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잃게 한 끔찍한 살인사건들…‘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

입력 2017.09.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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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일어나는 살인, 강도, 성폭력 등 강력사건은 3만 5천여 건. 그중 살인사건은 2015년 기준 9백 50여 건이다.

범죄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PTSD(외상 후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것은 물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많다.

KBS '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9일 밤 10시 10분, 1TV)는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게 한 살인사건들을 다시 되짚어 본다.

아내와 두 아이를 잃게 한 '충남 서천 카센터 살인사건'


2004년 5월 2일 일요일 새벽, 충청남도 서천군의 한 카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순식간에 번져 미처 손을 쓸 새도 없이 불과 30여 분 만에 점포 5개가 들어서있던 상가건물 전체를 태웠다.

화재 소식을 들은 카센터 여주인의 남편이 급하게 현장을 찾았지만, 두 눈에 펼쳐진 광경은 처참했다. 불이 시작된 카센터 건물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성인 여성 한 명과 어린아이 두 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그런데 사건 이후 수상한 점이 발견됐다. 카센터에서 발견된 성인 여성의 시신이 카센터 여주인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웃에 사는 농기계점 사장은 "불이 나기 전 자신의 아내가 아이를 좀 봐달라는 카센터 여주인의 전화를 받고 나갔는데 그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전자 분석 결과 성인여성의 시신은 이웃에 사는 농기계점 사장의 아내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카센터 주인의 아내는 어디로 간 걸까.

사라진 카센터 여주인은 화재 발생 8일 후, 인근 농수로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인은 '흉기에 의한 경동맥 관통'이었다. 전문가들은 범인이 날카로운 흉기로 급소를 찌르고 물에 밀어 넣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추정했다.

시신이 발견된 비슷한 시각, 경찰서 형사과장과 사회부 기자에게 보내는 의문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여기에는 카센터 여주인과 농기계점 사장의 아내가 자신을 차지하기 위해 싸움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살인까지 일어났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는 카센터 여주인의 시신에 남겨진 칼자국과 편지뿐이었다. 그러나 편지에서도 지문 등 범인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13년이 흐른 지금까지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가장을 잃은 가족들 '대전 택시기사 살인사건'


2006년 4월 11일 아침, 대전광역시의 한 초등학교 인근 이면도로에서 택시 한 대가 발견됐다. 택시 뒷자리에서는 피투성이가 되어 엎드린 채 숨져있는 50대 택시기사 김현태(가명) 씨가 발견됐다. 시신의 상태는 참혹했다. 김 씨의 몸에서 28개가 넘는 칼자국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 증거 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택시 안에서는 피 묻은 발자국 두 개와 부러진 칼날 외에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이 발자국으로 추정한 범인의 체형은 키 약 170cm, 몸무게 약 60kg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경찰은 수사 도중 이상한 목격담을 듣는다. 사건 당일 아침, 피 묻은 옷을 입고 세탁소를 찾아온 남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남성의 인상착의는 키 170cm 정도의 왜소한 체격이었다. 이는 발자국으로 추정한 용의자의 외형과 유사했다.

하지만 경찰의 추적에도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고 있다.

남은 가족의 슬픔 '울산 단란주점 사건'


2001년 7월 4일 새벽, 울산의 한 지하 단란주점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주점에선 여성 2명이 고통과 공포 속에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여러 차례 칼에 찔린 채 피투성이가 된 단란주점 주인 김은아(가명) 씨와 종업원 최지혜(가명) 씨다. 급히 경찰이 출동했지만 두 사람은 결국 숨을 거뒀다.

숨진 두 피해자의 사인은 모두 '실혈사(많은 양의 피가 빠져나가 사망)'. 두 사람은 내부 장기가 밖으로 유출될 정도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주점 주인 김 씨는 깊숙하게 대동맥이 절단된 상처를 비롯해 3곳에 칼에 찔린 흔적이 있었고, 종업원 최 씨의 몸에서도 8개의 흉기자국이 발견됐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김 씨는 이혼 후 아이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려 열심히 돈을 벌었다고 한다. 또한, 김 씨의 형제들은 그의 동거인이 범인일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유는 동거인이 김 씨에게 지속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돈을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김 씨의 동거인을 수사하던 중 사건의 새로운 정황을 포착했다. 사건이 일어나기 약 30분 전까지 주점에서 술을 마셨다는 단골손님이 있었고, 그가 계산하고 나갈 때 주점에 20대로 보이는 남성 세 명이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시신에 남겨진 상흔들을 볼 때 범행에 사용된 흉기가 4개였을 거라고 추정했다. 둔기 1개와 양날검(날이 2개 있는 칼) 1개, '과일칼'같이 날이 하나밖에 없는 외날검 1개, 톱니가 달린 검 1개였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단독범행이 아닌 2명 이상의 범인이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명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도주한 범인을 법 과학을 통해 다시 추적해본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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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을 잃게 한 끔찍한 살인사건들…‘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
    • 입력 2017-09-08 17: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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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일어나는 살인, 강도, 성폭력 등 강력사건은 3만 5천여 건. 그중 살인사건은 2015년 기준 9백 50여 건이다.

범죄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PTSD(외상 후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것은 물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중고를 겪는 경우가 많다.

KBS '강력반 X파일 끝까지 간다'(9일 밤 10시 10분, 1TV)는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게 한 살인사건들을 다시 되짚어 본다.

아내와 두 아이를 잃게 한 '충남 서천 카센터 살인사건'


2004년 5월 2일 일요일 새벽, 충청남도 서천군의 한 카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순식간에 번져 미처 손을 쓸 새도 없이 불과 30여 분 만에 점포 5개가 들어서있던 상가건물 전체를 태웠다.

화재 소식을 들은 카센터 여주인의 남편이 급하게 현장을 찾았지만, 두 눈에 펼쳐진 광경은 처참했다. 불이 시작된 카센터 건물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성인 여성 한 명과 어린아이 두 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그런데 사건 이후 수상한 점이 발견됐다. 카센터에서 발견된 성인 여성의 시신이 카센터 여주인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웃에 사는 농기계점 사장은 "불이 나기 전 자신의 아내가 아이를 좀 봐달라는 카센터 여주인의 전화를 받고 나갔는데 그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전자 분석 결과 성인여성의 시신은 이웃에 사는 농기계점 사장의 아내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카센터 주인의 아내는 어디로 간 걸까.

사라진 카센터 여주인은 화재 발생 8일 후, 인근 농수로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인은 '흉기에 의한 경동맥 관통'이었다. 전문가들은 범인이 날카로운 흉기로 급소를 찌르고 물에 밀어 넣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추정했다.

시신이 발견된 비슷한 시각, 경찰서 형사과장과 사회부 기자에게 보내는 의문의 편지가 날아들었다. 여기에는 카센터 여주인과 농기계점 사장의 아내가 자신을 차지하기 위해 싸움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살인까지 일어났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는 카센터 여주인의 시신에 남겨진 칼자국과 편지뿐이었다. 그러나 편지에서도 지문 등 범인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수사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13년이 흐른 지금까지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가장을 잃은 가족들 '대전 택시기사 살인사건'


2006년 4월 11일 아침, 대전광역시의 한 초등학교 인근 이면도로에서 택시 한 대가 발견됐다. 택시 뒷자리에서는 피투성이가 되어 엎드린 채 숨져있는 50대 택시기사 김현태(가명) 씨가 발견됐다. 시신의 상태는 참혹했다. 김 씨의 몸에서 28개가 넘는 칼자국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범인을 잡기 위해 증거 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택시 안에서는 피 묻은 발자국 두 개와 부러진 칼날 외에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이 발자국으로 추정한 범인의 체형은 키 약 170cm, 몸무게 약 60kg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 날, 경찰은 수사 도중 이상한 목격담을 듣는다. 사건 당일 아침, 피 묻은 옷을 입고 세탁소를 찾아온 남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남성의 인상착의는 키 170cm 정도의 왜소한 체격이었다. 이는 발자국으로 추정한 용의자의 외형과 유사했다.

하지만 경찰의 추적에도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고 있다.

남은 가족의 슬픔 '울산 단란주점 사건'


2001년 7월 4일 새벽, 울산의 한 지하 단란주점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주점에선 여성 2명이 고통과 공포 속에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여러 차례 칼에 찔린 채 피투성이가 된 단란주점 주인 김은아(가명) 씨와 종업원 최지혜(가명) 씨다. 급히 경찰이 출동했지만 두 사람은 결국 숨을 거뒀다.

숨진 두 피해자의 사인은 모두 '실혈사(많은 양의 피가 빠져나가 사망)'. 두 사람은 내부 장기가 밖으로 유출될 정도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주점 주인 김 씨는 깊숙하게 대동맥이 절단된 상처를 비롯해 3곳에 칼에 찔린 흔적이 있었고, 종업원 최 씨의 몸에서도 8개의 흉기자국이 발견됐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김 씨는 이혼 후 아이들에게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려 열심히 돈을 벌었다고 한다. 또한, 김 씨의 형제들은 그의 동거인이 범인일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유는 동거인이 김 씨에게 지속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돈을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김 씨의 동거인을 수사하던 중 사건의 새로운 정황을 포착했다. 사건이 일어나기 약 30분 전까지 주점에서 술을 마셨다는 단골손님이 있었고, 그가 계산하고 나갈 때 주점에 20대로 보이는 남성 세 명이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시신에 남겨진 상흔들을 볼 때 범행에 사용된 흉기가 4개였을 거라고 추정했다. 둔기 1개와 양날검(날이 2개 있는 칼) 1개, '과일칼'같이 날이 하나밖에 없는 외날검 1개, 톱니가 달린 검 1개였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단독범행이 아닌 2명 이상의 범인이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 명의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도주한 범인을 법 과학을 통해 다시 추적해본다.

[프로덕션2] 문경림 kbs.petit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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