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기획] 현지 르포 ‘北 포위 사격 위협’ 괌을 가다

입력 2017.08.19 (08:07) 수정 2017.08.1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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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국민들도 휴가지로 많이 찾는 미국령 괌이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이 괌 주변 해상에 포위하듯 미사일을 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괌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 전력이 급파되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전략적 배후기지이기도 합니다.

북한 발, 날벼락 같은 소식에 긴장감이 높아진 괌으로 <남북의 창>이 특파원을 급파했습니다.

괌 현지 르포, 최영윤 기잡니다.

<리포트>

<녹취>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 있다."

<녹취> "(북한이 미국을 계속 위협하면) 전 세계가 한 번도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 힘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에 위치한 미국령 괌.

연중 따뜻한 기온과 맑은 공기로 서태평양의 지상 낙원이라 불립니다.

전통 문화와 서구의 영향이 반영된 수많은 유적을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관광 산업이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북한의 괌 해상 포위사격 발언으로 긴장이 극도로 높아진 뒤에도 여전히 관광객들이 괌 해변을 찾고 있습니다.

호텔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지역의 해변입니다.

관광객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입니다.

<인터뷰> 짐(미국인 관광객) : "괜찮아요. 저는 여기가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공격이 발생한다면 여기는 끝나겠지만 한반도에는 더 많은 일이 일어나겠죠."

괌 여행을 예약했던 관광객들도 대부분 예정대로 입국하는 등 대규모 취소 사태도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명복(한국인 관광객) : "북한이 함부로 핵미사일을 괌에 사격하지는 못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들 여행에는 큰 문제가 없으리라고 보고 이렇게 여행을 왔습니다."

그러나 괌 시내에 들어서자 최근의 긴장된 분위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경제와 관광의 중심지인 타무닝.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다는 대형 수퍼마켓을 찾았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판매대 위의 신문...

북한의 미사일 위협 이후 주요 뉴스는 단연 북한 관련 소식입니다.

북한의 위협에도 괌은 안전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한쪽에선 일부 주민들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생필품을 챙겨두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판매량이 가장 는 것은 다름 아닌 생수.

괌에선 대형 물통을 들고 와 물을 채운 뒤 물 값을 지불하기도 합니다.

물을 사가는 주민 대부분은 집에 물이 충분히 남아있음에도 수시로 마트에 들러 물을 비축해 둔다고 했습니다.

미치씨 역시 꽤 많은 양의 생필품을 미리 사뒀습니다.

<인터뷰> 미치(괌 주민) : "한달치 정도 사뒀어요. 모두가 매우 두려워하고 있어요. 뉴스를 보면, 김정은이 폭탄 공격을 한다고 위협했잖아요. 며칠의 시간을 주겠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모두에게는 충분히 두려운 것이었어요."

김정은의 ‘괌 포위 사격 유보’ 발언이 나온 지난 15일 이후 긴장감은 다소 낮아졌지만, 주민들은 차분한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여전히 불안과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리사(괌 주민) : "제 남편이 걱정할 거 없다고 했어요. 여기 군인들이 많다고요. 그래도 여긴 작은 섬이잖아요. 그 전에 2차 세계 대전도 있었잖아요. 하와이에서도 전쟁이 있었고요. 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죠."

집에선 늘 TV 뉴스를 켜놓고 상황을 주시 하고 있다는 데니스 씨 가족.

3남매를 둔 부부는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준비해 둔 비상물품들을 꺼내 취재진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물과 비상식량 등 생필품과 구급약품, 비상행동 수칙 팸플릿, 랜턴까지...

부인 리나 씨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리나(괌 주민) : "생각을 너무 깊이 안하려고 해요. 아이들이 새로운 학년에 올라가기 때문에 이제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생존 물품을 마련해두게 해요. 그래서 물, 크래커 등의 물품들을 학교에 가져가서 어떤 사태라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아이들을 두렵게 하는 게 아니라 대비를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부에선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집회도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불안감을 토로했습니다.

<인터뷰> 괌 주민 :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사람들 마음 속에 여러 생각이 있어요. 북한의 폭탄이 우릴 공격할지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죠."

<인터뷰> 괌 주민 : "우린 북한에 있는 누구에게도 피해를 입히고 싶지 않습니다. 우린 우리에게 또는 세상 어디에도 피해가 발생하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괌에는 우리 교민 4천8백여 명도 거주하고 있습니다.

최근 괌의 긴장된 분위기는 우리 교민들에게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고등학생 셀리나 양은 지난 14일 학교에서 한통의 전자우편을 받았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다음날 등교를 원하지 않는 학생은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통지였습니다.

<인터뷰> 곽 셀리나(괌 교민/12학년) : "만약에 부모님이 우리 아이들과 함께 있고 싶으면 학교에 안와도 된다는 이메일이 왔고요. 부모님이 불안하고 그러니까 같이 있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된다고 했고 만약 학교에 올 거면 간식이랑 물이랑 여벌옷이랑 속옷을 다 챙겨오라고 했어요."

등교를 하더라도 북한의 괌 주변 포위사격에 대비할 준비물을 챙기라는 안내였습니다.

<인터뷰> 곽 셀리나(괌 교민/12학년) : "만약에 발사하면 24시간 동안 에어컨 없이 있어야 되니까. 그리고 바로 (방사능 물질을) 쏘면 저희 샤워를 해서 옷을 다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어야 된다는 말을 들어서 옷도 그렇게 챙겨오라고... 24시간 있으니까 배고프고 하니까..."

이날 백 여 명의 전교생 가운데 학교에 나온 학생은 서른 명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괌의 북쪽 끝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사드 포대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미군의 긴장된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집니다.

미군의 전략 자산이 밀집해 있는 앤더슨 공군 기지 앞입니다.

제 뒤로는 차량이 드나드는 정문이 있지만 이 정문의 촬 영을 금지할 정도로 이곳은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괌은 아시아태평양 군사력의 허브라 불릴 만큼 미 해군과 공군의 전략 무기들이 집중 배치된 곳입니다.

<녹취> 北 전략군 대변인성명(8월 9일) : "미제의 핵전략폭격기들이 틀고 앉아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 견제하고..."

북한 김정은은 이미 지난 2013년에도 괌을 타격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앤더슨 기지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진 B-1B 랜서 등 전략 폭격기 편대도 배치돼 있습니다.

장거리 폭격기 B-1B는 수시로 출격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크리스토퍼 오키어조(미 공군 중령) : "공중 급유기인 KC-135기와 B-1 폭격기도 보유중입니다. 이를 통해 여기 괌에서 전략적 억제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괌 주변 해상을 포위 사격하겠다는 것은 자신들을 위협하는 미군의 전략 무기들이 발진하는 원점을 위협하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됩니다.

그러나 앤더슨 기지의 미 공군은 괌의 안전은 물론 주변 국가의 안전까지 보장한다고 단언합니다.

<인터뷰> 크리스토퍼 오키어조(미 공군 중령) : "우린 안전하다고 느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 폭격기를 계속 대비시켜 두는 겁니다. 우리 동맹국을 안전하게 하고 적군을 저지하기 위한 겁니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치가 일단 숨고르기를 하는 가운데 괌 주민들도 조금씩 일상의 평온을 되찾아가는 모습입니다.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 곽윤정 씨.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명단을 확인하고 예약 현황을 살피면서 주변 동향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곽윤정(괌 교민/관광업 종사) : "호텔 업종에 일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인보다는 일본인이 캔슬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부킹을 할 때 방이 모자란 상황이었는데 4-5일 남겨놓고 예약이 빠져버려서 방이 남았다고... (그런데) 실질적으로 저희가 생각했던 것처럼 관광 오신 분들은 그 건으로 많은 얘기를 안 하시는 거 같아요."

저녁이 되자 야시장도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요 며칠간 흐르던 긴장감마저 잦아든 모습입니다.

괌의 원주민을 차모로족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그 이름을 딴 차모로야시장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관광객들로 가득합니다.

이곳만 보면 북한 미사일 위협으로 인한 긴장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괌의 한여름 밤을 온전히 즐기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승호(한국인 관광객) : "막상 와보니까 그런 분위기는 전혀 못 느끼고 가족들끼리 평화롭게 즐거운 여행 보내고 있습니다."

에디 칼보 괌 주지사 역시 남북의 창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미국의 태도를 보겠다는 김정은의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인터뷰> 에디 칼보(괌 주지사) : "김정은이 다시 성명을 발표했을 때 늘 그렇듯 강한 어조로 말을 했어요. (하지마) 그 메시지는 분명하죠. ‘공격 행동을 먼저 행하진 않겠다’는 거였어요. 이건 긍정적인 뉴스에요."

또, 실제 괌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거라며 괌의 안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에디 칼보(괌 주지사) : "김정은이 우릴 위협한다 해도 우린 계속 일하러 가고 놀고 학교에 가면서 일상의 삶을 유지해 가야 합니다. 저를 비롯한 정부가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방어할 준비를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들의 삶을 살아가야죠. 우린 열대 천국에서 살고 있어요. 그가 그런 성명을 발표한다고 해도 잠을 못 자거나 하지 않고 계속 우리 삶을 살아야죠."

북한과 미국의 ‘강 대 강’ 대치 속에서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고조됐던 괌.

북한의 위협이 혹시라도 현실화 될지 예의 주시하며 일단 예전의 평온함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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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19 08:38:48
    • 수정2017-08-19 08:48:44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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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도 휴가지로 많이 찾는 미국령 괌이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이 괌 주변 해상에 포위하듯 미사일을 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괌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 전력이 급파되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전략적 배후기지이기도 합니다.

북한 발, 날벼락 같은 소식에 긴장감이 높아진 괌으로 <남북의 창>이 특파원을 급파했습니다.

괌 현지 르포, 최영윤 기잡니다.

<리포트>

<녹취>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 있다."

<녹취> "(북한이 미국을 계속 위협하면) 전 세계가 한 번도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 힘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에 위치한 미국령 괌.

연중 따뜻한 기온과 맑은 공기로 서태평양의 지상 낙원이라 불립니다.

전통 문화와 서구의 영향이 반영된 수많은 유적을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관광 산업이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북한의 괌 해상 포위사격 발언으로 긴장이 극도로 높아진 뒤에도 여전히 관광객들이 괌 해변을 찾고 있습니다.

호텔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지역의 해변입니다.

관광객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입니다.

<인터뷰> 짐(미국인 관광객) : "괜찮아요. 저는 여기가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공격이 발생한다면 여기는 끝나겠지만 한반도에는 더 많은 일이 일어나겠죠."

괌 여행을 예약했던 관광객들도 대부분 예정대로 입국하는 등 대규모 취소 사태도 없었습니다.

<인터뷰> 김명복(한국인 관광객) : "북한이 함부로 핵미사일을 괌에 사격하지는 못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들 여행에는 큰 문제가 없으리라고 보고 이렇게 여행을 왔습니다."

그러나 괌 시내에 들어서자 최근의 긴장된 분위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경제와 관광의 중심지인 타무닝.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다는 대형 수퍼마켓을 찾았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판매대 위의 신문...

북한의 미사일 위협 이후 주요 뉴스는 단연 북한 관련 소식입니다.

북한의 위협에도 괌은 안전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한쪽에선 일부 주민들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생필품을 챙겨두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판매량이 가장 는 것은 다름 아닌 생수.

괌에선 대형 물통을 들고 와 물을 채운 뒤 물 값을 지불하기도 합니다.

물을 사가는 주민 대부분은 집에 물이 충분히 남아있음에도 수시로 마트에 들러 물을 비축해 둔다고 했습니다.

미치씨 역시 꽤 많은 양의 생필품을 미리 사뒀습니다.

<인터뷰> 미치(괌 주민) : "한달치 정도 사뒀어요. 모두가 매우 두려워하고 있어요. 뉴스를 보면, 김정은이 폭탄 공격을 한다고 위협했잖아요. 며칠의 시간을 주겠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모두에게는 충분히 두려운 것이었어요."

김정은의 ‘괌 포위 사격 유보’ 발언이 나온 지난 15일 이후 긴장감은 다소 낮아졌지만, 주민들은 차분한 일상을 유지하면서도 여전히 불안과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리사(괌 주민) : "제 남편이 걱정할 거 없다고 했어요. 여기 군인들이 많다고요. 그래도 여긴 작은 섬이잖아요. 그 전에 2차 세계 대전도 있었잖아요. 하와이에서도 전쟁이 있었고요. 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죠."

집에선 늘 TV 뉴스를 켜놓고 상황을 주시 하고 있다는 데니스 씨 가족.

3남매를 둔 부부는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준비해 둔 비상물품들을 꺼내 취재진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물과 비상식량 등 생필품과 구급약품, 비상행동 수칙 팸플릿, 랜턴까지...

부인 리나 씨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리나(괌 주민) : "생각을 너무 깊이 안하려고 해요. 아이들이 새로운 학년에 올라가기 때문에 이제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생존 물품을 마련해두게 해요. 그래서 물, 크래커 등의 물품들을 학교에 가져가서 어떤 사태라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아이들을 두렵게 하는 게 아니라 대비를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일부에선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집회도 열렸습니다. 참가자들은 불안감을 토로했습니다.

<인터뷰> 괌 주민 :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사람들 마음 속에 여러 생각이 있어요. 북한의 폭탄이 우릴 공격할지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죠."

<인터뷰> 괌 주민 : "우린 북한에 있는 누구에게도 피해를 입히고 싶지 않습니다. 우린 우리에게 또는 세상 어디에도 피해가 발생하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괌에는 우리 교민 4천8백여 명도 거주하고 있습니다.

최근 괌의 긴장된 분위기는 우리 교민들에게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고등학생 셀리나 양은 지난 14일 학교에서 한통의 전자우편을 받았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다음날 등교를 원하지 않는 학생은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통지였습니다.

<인터뷰> 곽 셀리나(괌 교민/12학년) : "만약에 부모님이 우리 아이들과 함께 있고 싶으면 학교에 안와도 된다는 이메일이 왔고요. 부모님이 불안하고 그러니까 같이 있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된다고 했고 만약 학교에 올 거면 간식이랑 물이랑 여벌옷이랑 속옷을 다 챙겨오라고 했어요."

등교를 하더라도 북한의 괌 주변 포위사격에 대비할 준비물을 챙기라는 안내였습니다.

<인터뷰> 곽 셀리나(괌 교민/12학년) : "만약에 발사하면 24시간 동안 에어컨 없이 있어야 되니까. 그리고 바로 (방사능 물질을) 쏘면 저희 샤워를 해서 옷을 다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어야 된다는 말을 들어서 옷도 그렇게 챙겨오라고... 24시간 있으니까 배고프고 하니까..."

이날 백 여 명의 전교생 가운데 학교에 나온 학생은 서른 명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괌의 북쪽 끝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사드 포대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미군의 긴장된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집니다.

미군의 전략 자산이 밀집해 있는 앤더슨 공군 기지 앞입니다.

제 뒤로는 차량이 드나드는 정문이 있지만 이 정문의 촬 영을 금지할 정도로 이곳은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습니다.

괌은 아시아태평양 군사력의 허브라 불릴 만큼 미 해군과 공군의 전략 무기들이 집중 배치된 곳입니다.

<녹취> 北 전략군 대변인성명(8월 9일) : "미제의 핵전략폭격기들이 틀고 앉아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 견제하고..."

북한 김정은은 이미 지난 2013년에도 괌을 타격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앤더슨 기지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알려진 B-1B 랜서 등 전략 폭격기 편대도 배치돼 있습니다.

장거리 폭격기 B-1B는 수시로 출격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크리스토퍼 오키어조(미 공군 중령) : "공중 급유기인 KC-135기와 B-1 폭격기도 보유중입니다. 이를 통해 여기 괌에서 전략적 억제를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괌 주변 해상을 포위 사격하겠다는 것은 자신들을 위협하는 미군의 전략 무기들이 발진하는 원점을 위협하겠다는 의도로도 해석됩니다.

그러나 앤더슨 기지의 미 공군은 괌의 안전은 물론 주변 국가의 안전까지 보장한다고 단언합니다.

<인터뷰> 크리스토퍼 오키어조(미 공군 중령) : "우린 안전하다고 느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 폭격기를 계속 대비시켜 두는 겁니다. 우리 동맹국을 안전하게 하고 적군을 저지하기 위한 겁니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대치가 일단 숨고르기를 하는 가운데 괌 주민들도 조금씩 일상의 평온을 되찾아가는 모습입니다.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 곽윤정 씨.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명단을 확인하고 예약 현황을 살피면서 주변 동향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곽윤정(괌 교민/관광업 종사) : "호텔 업종에 일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인보다는 일본인이 캔슬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부킹을 할 때 방이 모자란 상황이었는데 4-5일 남겨놓고 예약이 빠져버려서 방이 남았다고... (그런데) 실질적으로 저희가 생각했던 것처럼 관광 오신 분들은 그 건으로 많은 얘기를 안 하시는 거 같아요."

저녁이 되자 야시장도 관광객들로 붐빕니다.

요 며칠간 흐르던 긴장감마저 잦아든 모습입니다.

괌의 원주민을 차모로족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그 이름을 딴 차모로야시장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관광객들로 가득합니다.

이곳만 보면 북한 미사일 위협으로 인한 긴장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괌의 한여름 밤을 온전히 즐기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승호(한국인 관광객) : "막상 와보니까 그런 분위기는 전혀 못 느끼고 가족들끼리 평화롭게 즐거운 여행 보내고 있습니다."

에디 칼보 괌 주지사 역시 남북의 창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일단 미국의 태도를 보겠다는 김정은의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인터뷰> 에디 칼보(괌 주지사) : "김정은이 다시 성명을 발표했을 때 늘 그렇듯 강한 어조로 말을 했어요. (하지마) 그 메시지는 분명하죠. ‘공격 행동을 먼저 행하진 않겠다’는 거였어요. 이건 긍정적인 뉴스에요."

또, 실제 괌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거라며 괌의 안전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에디 칼보(괌 주지사) : "김정은이 우릴 위협한다 해도 우린 계속 일하러 가고 놀고 학교에 가면서 일상의 삶을 유지해 가야 합니다. 저를 비롯한 정부가 우리 국민을 보호하고 방어할 준비를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들의 삶을 살아가야죠. 우린 열대 천국에서 살고 있어요. 그가 그런 성명을 발표한다고 해도 잠을 못 자거나 하지 않고 계속 우리 삶을 살아야죠."

북한과 미국의 ‘강 대 강’ 대치 속에서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고조됐던 괌.

북한의 위협이 혹시라도 현실화 될지 예의 주시하며 일단 예전의 평온함을 되찾아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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