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내몽골 사막을 가다…황사가 줄어든다?

입력 2017.08.1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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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부 내몽골 자치주의 정란치 지역은 내몽골에서도 남쪽에 있어서 그나마 풀을 볼 수 있는 초원 지역이다. 이곳에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물이 있던 호수의 흔적들이 있다. 내몽골 주민들이 ‘노르’라고 부르는 대규모 호수의 흔적들은 내몽골에 무려 2만여 개나 된다고 한다. 이 ‘노르’ 가운데 하나인 보샤오떼 노르에서는 해마다 4월부터 10월까지 한국 환경단체 에코피스 아시아의 사막화 방지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에코피스 아시아 박상호 소장에코피스 아시아 박상호 소장

에코피스 아시아의 박상호 소장은 지난 2008년부터 10년 째 이곳 내몽골에서 사막화 방지 사업을 하고 있다. 보샤오떼 노르 3백만㎡에는 1년생 풀인 나문재가 자라고 있다. 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에 방풍 작업을 하고 씨를 뿌려 초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자라고 있는 1년생 풀 나문재자라고 있는 1년생 풀 나문재

‘노르’에서 자라고 있는 갈대‘노르’에서 자라고 있는 갈대

그러나 1년생 풀은 가을이 되면 죽고 봄이 되면 다시 피기 때문에 진정한 초지라고 볼 수 없다고 한다. 영구 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년생 식물을 키워야 하는데 강수량이 1년에 360mm에 불과한 이곳에 적합한 식물을 찾기 어려웠다. 고민하던 중 마을 주민들로부터 과거에 이곳이 호수였을 때 갈대가 자랐었다는 말을 들었다.

씨앗 칩씨앗 칩

그래서 시작한 것이 이곳에 갈대를 심는 것이었다. 그러나 물이 없는 곳에 갈대를 심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씨앗 칩(chip) 심기. 습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야자 열매의 오일과 흙에다 갈대 씨앗 10여 개를 버무려 만든 씨앗 칩을 올해부터 심기 시작했다.

9백만㎡의 ‘노르’에 스스로 고안한 기계를 이용해 하루 5만 개의 씨앗 칩을 뿌리고 있다. 이와 함께 갈대 모종을 심어 하루 50~60상자의 갈대를 심기도 한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갈대가 자라고 있다.

칩 심는 기계칩 심는 기계

이런 작업들과 함께 4천만㎡의 ‘노르’에 30cm 정도의 나무 장벽을 세우고 그 사이에 씨를 뿌려 풀을 풀류를 키우는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사막 방지화 사업에 대한 인식을 넓히기 위해 한국과 중국 대학생과 매체들을 초청해 장벽 세우는 작업을 직접 체험하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도 2,200명이 이곳에 다녀갔다.

사막 방지화 사업은 에코아시아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에서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사업비를 지원하면서 중국 사회과학원이 선정하는 공익사업 브랜드에서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괄목할만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는 늘고 있는 반면 황사가 출현하는 빈도는 크게 줄었는데 사막화 방지 사업이 영향이 있냐고 물었다. 박상호 소장은 웃으면서 조금 영향을 주는 것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사막 지역에도 비가 오고 있어 황사 자체의 생성이 줄어들어 들었기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이곳에서 10년 이상 이 사업을 하는 이유를 말한다. “중국이 안전해야 한국이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환경 파괴에 맞서 여기서 싸워줘야 한국민들도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것이며 환경은 중국과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협력해야 하는 분야로 국경이 없습니다.”



내몽골 사업 기지내몽골 사업 기지

푸르른 내몽골 초원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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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내몽골 사막을 가다…황사가 줄어든다?
    • 입력 2017-08-12 08:02:39
    특파원 리포트
중국 북부 내몽골 자치주의 정란치 지역은 내몽골에서도 남쪽에 있어서 그나마 풀을 볼 수 있는 초원 지역이다. 이곳에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물이 있던 호수의 흔적들이 있다. 내몽골 주민들이 ‘노르’라고 부르는 대규모 호수의 흔적들은 내몽골에 무려 2만여 개나 된다고 한다. 이 ‘노르’ 가운데 하나인 보샤오떼 노르에서는 해마다 4월부터 10월까지 한국 환경단체 에코피스 아시아의 사막화 방지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에코피스 아시아 박상호 소장
에코피스 아시아의 박상호 소장은 지난 2008년부터 10년 째 이곳 내몽골에서 사막화 방지 사업을 하고 있다. 보샤오떼 노르 3백만㎡에는 1년생 풀인 나문재가 자라고 있다. 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곳에 방풍 작업을 하고 씨를 뿌려 초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자라고 있는 1년생 풀 나문재
‘노르’에서 자라고 있는 갈대
그러나 1년생 풀은 가을이 되면 죽고 봄이 되면 다시 피기 때문에 진정한 초지라고 볼 수 없다고 한다. 영구 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년생 식물을 키워야 하는데 강수량이 1년에 360mm에 불과한 이곳에 적합한 식물을 찾기 어려웠다. 고민하던 중 마을 주민들로부터 과거에 이곳이 호수였을 때 갈대가 자랐었다는 말을 들었다.

씨앗 칩
그래서 시작한 것이 이곳에 갈대를 심는 것이었다. 그러나 물이 없는 곳에 갈대를 심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씨앗 칩(chip) 심기. 습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야자 열매의 오일과 흙에다 갈대 씨앗 10여 개를 버무려 만든 씨앗 칩을 올해부터 심기 시작했다.

9백만㎡의 ‘노르’에 스스로 고안한 기계를 이용해 하루 5만 개의 씨앗 칩을 뿌리고 있다. 이와 함께 갈대 모종을 심어 하루 50~60상자의 갈대를 심기도 한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갈대가 자라고 있다.

칩 심는 기계
이런 작업들과 함께 4천만㎡의 ‘노르’에 30cm 정도의 나무 장벽을 세우고 그 사이에 씨를 뿌려 풀을 풀류를 키우는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사막 방지화 사업에 대한 인식을 넓히기 위해 한국과 중국 대학생과 매체들을 초청해 장벽 세우는 작업을 직접 체험하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도 2,200명이 이곳에 다녀갔다.

사막 방지화 사업은 에코아시아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에서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사업비를 지원하면서 중국 사회과학원이 선정하는 공익사업 브랜드에서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괄목할만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는 늘고 있는 반면 황사가 출현하는 빈도는 크게 줄었는데 사막화 방지 사업이 영향이 있냐고 물었다. 박상호 소장은 웃으면서 조금 영향을 주는 것은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사막 지역에도 비가 오고 있어 황사 자체의 생성이 줄어들어 들었기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이곳에서 10년 이상 이 사업을 하는 이유를 말한다. “중국이 안전해야 한국이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환경 파괴에 맞서 여기서 싸워줘야 한국민들도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는 것이며 환경은 중국과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가 협력해야 하는 분야로 국경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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