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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스페셜] 계급사회 인도…유리천장 두드리는 젊은이들
입력 2017.08.26 (21:47) 수정 2017.08.26 (22:24)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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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사 교과서에서 배운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는 인도 힌두교의 전통적인 카스트 제도에 따른 구분인데요.

인도에는 태어난 지역과 직업, 성에 따라 수천 개의 신분이 존재합니다.

이른바 낮은 카스트인, 소외계층에 대해선 특별한 배려정책을 펴고 있다고는 해도 격차는 여전한데요,

하지만 최근 최하층 출신 대통령의 당선으로 새로운 기대감에 부풀어 있기도 합니다.

아직도 신분제가 세습되는 나라, 인도의 현재를 김종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 북서부 하리야나 누(Nuh) 달리 컷'

수도 뉴델리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농촌 마을입니다.

하늘로 솟은 높은 굴뚝들은 모두 벽돌을 굽는 공장에 설치된 것들입니다.

45도에 가까운 한낮 더위에 벽돌을 굽기 위해 땀을 흘리는 사람들은 모두 하층 카스트 출신입니다.

<인터뷰> 브히야 람(23살/공장 직원) : "한달 월급(26만원)으로는 생활이 어렵습니다.저는 대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고향의 농장에서 나오는 수확물 없이는 생존자체가 힘든 상황입니다."

상당수 벽돌공은 가족과 함께 임시 거처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들판 한 가운데에 위치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이라 자녀 교육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락시만(공장 직원) : "전기 공급이 되지 않아 태양광 발전판을 사서 낮에 해가 있을때 충전을 하고 있습니다.저녁에 전기가 필요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일이 바쁠때는 10대 아이들도 부모를 도와야 합니다.

<인터뷰> 라자니(13살) : "진흙이 자정쯤에 준비가 되니까 새벽에 우리는 벽돌을 틀로 만들어야 하고 한낮 제일 더울 때 이것을 말려야 합니다."

하층 카스트들의 고된 노동은 도심에서도 쉽게 볼수 있습니다.

새벽부터 야외 빨래터가 분주합니다.

'도비왈라'라고 불리는 빨래꾼들이 자신의 세탁 구역에 물을 채우고 초벌 빨래를 하고 있습니다.

32살 람씨은 4대째 빨래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조상에게 수드라 계층에 속하는 신분과 일터를 물려받았습니다.

<인터뷰> 람(4대째 빨래꾼) :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로 물려받은 일인데 빨랫감을 받는 담당구역까지 함께 물려받습니다."

하지만, 180년 전에 지어진 공동 빨래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한때 5천 명에 이르던 빨래꾼들이 4천명 정도로 크게 줄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또 더 나은 직업을 찾기 위해 떠나는 것입니다.

<인터뷰> 로브쿠시(14살) : "저는 이 힘든 빨래터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좋은 교육을 받은 뒤 다른 직업을 갖고 싶습니다."

이처럼 하나둘 일손이 떠나가는 전통 빨래터의 모습은 경제성장과 함께 급속하게 허물어져 가는 인도 신분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층 카스트 젊은이들은 근처 공장 일자리를 더 선호합니다.

자신의 출신배경이나 가족을 잊고 일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빈민촌 출신인 오시크씨는 가방 만드는 회사를 차렸습니다.

하층 카스트 출신들을 채용해 사업을 일군 것입니다.

<인터뷰> 오시크(28살) : "저와 직원들은 모두 같은 동네(다라비)출신이라서 여기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빈민촌 출신인 키샨씨도 무역업으로 성공했습니다.

진흙 공예품을 파는 가게를 차렸고, 최근에는 해외 수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키샨(상점 주인) : "진흙으로 만든 전통 램프를 판매하고 있는데, 색칠을 하고 깔끔하게 한 뒤포장해서 해외 구매처로 보냅니다."

인도 전체 인구에서 하위 카스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80% 정도, 정부는 이들을 위한 각종 우대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국립대학에서는 이들을 40%이상 우선 선발해야합니다.

중앙 공무원을 선발할 때도 하층 카스트 출신을 49%이상 뽑도록 법에 규정돼있습니다.

비하르의 하층 카스트 출신인 나빈 쿠마르씨는 이런 제도를 통해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인터뷰> 나빈 쿠마르(26살) : "저는 낮은 카스트 출신 할당제 덕분에 이 대학에 입학 할 수 있었습니다. 이같은 정책이 없었다면 저는 이 학교에 다닐수 없었을 것입니다.(학교안에서는)신분 차별을 경험하지 않고 생활합니다."

하지만,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상위 카스트들은 입학 우대 정책이야 말로 역차별이라면서,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인도 대통령 선거에서 이른바 '불가촉천민' 출신이 당선된 것은 최근 사회 변화상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입니다.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은 최하층 카스트 이른바 '달리트' 출신입니다.

대선 결과에 대해 현지 언론은 상층 카스트에 치중해온 인도국민당의 변화상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곳은 대통령집무실을 비롯해 정부 관청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인데요.

의원내각제인 인도에서도 대통령의 상징성이 큰 만큼 신분제 사회에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도 대통령의 출신 배경때문인지 사회 변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인터뷰> 반시카(시민) : "(새 대통령은)가난한 사람이 인도에서 어떤 고통을 겪어왔는지 알기 때문에 그가 정부를 위해 많은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새 대통령이 일찌감치 출세한데다, 과거 종교적 발언을 통해 보수적인 성향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디 총리를 비롯해 정부 핵심 인사들의 힌두 민족주의노선과 현 사회 체계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인터뷰> 티와리 : "(신분차별문제와 관련)지금까지 새 대통령의 어떠한 기여도 찾아볼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정치인'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인도 사회는 최근 도시 중심의 산업사회로 재편되면서, 같은 카스트 출신 중에서도 직업과 경제력에 따른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신분차별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전통적 신분차별을 극복하려 노력하는 인도 젊은이들, 급속한 산업화 시대를 맞아 경제양극화 문제가 새로운 장애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델리에서 김종수입니다.
  • [특파원 스페셜] 계급사회 인도…유리천장 두드리는 젊은이들
    • 입력 2017-08-26 22:12:06
    • 수정2017-08-26 22:24:22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멘트>

세계사 교과서에서 배운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는 인도 힌두교의 전통적인 카스트 제도에 따른 구분인데요.

인도에는 태어난 지역과 직업, 성에 따라 수천 개의 신분이 존재합니다.

이른바 낮은 카스트인, 소외계층에 대해선 특별한 배려정책을 펴고 있다고는 해도 격차는 여전한데요,

하지만 최근 최하층 출신 대통령의 당선으로 새로운 기대감에 부풀어 있기도 합니다.

아직도 신분제가 세습되는 나라, 인도의 현재를 김종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도 북서부 하리야나 누(Nuh) 달리 컷'

수도 뉴델리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농촌 마을입니다.

하늘로 솟은 높은 굴뚝들은 모두 벽돌을 굽는 공장에 설치된 것들입니다.

45도에 가까운 한낮 더위에 벽돌을 굽기 위해 땀을 흘리는 사람들은 모두 하층 카스트 출신입니다.

<인터뷰> 브히야 람(23살/공장 직원) : "한달 월급(26만원)으로는 생활이 어렵습니다.저는 대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고향의 농장에서 나오는 수확물 없이는 생존자체가 힘든 상황입니다."

상당수 벽돌공은 가족과 함께 임시 거처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들판 한 가운데에 위치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이라 자녀 교육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락시만(공장 직원) : "전기 공급이 되지 않아 태양광 발전판을 사서 낮에 해가 있을때 충전을 하고 있습니다.저녁에 전기가 필요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일이 바쁠때는 10대 아이들도 부모를 도와야 합니다.

<인터뷰> 라자니(13살) : "진흙이 자정쯤에 준비가 되니까 새벽에 우리는 벽돌을 틀로 만들어야 하고 한낮 제일 더울 때 이것을 말려야 합니다."

하층 카스트들의 고된 노동은 도심에서도 쉽게 볼수 있습니다.

새벽부터 야외 빨래터가 분주합니다.

'도비왈라'라고 불리는 빨래꾼들이 자신의 세탁 구역에 물을 채우고 초벌 빨래를 하고 있습니다.

32살 람씨은 4대째 빨래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조상에게 수드라 계층에 속하는 신분과 일터를 물려받았습니다.

<인터뷰> 람(4대째 빨래꾼) :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로 물려받은 일인데 빨랫감을 받는 담당구역까지 함께 물려받습니다."

하지만, 180년 전에 지어진 공동 빨래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한때 5천 명에 이르던 빨래꾼들이 4천명 정도로 크게 줄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또 더 나은 직업을 찾기 위해 떠나는 것입니다.

<인터뷰> 로브쿠시(14살) : "저는 이 힘든 빨래터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좋은 교육을 받은 뒤 다른 직업을 갖고 싶습니다."

이처럼 하나둘 일손이 떠나가는 전통 빨래터의 모습은 경제성장과 함께 급속하게 허물어져 가는 인도 신분제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층 카스트 젊은이들은 근처 공장 일자리를 더 선호합니다.

자신의 출신배경이나 가족을 잊고 일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빈민촌 출신인 오시크씨는 가방 만드는 회사를 차렸습니다.

하층 카스트 출신들을 채용해 사업을 일군 것입니다.

<인터뷰> 오시크(28살) : "저와 직원들은 모두 같은 동네(다라비)출신이라서 여기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빈민촌 출신인 키샨씨도 무역업으로 성공했습니다.

진흙 공예품을 파는 가게를 차렸고, 최근에는 해외 수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키샨(상점 주인) : "진흙으로 만든 전통 램프를 판매하고 있는데, 색칠을 하고 깔끔하게 한 뒤포장해서 해외 구매처로 보냅니다."

인도 전체 인구에서 하위 카스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80% 정도, 정부는 이들을 위한 각종 우대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국립대학에서는 이들을 40%이상 우선 선발해야합니다.

중앙 공무원을 선발할 때도 하층 카스트 출신을 49%이상 뽑도록 법에 규정돼있습니다.

비하르의 하층 카스트 출신인 나빈 쿠마르씨는 이런 제도를 통해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인터뷰> 나빈 쿠마르(26살) : "저는 낮은 카스트 출신 할당제 덕분에 이 대학에 입학 할 수 있었습니다. 이같은 정책이 없었다면 저는 이 학교에 다닐수 없었을 것입니다.(학교안에서는)신분 차별을 경험하지 않고 생활합니다."

하지만,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상위 카스트들은 입학 우대 정책이야 말로 역차별이라면서,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인도 대통령 선거에서 이른바 '불가촉천민' 출신이 당선된 것은 최근 사회 변화상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입니다.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은 최하층 카스트 이른바 '달리트' 출신입니다.

대선 결과에 대해 현지 언론은 상층 카스트에 치중해온 인도국민당의 변화상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곳은 대통령집무실을 비롯해 정부 관청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인데요.

의원내각제인 인도에서도 대통령의 상징성이 큰 만큼 신분제 사회에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도 대통령의 출신 배경때문인지 사회 변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인터뷰> 반시카(시민) : "(새 대통령은)가난한 사람이 인도에서 어떤 고통을 겪어왔는지 알기 때문에 그가 정부를 위해 많은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새 대통령이 일찌감치 출세한데다, 과거 종교적 발언을 통해 보수적인 성향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모디 총리를 비롯해 정부 핵심 인사들의 힌두 민족주의노선과 현 사회 체계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인터뷰> 티와리 : "(신분차별문제와 관련)지금까지 새 대통령의 어떠한 기여도 찾아볼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정치인'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인도 사회는 최근 도시 중심의 산업사회로 재편되면서, 같은 카스트 출신 중에서도 직업과 경제력에 따른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신분차별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전통적 신분차별을 극복하려 노력하는 인도 젊은이들, 급속한 산업화 시대를 맞아 경제양극화 문제가 새로운 장애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델리에서 김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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