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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희 “50년지기 조동진, 레너드 코헨 좋아하던 내 친구”
입력 2017.08.28 (15:45) 연합뉴스
"(조)동진이와 1967년 처음 만났어요. 무명 시절, 제가 레너드 코헨 LP를 들고 가서 함께 밤새도록 듣던 기억이 나요. 그 음악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그 친구는 레너드 코헨 스타일로 끝까지 갔죠."

쎄시봉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장희(70)는 50년 지기 동갑내기 친구 조동진의 별세 소식에 "최인호(소설가) 형에 이어 정말 친한 친구가 떠났다. 가슴이 미어진다"고 마음 아파했다.

잠시 미국 알래스카에 머물고 있다는 그는 28일 연합뉴스와 국제 전화에서 "동진이의 형과 나의 삼촌이 군대 동기여서 음악 좋아하던 우리도 자연스럽게 친구가 됐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제가 198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고서 동진이가 유명해졌어요. 1985년쯤인가 조영남, 김중만(사진작가)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놀러 와서 3개월을 단칸방에서 같이 지내기도 했죠. 제가 미국에서 운영하던 로즈가든에서 한상원(기타리스트)까지 와서 함께 노래하던 추억도 있어요."

이장희는 "나는 음악적으로 이런, 저런 장르를 왔다 갔다 했지만 동진이는 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한 길로 죽 가서 자신의 흐름을 만들고 음악적인 성찰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또 여느 음악 친구들과 달리 리더십이 있어 후배들이 많이 따랐다고도 했다.

"동진이는 보스, 두목 기질이 있었어요. 정원영을 비롯해 후배 뮤지션들이 '형, 형' 하면서 따랐고 하나음악도 이끌었죠. 여느 뮤지션들에게선 찾기 힘든 면인데 독특했어요."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한 이장희가 2004년 울릉도에 정착하고, 조동진이 오랜 시간 제주도에 머물렀지만 두 사람은 간간이 만나 술잔도 기울였다고 한다.

이장희는 "4~5년 전쯤 오랜만에 동진이를 보려고 제주에 갔다"며 "소주잔을 기울이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때 몸이 안 좋은지 얼굴이 좀 부어있었는데 작년에 일산에서 만났을 때는 맥주를 딱 한 잔만 하고는 안 마시더라. 그런데 두세 달 전 정원영, 송홍섭과 만났을 때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중만이 연락이 와서 치료비를 돕자고 해 그러자고 한 것이 한 달 반 전"이라며 "9월 중순 미국에서 들어가면 만나려고 했는데 황망할 뿐이다. 정말 아까운 친구다"고 안타까워했다.

1970년대 조동진이 작곡한 '마지막 노래'('다시 부르는 노래'로 제목이 바뀜)와 '긴 다리 위에 석양이 걸릴 때'를 부른 1세대 포크가수 서유석도 "아까운 사람이 떠났다"고 말했다. 조동진은 1979년 1집 '조동진'을 내기 전, 작곡가로 이름을 알렸고 그중 '마지막 노래'는 1970년대 포크계의 대표적인 명곡으로 꼽힌다.

그는 통화에서 "당시 '마지막 노래'는 마지막이란 표현이 시대를 우롱한다고 해서 금지당했다"며 "이후 이수만 씨가 발표할 때 '다시 부르는 노래'로 심의를 통과하면서 그 제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곡을 부르면서 상당히 차분하면서도 냉정한 사람, 강한 사람이라고 느꼈다"며 "당시 한대수, 김민기 씨가 직설적인 자기표현을 했다면, 조동진 씨는 부드러운 것이 더 강하다는 말처럼 은유를 통해 섬세하게 다듬어 표현했다. 외유내강형이었고, 진짜 지성인이었다"고 덧붙였다.

서유석은 또 조동진과 처음 만났을 때의 우연한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조동진은 조긍하 영화감독님의 아들이었는데 고생도 많이 했다"며 "1970~1971년쯤, 내가 서대문구 창천동에 살 때 하루는 동네 아주머니가 기타 치는 총각이 창천 아파트 단칸방에 사는데 며칠째 안 내려온다고 했다. 올라가 봤더니 한 청년이 있었는데 조동진인지도 몰랐다. 함께 내 방으로 와서 밥 먹고 음악 얘기를 한 것이 첫 만남"이라고 말했다.

또 "조동진 씨와 만난 것은 10년도 더 됐는데 5~6년 전 건강이 좀 안 좋다는 얘긴 들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날 줄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후배 음악인들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애도했다.

윤종신은 "조동진 형님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라고 명복을 빌었다.

이승환도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주위 동료들을 통해 크디큰 분이었음을, 드넓은 분이었음을, 누구라도 존경할 수밖에 없는 그 인품과 음악에 대해 들었습니다"라며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공연을 앞두시고 부디 영면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추모했다.

가수 박기영은 "존경하는 조동진 선배님이 명복을 빕니다"라고, 배우 최명길은 "항상 내 마음속의 휴식과 같은 음악이었는데. 멋진 음악인"이라고 애도했다.
  • 이장희 “50년지기 조동진, 레너드 코헨 좋아하던 내 친구”
    • 입력 2017-08-28 15:45:21
    연합뉴스
"(조)동진이와 1967년 처음 만났어요. 무명 시절, 제가 레너드 코헨 LP를 들고 가서 함께 밤새도록 듣던 기억이 나요. 그 음악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그 친구는 레너드 코헨 스타일로 끝까지 갔죠."

쎄시봉 출신 싱어송라이터 이장희(70)는 50년 지기 동갑내기 친구 조동진의 별세 소식에 "최인호(소설가) 형에 이어 정말 친한 친구가 떠났다. 가슴이 미어진다"고 마음 아파했다.

잠시 미국 알래스카에 머물고 있다는 그는 28일 연합뉴스와 국제 전화에서 "동진이의 형과 나의 삼촌이 군대 동기여서 음악 좋아하던 우리도 자연스럽게 친구가 됐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제가 198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가고서 동진이가 유명해졌어요. 1985년쯤인가 조영남, 김중만(사진작가)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놀러 와서 3개월을 단칸방에서 같이 지내기도 했죠. 제가 미국에서 운영하던 로즈가든에서 한상원(기타리스트)까지 와서 함께 노래하던 추억도 있어요."

이장희는 "나는 음악적으로 이런, 저런 장르를 왔다 갔다 했지만 동진이는 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한 길로 죽 가서 자신의 흐름을 만들고 음악적인 성찰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또 여느 음악 친구들과 달리 리더십이 있어 후배들이 많이 따랐다고도 했다.

"동진이는 보스, 두목 기질이 있었어요. 정원영을 비롯해 후배 뮤지션들이 '형, 형' 하면서 따랐고 하나음악도 이끌었죠. 여느 뮤지션들에게선 찾기 힘든 면인데 독특했어요."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한 이장희가 2004년 울릉도에 정착하고, 조동진이 오랜 시간 제주도에 머물렀지만 두 사람은 간간이 만나 술잔도 기울였다고 한다.

이장희는 "4~5년 전쯤 오랜만에 동진이를 보려고 제주에 갔다"며 "소주잔을 기울이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때 몸이 안 좋은지 얼굴이 좀 부어있었는데 작년에 일산에서 만났을 때는 맥주를 딱 한 잔만 하고는 안 마시더라. 그런데 두세 달 전 정원영, 송홍섭과 만났을 때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중만이 연락이 와서 치료비를 돕자고 해 그러자고 한 것이 한 달 반 전"이라며 "9월 중순 미국에서 들어가면 만나려고 했는데 황망할 뿐이다. 정말 아까운 친구다"고 안타까워했다.

1970년대 조동진이 작곡한 '마지막 노래'('다시 부르는 노래'로 제목이 바뀜)와 '긴 다리 위에 석양이 걸릴 때'를 부른 1세대 포크가수 서유석도 "아까운 사람이 떠났다"고 말했다. 조동진은 1979년 1집 '조동진'을 내기 전, 작곡가로 이름을 알렸고 그중 '마지막 노래'는 1970년대 포크계의 대표적인 명곡으로 꼽힌다.

그는 통화에서 "당시 '마지막 노래'는 마지막이란 표현이 시대를 우롱한다고 해서 금지당했다"며 "이후 이수만 씨가 발표할 때 '다시 부르는 노래'로 심의를 통과하면서 그 제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의 곡을 부르면서 상당히 차분하면서도 냉정한 사람, 강한 사람이라고 느꼈다"며 "당시 한대수, 김민기 씨가 직설적인 자기표현을 했다면, 조동진 씨는 부드러운 것이 더 강하다는 말처럼 은유를 통해 섬세하게 다듬어 표현했다. 외유내강형이었고, 진짜 지성인이었다"고 덧붙였다.

서유석은 또 조동진과 처음 만났을 때의 우연한 인연도 소개했다.

그는 "조동진은 조긍하 영화감독님의 아들이었는데 고생도 많이 했다"며 "1970~1971년쯤, 내가 서대문구 창천동에 살 때 하루는 동네 아주머니가 기타 치는 총각이 창천 아파트 단칸방에 사는데 며칠째 안 내려온다고 했다. 올라가 봤더니 한 청년이 있었는데 조동진인지도 몰랐다. 함께 내 방으로 와서 밥 먹고 음악 얘기를 한 것이 첫 만남"이라고 말했다.

또 "조동진 씨와 만난 것은 10년도 더 됐는데 5~6년 전 건강이 좀 안 좋다는 얘긴 들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날 줄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후배 음악인들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애도했다.

윤종신은 "조동진 형님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라고 명복을 빌었다.

이승환도 "한 번도 뵌 적은 없지만 주위 동료들을 통해 크디큰 분이었음을, 드넓은 분이었음을, 누구라도 존경할 수밖에 없는 그 인품과 음악에 대해 들었습니다"라며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공연을 앞두시고 부디 영면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추모했다.

가수 박기영은 "존경하는 조동진 선배님이 명복을 빕니다"라고, 배우 최명길은 "항상 내 마음속의 휴식과 같은 음악이었는데. 멋진 음악인"이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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