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볼트’…남자 육상, 불멸의 전설로 남다

입력 2017.08.1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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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볼트’…남자 육상, 불멸의 전설로 남다

‘안녕, 볼트’…남자 육상, 불멸의 전설로 남다

세계 스포츠계에서 가장 빛나는 별 가운데 한 명이었던 우사인 볼트가 화려했던 육상 인생을 마감했다. 31살의 자메이카 스프린터는 '불멸의 전설'로 남게 됐다.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볼트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자메이카의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그의 현역 마지막 경기였다.

그러나 볼트는 레이스를 마치지도 못했다.

블레이크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볼트는 잠시 뛰다 근육 경련으로 왼 다리를 절뚝였고 곧이어 트랙 위로 넘어졌다.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일어나지 못한 볼트는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실내로 이동했다. 팬들의 탄식을 자아낸 '육상 황제'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볼트는 우승 후보였던 자메이카 대표팀의 계주를 자신이 망쳐버린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지 평소와는 달리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인터뷰에서도 응하지 않고 나갔다.

볼트의 극심한 부진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훈련 부족 탓이 컸다.

볼트는 지난 4월 절친한 동료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리스트인 영국의 저메인 메이슨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현장에 함께 있었다.

사고 장면을 목격한 볼트는 대회 전 "충격이 너무 커서 3주 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훈련 진행이 더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출전을 강행한 볼트는 자신의 마지막 무대인 런던세계육상선수권에서 100m 동메달 1개만 따내며 지난 10년 동안의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100m 동메달을 딴 뒤 관중들을 위해 선보인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가 트랙위에서 펼친 그의 마지막 팬서비스가 됐다.


우사인 볼트는 전 세계 스포츠팬들이 가장 사랑했던 스타 가운데 하나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00m, 200m, 400m 계주를 석권해 단거리의 황제로 떠올랐고 2012년 런던올림픽 3관왕,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올림픽 3회 연속 3관왕의 대업을 이뤘다.


베이징올림픽 400m 계주에서는 자메이카 대표로 출전한 네스타 카터가 도핑 재검사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돼 볼트의 금메달도 한 개가 박탈되긴 했지만, 올림픽 육상 단거리에서 딴 8개의 금메달은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남자 100m 9초58,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m 19초19의 세계신기록은 여전히 누구도 넘보지 못하고 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무려 11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런던 대회 이전에 볼트가 100m 금메달을 놓친 건 대구에서 열렸던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때 부정 출발 실격이 유일하다.

당시 세계육상계의 충격이 대단했다. 100m 세계신기록 경신까지 기대됐지만, 총성이 들리기도 전에 출발했고 실격처리됐다. 볼트는 '환청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구세계선수권 이후 2012 런던올림픽부터 지난해 2016 리우올림픽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달이 차면 기울 듯 이제 '볼트 천하'는 막을 내렸다. 차세대 볼트로 주목받는 선수는 지난해 400m에서 마이클 존슨의 세계 기록을 17년 만에 깬 뒤 이번 대회 400m에서도 우승한 남아공의 웨이드 판니커르크다.


그러나 판니커르크는 우사인 볼트가 나서지 않았던 200m에서 터키의 굴리예프에게 정상을 내줬다.

22년 만에 200m와 400m 동시석권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판니커르크는 이변의 주인공 굴리예프에게 0.02초 차로 뒤져 새로운 신화를 쓰지 못했다.

만 31살에 모든 것을 이루고 떠나는 볼트만큼 실력과 스타성을 갖춘 육상 선수가 언제쯤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 그를 보내야 하는 세계육상계와 팬들의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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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 볼트’…남자 육상, 불멸의 전설로 남다
    • 입력 2017-08-13 13:37:25
    취재K
세계 스포츠계에서 가장 빛나는 별 가운데 한 명이었던 우사인 볼트가 화려했던 육상 인생을 마감했다. 31살의 자메이카 스프린터는 '불멸의 전설'로 남게 됐다.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볼트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승에서 자메이카의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그의 현역 마지막 경기였다.

그러나 볼트는 레이스를 마치지도 못했다.

블레이크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볼트는 잠시 뛰다 근육 경련으로 왼 다리를 절뚝였고 곧이어 트랙 위로 넘어졌다.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 일어나지 못한 볼트는 동료들의 부축을 받고 실내로 이동했다. 팬들의 탄식을 자아낸 '육상 황제'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볼트는 우승 후보였던 자메이카 대표팀의 계주를 자신이 망쳐버린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지 평소와는 달리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인터뷰에서도 응하지 않고 나갔다.

볼트의 극심한 부진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훈련 부족 탓이 컸다.

볼트는 지난 4월 절친한 동료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리스트인 영국의 저메인 메이슨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현장에 함께 있었다.

사고 장면을 목격한 볼트는 대회 전 "충격이 너무 커서 3주 동안 훈련을 하지 못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훈련 진행이 더딘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출전을 강행한 볼트는 자신의 마지막 무대인 런던세계육상선수권에서 100m 동메달 1개만 따내며 지난 10년 동안의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100m 동메달을 딴 뒤 관중들을 위해 선보인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가 트랙위에서 펼친 그의 마지막 팬서비스가 됐다.


우사인 볼트는 전 세계 스포츠팬들이 가장 사랑했던 스타 가운데 하나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00m, 200m, 400m 계주를 석권해 단거리의 황제로 떠올랐고 2012년 런던올림픽 3관왕,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올림픽 3회 연속 3관왕의 대업을 이뤘다.


베이징올림픽 400m 계주에서는 자메이카 대표로 출전한 네스타 카터가 도핑 재검사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돼 볼트의 금메달도 한 개가 박탈되긴 했지만, 올림픽 육상 단거리에서 딴 8개의 금메달은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남자 100m 9초58,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m 19초19의 세계신기록은 여전히 누구도 넘보지 못하고 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무려 11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런던 대회 이전에 볼트가 100m 금메달을 놓친 건 대구에서 열렸던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때 부정 출발 실격이 유일하다.

당시 세계육상계의 충격이 대단했다. 100m 세계신기록 경신까지 기대됐지만, 총성이 들리기도 전에 출발했고 실격처리됐다. 볼트는 '환청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구세계선수권 이후 2012 런던올림픽부터 지난해 2016 리우올림픽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달이 차면 기울 듯 이제 '볼트 천하'는 막을 내렸다. 차세대 볼트로 주목받는 선수는 지난해 400m에서 마이클 존슨의 세계 기록을 17년 만에 깬 뒤 이번 대회 400m에서도 우승한 남아공의 웨이드 판니커르크다.


그러나 판니커르크는 우사인 볼트가 나서지 않았던 200m에서 터키의 굴리예프에게 정상을 내줬다.

22년 만에 200m와 400m 동시석권 선수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판니커르크는 이변의 주인공 굴리예프에게 0.02초 차로 뒤져 새로운 신화를 쓰지 못했다.

만 31살에 모든 것을 이루고 떠나는 볼트만큼 실력과 스타성을 갖춘 육상 선수가 언제쯤 다시 등장할 수 있을지, 그를 보내야 하는 세계육상계와 팬들의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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