비석 뒤 글씨를 보지 못하게 흙으로 덮어놨습니다.

흙을 치워보면 전민족항일무장투쟁이란 글씨가 쓰여 있습니다.

행사가 취소된 건 북한의 ICBM 발사 이후 우리 정부의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결정 직후입니다.

<인터뷰> 마을 주민 : "(기념비 공사가 왜 중단됐는지 아시나요?) 사드가 한국에 들어갔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비닐로 (비석을) 덮어놓았다고 해요."

현지 지방 정부에 행사 취소를 요구한 측은 중국 외교부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터뷰> 이연우(이상설 선생 기념사업회 부회장) : "중국 민족들도 다 혁명열사들 기념비도 있습니다만 같이 (항일) 투쟁을 했기 때문에 이것을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데."

이상설 선생 후손들은 역사 행사마저 사드보복에 악용한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미산에서 KBS 뉴스 김경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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