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괌 사격 보고받아…“美 행태 좀 더 지켜볼 것”

입력 2017.08.15 (07:40) 수정 2017.08.1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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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어제(14일)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당분간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오늘(15일) 보도했다.

북한 미사일 부대인 전략군이 김정은에게 괌 포위사격 계획을 보고하겠다고 밝힌지 5일 만이다.

김정은은 사령부 지휘소에서 전략군이 준비중인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전략군사령관 김락겸의 보고를 받고 만족감을 표시한 뒤 "미제의 군사적 대결 망동은 제손으로 제목에 올가미를 거는 셈이 되고 말았다"면서 "비참한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김정은은 "조선반도지역에서 정세를 완화시키고 위험한 군사적 충돌을 막자면 우리 주변에 수많은 핵전략장비들을 끌어다 놓고 불집을 일으킨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우리에 대한 오만무례한 도발행위와 일방적인 강요를 당장 걷어치우고 우리를 더이상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이 일단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괌 포위사격이 당장 실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김정은은 "미국이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 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위협하며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정확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계획한 위력시위 사격이 단행된다면 가장 통쾌한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며 "우리 당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 수 있게 항상 발사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합동군사연습 등을 명분으로 언제든 다시 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괌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괌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 네 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오늘 공개된 사진에서 북한의 미사일 전력을 총괄 운용하는 전략군사령부가 우리나라 전역을 4등분해 미사일 타격권을 설정해놓은 사실이 처음 포착됐다. 전략군에 배치한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등 주로 단거리 미사일을 이용해 유사시 남한 곳곳을 타격할 수 있는 유효사거리를 기준으로 타격 범위를 설정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된 전략군사령부 지휘소 내부 모습을 보면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으로부터 괌 포위사격 방안을 보고받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뒤로 3개의 지도가 벽면에 걸려 있다.

이들 지도에는 '남조선 작전지대' '일본 작전지대' '태평양지역 미제 침략군 배치'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쓰여있다.

이 가운데 '남조선 작전지대'에는 우리나라 전역을 4개로 구분한 라인이 그어져 있고, 그 라인 끝마다 미사일 기종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적혀 있다. 이 글씨는 블라인드 처리를 해 식별되지 않는다. 4개의 라인이 그어진 곳은 군사분계선(MDL) 축선-울진권역-포항권역-부산 앞바다 등이다. 그리고 4개의 도표가 지도에 그려져 있는데 각 라인 안에 있는 주요 부대와 국가전략 핵심시설 등을 표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4개 라인이 미사일 타격권역을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 작전지대'라고 적힌 지도에는 일본 남쪽 태평양 해상까지 라인이 그어져 일본 전역이 북한 미사일 타격 범위에 있다는 것을 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전략군 지휘소 내부에는 태평양 괌의 앤더슨 미 공군기지로 추정되는 위성사진도 걸려 있다. 앤더슨 공군기지에서는 북한이 벌벌 떠는 B-1B 랜서, B-52 폭격기 등이 한반도로 출격하는 장소다. 북한이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위협을 최대한 부풀리고자 이 위성사진까지 지휘소에 걸어놓고 공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정은 앞에 놓인 '전략군 타격계획' 지도에는 북한에서 괌까지 길게 라인을 그려놨다. 미사일이 날아가는 경로를 표시한 것이다.

발사지점을 확대해보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인근으로 나온다. 기존 함경남도 신포에서 발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과는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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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5 07:40:07
    • 수정2017-08-15 14:42:46
    정치
북한 김정은이 어제(14일)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당분간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오늘(15일) 보도했다.

북한 미사일 부대인 전략군이 김정은에게 괌 포위사격 계획을 보고하겠다고 밝힌지 5일 만이다.

김정은은 사령부 지휘소에서 전략군이 준비중인 괌 포위사격 방안에 대한 전략군사령관 김락겸의 보고를 받고 만족감을 표시한 뒤 "미제의 군사적 대결 망동은 제손으로 제목에 올가미를 거는 셈이 되고 말았다"면서 "비참한 운명의 분초를 다투는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국놈들의 행태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김정은은 "조선반도지역에서 정세를 완화시키고 위험한 군사적 충돌을 막자면 우리 주변에 수많은 핵전략장비들을 끌어다 놓고 불집을 일으킨 미국이 먼저 올바른 선택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우리에 대한 오만무례한 도발행위와 일방적인 강요를 당장 걷어치우고 우리를 더이상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이 일단 미국의 행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괌 포위사격이 당장 실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김정은은 "미국이 우리의 자제력을 시험하며 조선반도 주변에서 위험천만한 망동을 계속 부려대면 이미 천명한 대로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위협하며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면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정확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계획한 위력시위 사격이 단행된다면 가장 통쾌한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며 "우리 당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실전에 돌입할 수 있게 항상 발사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합동군사연습 등을 명분으로 언제든 다시 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괌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괌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 네 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 9일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오늘 공개된 사진에서 북한의 미사일 전력을 총괄 운용하는 전략군사령부가 우리나라 전역을 4등분해 미사일 타격권을 설정해놓은 사실이 처음 포착됐다. 전략군에 배치한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등 주로 단거리 미사일을 이용해 유사시 남한 곳곳을 타격할 수 있는 유효사거리를 기준으로 타격 범위를 설정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된 전략군사령부 지휘소 내부 모습을 보면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으로부터 괌 포위사격 방안을 보고받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뒤로 3개의 지도가 벽면에 걸려 있다.

이들 지도에는 '남조선 작전지대' '일본 작전지대' '태평양지역 미제 침략군 배치'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쓰여있다.

이 가운데 '남조선 작전지대'에는 우리나라 전역을 4개로 구분한 라인이 그어져 있고, 그 라인 끝마다 미사일 기종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적혀 있다. 이 글씨는 블라인드 처리를 해 식별되지 않는다. 4개의 라인이 그어진 곳은 군사분계선(MDL) 축선-울진권역-포항권역-부산 앞바다 등이다. 그리고 4개의 도표가 지도에 그려져 있는데 각 라인 안에 있는 주요 부대와 국가전략 핵심시설 등을 표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4개 라인이 미사일 타격권역을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 작전지대'라고 적힌 지도에는 일본 남쪽 태평양 해상까지 라인이 그어져 일본 전역이 북한 미사일 타격 범위에 있다는 것을 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전략군 지휘소 내부에는 태평양 괌의 앤더슨 미 공군기지로 추정되는 위성사진도 걸려 있다. 앤더슨 공군기지에서는 북한이 벌벌 떠는 B-1B 랜서, B-52 폭격기 등이 한반도로 출격하는 장소다. 북한이 괌을 타격할 수 있다는 위협을 최대한 부풀리고자 이 위성사진까지 지휘소에 걸어놓고 공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김정은 앞에 놓인 '전략군 타격계획' 지도에는 북한에서 괌까지 길게 라인을 그려놨다. 미사일이 날아가는 경로를 표시한 것이다.

발사지점을 확대해보면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인근으로 나온다. 기존 함경남도 신포에서 발사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과는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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