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골프장 3배나 늘었지만…‘헝그리’ 골퍼들 “입장료 더 내리라”

입력 2017.08.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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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이용객 수가 하락하고 있는 골프장들이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중제(퍼블릭)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국내 대중(퍼블릭)골프장이 300개를 넘었다고 17일 발표했다.

지난 2007년 말 104개에 불과했던 대중골프장은 이로써 10년 만에 3배나 늘어난 301개가 됐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200개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회원권 가격이 폭락하고 입회금 반환 사태 등으로 회원권 분양이 잘 안 되면서 경영난에 빠진 회원제 골프장들이 대거 대중제로 전환하고 있고, 신설 골프장도 대부분 대중제를 선택하는 추세다.


대중제 골프장은 회원제 골프장보다 수도권 집중도 덜했다.

회원제 골프장은 절반 가까운 41.9%인 78개가 수도권에 몰려 있지만, 대중 골프장은 27%인 82개가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에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새로 개장하는 골프장과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하는 골프장을 고려하면, 대중제 골프장은 올해 연말에 312개로 늘어나고 회원제 골프장은 175개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골퍼들에게는 희소식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정체나 감소로 지갑이 얇아진 골퍼들은 입장료(그린피) 등 각종 이용료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골퍼들은 입장료가 1만 원, 5천 원이라도 싼 골프장을 찾는 경우가 많아 골프장 간의 가격 인하 경쟁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골프는 여전히 서민 운동과는 거리가 멀긴 하다.

인기 시간대를 피해 주중에 대중골프장을 이용한다고 해도 입장료, 캐디(경기 보조원) 이용료, 카트 이용료에다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골프장까지 이동하는 자동차 기름값까지 따지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평균 15만 원가량은 쓰게 된다.

그럼에도 용돈을 아껴 골프를 즐기는 '헝그리 골퍼'들이 적지 않다. 다양한 할인 이벤트로 고객 유치에 나서는 대중골프장들의 증가가 반가운 이유다.

온라인 쇼핑 때 동일 상품의 가격을 비교 검색하듯 대중골프장들의 가격도 잘 검색하면 조금이라도 더 싼 골프장을 찾을 수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히려 대중골프장보다 더 가격 문턱을 낮춘 회원제 골프장들도 늘어나고 있다. 다만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골프장 회원에게 예약을 부탁해서 나가야 한다는 불편함이 따른다.

'노(NO) 캐디' 바람도 불고 있다. 한국 소비자골프모임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캐디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국내 골프장들이 68개로 집계됐다.


이럴 경우 1인당 약 3~4만 원씩 부담하던 캐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1~2만 원인 전동 카트를 셀프로 무료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들도 있다.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10만 원 미만으로 골프를 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골프장의 가장 높은 문턱은 입장료다. 회원제에서 전환한 많은 대중골프장이 각종 세제 혜택을 누리면서도 상대적으로 입장료 인하 폭이 적어 이용객들의 불만이 크다.

일부 대중골프장의 입장료는 회원제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무늬만 대중제’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회원제 골프장과 달리, 정부가 '골프 대중화'를 위해 대중골프장에는 취득세와 재산세, 개별소비세, 종합부동산세, 지방세 등에서 다양한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도심에서 가깝다는 이유 등으로 입장료가 회원제보다 오히려 더 비싼 대중골프장까지 있을 정도다.

앞으로 입장료가 저렴해지고 모든 대중골프장이 캐디 이용 선택제와 무료 카트제를 시행한다면 대중은 골프에 좀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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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7 13:55:51
    취재K
경기침체로 이용객 수가 하락하고 있는 골프장들이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중제(퍼블릭)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더욱 빨라졌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국내 대중(퍼블릭)골프장이 300개를 넘었다고 17일 발표했다.

지난 2007년 말 104개에 불과했던 대중골프장은 이로써 10년 만에 3배나 늘어난 301개가 됐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200개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회원권 가격이 폭락하고 입회금 반환 사태 등으로 회원권 분양이 잘 안 되면서 경영난에 빠진 회원제 골프장들이 대거 대중제로 전환하고 있고, 신설 골프장도 대부분 대중제를 선택하는 추세다.


대중제 골프장은 회원제 골프장보다 수도권 집중도 덜했다.

회원제 골프장은 절반 가까운 41.9%인 78개가 수도권에 몰려 있지만, 대중 골프장은 27%인 82개가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에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새로 개장하는 골프장과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하는 골프장을 고려하면, 대중제 골프장은 올해 연말에 312개로 늘어나고 회원제 골프장은 175개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골퍼들에게는 희소식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득정체나 감소로 지갑이 얇아진 골퍼들은 입장료(그린피) 등 각종 이용료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골퍼들은 입장료가 1만 원, 5천 원이라도 싼 골프장을 찾는 경우가 많아 골프장 간의 가격 인하 경쟁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골프는 여전히 서민 운동과는 거리가 멀긴 하다.

인기 시간대를 피해 주중에 대중골프장을 이용한다고 해도 입장료, 캐디(경기 보조원) 이용료, 카트 이용료에다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골프장까지 이동하는 자동차 기름값까지 따지면 아무리 적게 잡아도 평균 15만 원가량은 쓰게 된다.

그럼에도 용돈을 아껴 골프를 즐기는 '헝그리 골퍼'들이 적지 않다. 다양한 할인 이벤트로 고객 유치에 나서는 대중골프장들의 증가가 반가운 이유다.

온라인 쇼핑 때 동일 상품의 가격을 비교 검색하듯 대중골프장들의 가격도 잘 검색하면 조금이라도 더 싼 골프장을 찾을 수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히려 대중골프장보다 더 가격 문턱을 낮춘 회원제 골프장들도 늘어나고 있다. 다만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골프장 회원에게 예약을 부탁해서 나가야 한다는 불편함이 따른다.

'노(NO) 캐디' 바람도 불고 있다. 한국 소비자골프모임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캐디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국내 골프장들이 68개로 집계됐다.


이럴 경우 1인당 약 3~4만 원씩 부담하던 캐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1~2만 원인 전동 카트를 셀프로 무료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들도 있다.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10만 원 미만으로 골프를 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골프장의 가장 높은 문턱은 입장료다. 회원제에서 전환한 많은 대중골프장이 각종 세제 혜택을 누리면서도 상대적으로 입장료 인하 폭이 적어 이용객들의 불만이 크다.

일부 대중골프장의 입장료는 회원제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 '무늬만 대중제’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회원제 골프장과 달리, 정부가 '골프 대중화'를 위해 대중골프장에는 취득세와 재산세, 개별소비세, 종합부동산세, 지방세 등에서 다양한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도심에서 가깝다는 이유 등으로 입장료가 회원제보다 오히려 더 비싼 대중골프장까지 있을 정도다.

앞으로 입장료가 저렴해지고 모든 대중골프장이 캐디 이용 선택제와 무료 카트제를 시행한다면 대중은 골프에 좀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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