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종호 교수(세한대학교) “박성진 장관 후보자 버티기 어려울 듯…김명수 부결시 국민의당 역풍에 직면” ②

입력 2017.09.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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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9월 14일(목요일)
□ 출연자 : 배종호 교수(세한대학교)



“박성진 장관 후보자 버티기 어려울 듯…김명수 부결시 국민의당 역풍에 직면”

[윤준호]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가 '부적격' 의견으로 채택됐습니다. 한마디로 국회에선 낙제점을 받은 건데요. 국무위원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의 국회 인준 부결에 이어 박성진 후보자까지 낙마 위기에 오르면서 청와대 인사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세한대학교 배종호 교수, 전화 연결해 자세한 말씀 나눠 봅니다. 배종호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배종호] 네, 배종호입니다.

[윤준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름도 참 기네요. 박성진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부적격 의견을 채택했는데, 부적격이라는 건 적임자가 아니라는 뜻이죠?

[배종호]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박성진 장관 후보자, 장관직을 맡기기는 부적합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인사청문회법상 대통령이 행정부 고위 공직자 임명할 때 국회 판단을 받아야 하지 않습니까? 국회 검증 절차를 거쳐서 행정부를 견제하려는 제도적 장치 때문인데요. 국회에서 사실상 말씀하신 대로 불합격 판정을 내린 것입니다. 이례적인 것은, 사실상 여당이 이러한 부적격에 묵인 또는 방조를 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민주당 홍익표 간사 한 명만 남겨 놓고 표결 직전에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해서 표결 없이 부적격 보고서가 채택된 것입니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민주당까지 박성진 장관 후보자가 장관으로서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인데요.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됐습니다.

[윤준호]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도 부적격에 사실상 동의한 셈인데, 부적격 채택의 이유, 보고서에서는 뭐라고 지적하고 있습니까?

[배종호] 크게 네 가지를 문제 삼았습니다. 역사관, 종교적 편향성, 전문성, 도덕성. 그래서 박성진 장관 후보자의 거의 모든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역사관과 관련해서는 건국과 경제성장을 둘러싼 문제 또 뉴라이트 관련 인사들을 세미나에 초청하거나 추천한 것은 책임성이 부족한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종교적인 편향성과 관련해서는 신자들의 다양한 분야 진출을 주장하는 등 장관으로서 업무 수행을 하는 데 있어서 종교적인 중립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청문회 과정에서 서로 모순된 입장을 계속 취하는 등 정직성도 부족했고 소신도 부족했다고 따끔히 일침을 가했습니다. 전문성과 관련해서는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할 만한 행정 경험과 전문성, 정무적 감각이 부족하다고 적시했습니다. 도덕성과 관련해서도 아파트 취득 과정에서 다운계약서 작성으로 실정법을 위반했다는 여러 가지 점들을 지적했습니다.

[윤준호] 한마디로 너무 심하다고 할 정도까지 평가가 박하게 나온 셈인데요. 공이 청와대로 넘어간 거라고 볼 수 있고 이 부분이 자칫 당청 갈등으로까지 번질 우려는 없겠습니까?

[배종호] 지금 형식적으로 보면 당청 간에 분명히 이견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지금 민주당 정부 여당이 청와대 입장에 이견을 보인 모습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그렇지만 사실상 민주당을 친문 세력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부적격 결론이 내려진 걸 당청 간의 갈등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고 오히려 여당인 민주당이 대통령의 선택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만약에 박성진 후보자 문제로 여야 간에 대결이 심화될 경우에 앞으로 정국이 경색되고 전면전으로 가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를 국회에서 임명동의안 통과시키기가 굉장히 어렵게 되고 그렇게 되면 전체 여권의 국정운영 동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당에서 먼저 손을 쓴 것으로 그렇게 해석이 됩니다. 다만 최근 잇단 고위 공직자 인사와 관련해서 민주당인 여당 내에서도 굉장히 불만이 많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또 청와대 인사 라인 그리고 검증 시스템에도 문제가 많다는 의견이 민주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윤준호] 방금 말씀해 주신 부분, 여당 내에서도 청와대 인사 라인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부분, 박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그전부터 청와대의 핵심 인사들과 연결됐다거나 친문 세력이라든지 진보 혁신 세력도 아닌데 어떻게 보면 이번에 문제가 됐던 것처럼 역사관이 이승만, 박정희 정권에 대해서 동의하거나 찬성하는 입장이고 이런 식이었는데 이러한 사람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검증을 한다는 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지 않았는가 하는 비판이 나오는 것 아닙니까?

[배종호] 네. 그런 말씀도 상당히 일리가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청와대 입장에서는 장관 후보자를 인선하는 데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크게는 두 가지입니다. 중소벤처기업가들 가운데에서 골라야 되는데 기본적으로 청문회를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다들 고사를 했다는 것입니다.
[윤준호] 웬만한 사람들은요?

[배종호] 그렇죠. 그리고 백지신탁을 해야 되거든요. 기업가들 같은 경우에...

[윤준호] 백지신탁이 그거죠? 기업인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이라든지 자기 재산을 갖다가 이해 충돌이 되지 않도록 검증해서 어디에 맡겨 두라는 제도죠?

[배종호] 그렇습니다. 본인이나 배우자, 직계 자녀들의 경우에 만약에 3000만 원 이상의 주식이 있다면 말씀하신 대로 이해 충돌 차원에서 그걸 다 처분해야 됩니다. 따라서 기업가들 같은 경우에 자기의 기업을 사실상 포기해야 되는 문제가 나오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모두들 고사해서 대타를 찾기에 굉장히 어려웠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윤준호] 후보 찾기가 많이 힘들었다는 거군요. 일단 청와대로 공이 넘어갔으니까 청와대가 할 수 있는 건 2개겠네요. 하나는 부적격 청문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하든지 지명을 철회하든지 둘 중 하나겠죠. 어떻게 할 것 같습니까?

[배종호] 그런 방법도 있지만, 또 하나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는 문제도 있죠. 현실적으로 국회에서 처리하려면 본회의가 14일 오늘이죠, 그리고 28일 이틀 잡혀 있기 때문에 28일까지는 시간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청와대에서는 서두르지 않고 조금 더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인사청문 보고서가 청와대로 송부돼서 올 때까지는 지켜보겠다는 뜻이군요?

[배종호] 네, 그런 것도 있고 또 하나는 말씀드린 대로...

[윤준호]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이요?

[배종호]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14일과 28일 이틀 잡혀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상당히 시간이 있다는 거죠. 그리고 서두르지 않겠다는 겁니다. 현재까지 벌써 박기영 본부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 최근 고위 공직자들이 6명이나 잇따라 낙마되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박성진 장관 후보자까지 낙마를 하게 될 경우에는 거기에 대한 청와대 부담이 있는 것입니다. 도대체 청와대의 인선 라인은 제대로 검증을 했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상당히 신중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청와대에서 임명 철회를 하거나 강행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에는 모든 것이 대통령의 부담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제가 볼 때는 박성진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윤준호] 그런데 민주당이 어제도 2번이나 산자위에 청문보고서 채택을 연기하면서 시간을 달라고 했던 이유가, 박성진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것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자진 사퇴 안 했잖아요.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까?

[배종호] 말씀하신 대로 당초 어제 오전에 산자위 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어제 오후로 연기됐지 않습니까? 결국 이렇게 민주당이 연기한 것은 이 연기 과정에서 박성진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겠습니까? 압박해서 결국 대통령의 부담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뜻임에도 불구하고 말씀하신 대로 박성진 후보자가 버텼다는 말입니다. 결국 부적격 채택이 됐는데 그러면 앞으로 박성진 후보자가 계속 버틸 것인가와 관련해서 저는 버티기 어렵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청문회 과정에서도 국회 청문회 뜻을 따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민주당까지 부적격 결론에 동의한 상황인데 본인이 버티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박성진 후보자 입장에서는 청와대에서 어떤 사인을 줄 것을 기다릴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청와대에서 계속 버티라는 사인을 주지 않는다면 결국 본인이 자진 사퇴하는 쪽으로 선택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윤준호] 어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 이틀째 인사청문회가 열렸죠? 아무래도 이념적으로 편향됐는가, 이 부분이 가장 쟁점이었을 것 같은데, 어떤 내용들이 다뤄졌습니까?

[배종호] 말씀하신 대로 어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청문회 이틀째 날도 역시 정치적, 이념적 편향성 문제와 사법부 독립 문제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여야 간 정반대 시각을 보여줬는데요. 보수 야당 국회의원들은 참여정부 시절에 우리법연구회 출신들이 사법부 주요 자리를 다 장악했다, 그런데 이제는 국제인권법연구회 그리고 민변, 참여연대 연합이 사법 권력 장악을 하려고 한다고 공격했습니다. 그런데 김명수 후보자 같은 경우에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맡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 김명수 후보자는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우리법연구회 후신이 아니다, 그리고 참여정부 시절에 오히려 본인이 불이익을 받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념적 편향성과 관련해서는 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 판결, 원세훈 전 국정원장 2심 실형 선고 등을 우리법연구회 그리고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주도했다고 보수 야당 의원들은 지적을 했고요. 여기에 대해서 김명수 후보자는 그것은 법관들 각자가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원세훈 전 원장 2심 부장판사가 국제인권법연구회 판사인지 자신은 몰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보수 야당 국회의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 과연 사법부 독립을 지켜낼 수 있는가 하고 계속 공격을 했고 여기에 대해서 김명수 후보자는 나는 충분히 사법부 독립을 지킬 의지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윤준호] 일단 어제까지 이틀 동안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나서 더불어민주당은 찬성 그리고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역시 반대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캐스팅보트는 국민의당이 쥐고 있는 거죠?

[배종호]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번에도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쥘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서영교 무소속 의원이 합류해서 민주당이 121석으로 늘었지만 모두 합쳐도 130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과반에는 크게 못 미치지 않습니까? 따라서 40석의 국민의당 도움을 받아야 됩니다. 현재 국민의당은 김명수 후보자를 통과시킬 것인지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다면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윤준호] 오늘 의총에서 많이 논의한다는 거죠?

[배종호] 그렇습니다. 오늘 의총에서 많이 논의한다는 것이고, 다만 찬반양론을 당론으로 정하기보다는 앞으로 소속 의원들 개개인에게 맡기는 자유 투표로 가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자유 투표로 맡길 경우에는 그 결론을 굉장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윤준호] 그렇죠. 앞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 때처럼 부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다는 말과도 동일한 뜻인데요.

[배종호] 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낙마된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까지 낙마될 경우, 국민의당 같은 경우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까? 호남 민심 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또 중보, 중도, 진보 지지 기반을 하고 있는데 따라서 비토가 상당히 쉽지 않아 보이고요. 만약에 이런 과정에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자진 사퇴를 하거나 임명을 철회할 경우에는 결국 국민의당이 계속해서 거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안철수 대표가 강한 야당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원들 자유 투표에 맡기게 되면 결론이 어디로 튈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윤준호] 강철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안철수 대표의 행보도 상당히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다가 또 당의 중진들이 추미애 대표의 땡깡 소리에 많이 격분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민이 깊어지겠네요.

[배종호]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추미애 대표, 땡깡 얘기를 하고 또 골목대장 얘기를 했는데, 다시 또 추미애 대표가 국민의당 달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닙니까? 아무리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다고 해도 국회에서는 의석에 따라서 통과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국민의당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통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박성진 후보자를 결국 포기하더라도 김명수 대법원장을 절대적으로 지켜야 되는 것이 지금 현재 정부 여당의 입장입니다. 만약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낙마되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사법부 개혁 자체가 흔들리고 앞으로 여소야대 정국에서 입법 개혁 과제, 예산안 통과 이런 문제가 계속해서 봉착되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렇죠. 인사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문제가 다 여소야대라는 큰 틀에서 걸려 있으니까요.

[배종호] 네. 결국은 국정운영 전반적인 동력 자체가 크게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박성진 후보자를 포기하면 포기하지 김명수 후보자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따라서 박성진 장관 후보자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키기 위해서 정부 여당, 청와대는 최선을 다할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배종호]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세한대 배종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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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배종호 교수(세한대학교) “박성진 장관 후보자 버티기 어려울 듯…김명수 부결시 국민의당 역풍에 직면” ②
    • 입력 2017-09-14 10:57:35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9월 14일(목요일)
□ 출연자 : 배종호 교수(세한대학교)



“박성진 장관 후보자 버티기 어려울 듯…김명수 부결시 국민의당 역풍에 직면”

[윤준호]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가 '부적격' 의견으로 채택됐습니다. 한마디로 국회에선 낙제점을 받은 건데요. 국무위원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입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의 국회 인준 부결에 이어 박성진 후보자까지 낙마 위기에 오르면서 청와대 인사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세한대학교 배종호 교수, 전화 연결해 자세한 말씀 나눠 봅니다. 배종호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배종호] 네, 배종호입니다.

[윤준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름도 참 기네요. 박성진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부적격 의견을 채택했는데, 부적격이라는 건 적임자가 아니라는 뜻이죠?

[배종호]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박성진 장관 후보자, 장관직을 맡기기는 부적합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인사청문회법상 대통령이 행정부 고위 공직자 임명할 때 국회 판단을 받아야 하지 않습니까? 국회 검증 절차를 거쳐서 행정부를 견제하려는 제도적 장치 때문인데요. 국회에서 사실상 말씀하신 대로 불합격 판정을 내린 것입니다. 이례적인 것은, 사실상 여당이 이러한 부적격에 묵인 또는 방조를 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민주당 홍익표 간사 한 명만 남겨 놓고 표결 직전에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퇴장해서 표결 없이 부적격 보고서가 채택된 것입니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민주당까지 박성진 장관 후보자가 장관으로서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인데요.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됐습니다.

[윤준호]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도 부적격에 사실상 동의한 셈인데, 부적격 채택의 이유, 보고서에서는 뭐라고 지적하고 있습니까?

[배종호] 크게 네 가지를 문제 삼았습니다. 역사관, 종교적 편향성, 전문성, 도덕성. 그래서 박성진 장관 후보자의 거의 모든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역사관과 관련해서는 건국과 경제성장을 둘러싼 문제 또 뉴라이트 관련 인사들을 세미나에 초청하거나 추천한 것은 책임성이 부족한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종교적인 편향성과 관련해서는 신자들의 다양한 분야 진출을 주장하는 등 장관으로서 업무 수행을 하는 데 있어서 종교적인 중립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청문회 과정에서 서로 모순된 입장을 계속 취하는 등 정직성도 부족했고 소신도 부족했다고 따끔히 일침을 가했습니다. 전문성과 관련해서는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할 만한 행정 경험과 전문성, 정무적 감각이 부족하다고 적시했습니다. 도덕성과 관련해서도 아파트 취득 과정에서 다운계약서 작성으로 실정법을 위반했다는 여러 가지 점들을 지적했습니다.

[윤준호] 한마디로 너무 심하다고 할 정도까지 평가가 박하게 나온 셈인데요. 공이 청와대로 넘어간 거라고 볼 수 있고 이 부분이 자칫 당청 갈등으로까지 번질 우려는 없겠습니까?

[배종호] 지금 형식적으로 보면 당청 간에 분명히 이견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지금 민주당 정부 여당이 청와대 입장에 이견을 보인 모습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그렇지만 사실상 민주당을 친문 세력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부적격 결론이 내려진 걸 당청 간의 갈등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고 오히려 여당인 민주당이 대통령의 선택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만약에 박성진 후보자 문제로 여야 간에 대결이 심화될 경우에 앞으로 정국이 경색되고 전면전으로 가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를 국회에서 임명동의안 통과시키기가 굉장히 어렵게 되고 그렇게 되면 전체 여권의 국정운영 동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당에서 먼저 손을 쓴 것으로 그렇게 해석이 됩니다. 다만 최근 잇단 고위 공직자 인사와 관련해서 민주당인 여당 내에서도 굉장히 불만이 많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또 청와대 인사 라인 그리고 검증 시스템에도 문제가 많다는 의견이 민주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윤준호] 방금 말씀해 주신 부분, 여당 내에서도 청와대 인사 라인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부분, 박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그전부터 청와대의 핵심 인사들과 연결됐다거나 친문 세력이라든지 진보 혁신 세력도 아닌데 어떻게 보면 이번에 문제가 됐던 것처럼 역사관이 이승만, 박정희 정권에 대해서 동의하거나 찬성하는 입장이고 이런 식이었는데 이러한 사람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검증을 한다는 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지 않았는가 하는 비판이 나오는 것 아닙니까?

[배종호] 네. 그런 말씀도 상당히 일리가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청와대 입장에서는 장관 후보자를 인선하는 데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크게는 두 가지입니다. 중소벤처기업가들 가운데에서 골라야 되는데 기본적으로 청문회를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다들 고사를 했다는 것입니다.
[윤준호] 웬만한 사람들은요?

[배종호] 그렇죠. 그리고 백지신탁을 해야 되거든요. 기업가들 같은 경우에...

[윤준호] 백지신탁이 그거죠? 기업인들이 가지고 있는 주식이라든지 자기 재산을 갖다가 이해 충돌이 되지 않도록 검증해서 어디에 맡겨 두라는 제도죠?

[배종호] 그렇습니다. 본인이나 배우자, 직계 자녀들의 경우에 만약에 3000만 원 이상의 주식이 있다면 말씀하신 대로 이해 충돌 차원에서 그걸 다 처분해야 됩니다. 따라서 기업가들 같은 경우에 자기의 기업을 사실상 포기해야 되는 문제가 나오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모두들 고사해서 대타를 찾기에 굉장히 어려웠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윤준호] 후보 찾기가 많이 힘들었다는 거군요. 일단 청와대로 공이 넘어갔으니까 청와대가 할 수 있는 건 2개겠네요. 하나는 부적격 청문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임명을 강행하든지 지명을 철회하든지 둘 중 하나겠죠. 어떻게 할 것 같습니까?

[배종호] 그런 방법도 있지만, 또 하나는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는 문제도 있죠. 현실적으로 국회에서 처리하려면 본회의가 14일 오늘이죠, 그리고 28일 이틀 잡혀 있기 때문에 28일까지는 시간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청와대에서는 서두르지 않고 조금 더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윤준호] 그러니까 인사청문 보고서가 청와대로 송부돼서 올 때까지는 지켜보겠다는 뜻이군요?

[배종호] 네, 그런 것도 있고 또 하나는 말씀드린 대로...

[윤준호]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이요?

[배종호]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임명 동의안이 국회에서 처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14일과 28일 이틀 잡혀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상당히 시간이 있다는 거죠. 그리고 서두르지 않겠다는 겁니다. 현재까지 벌써 박기영 본부장,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 최근 고위 공직자들이 6명이나 잇따라 낙마되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박성진 장관 후보자까지 낙마를 하게 될 경우에는 거기에 대한 청와대 부담이 있는 것입니다. 도대체 청와대의 인선 라인은 제대로 검증을 했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되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상당히 신중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청와대에서 임명 철회를 하거나 강행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에는 모든 것이 대통령의 부담으로 지어지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제가 볼 때는 박성진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윤준호] 그런데 민주당이 어제도 2번이나 산자위에 청문보고서 채택을 연기하면서 시간을 달라고 했던 이유가, 박성진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것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자진 사퇴 안 했잖아요.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까?

[배종호] 말씀하신 대로 당초 어제 오전에 산자위 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어제 오후로 연기됐지 않습니까? 결국 이렇게 민주당이 연기한 것은 이 연기 과정에서 박성진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겠습니까? 압박해서 결국 대통령의 부담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겠다는 뜻임에도 불구하고 말씀하신 대로 박성진 후보자가 버텼다는 말입니다. 결국 부적격 채택이 됐는데 그러면 앞으로 박성진 후보자가 계속 버틸 것인가와 관련해서 저는 버티기 어렵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청문회 과정에서도 국회 청문회 뜻을 따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민주당까지 부적격 결론에 동의한 상황인데 본인이 버티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박성진 후보자 입장에서는 청와대에서 어떤 사인을 줄 것을 기다릴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청와대에서 계속 버티라는 사인을 주지 않는다면 결국 본인이 자진 사퇴하는 쪽으로 선택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윤준호] 어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 이틀째 인사청문회가 열렸죠? 아무래도 이념적으로 편향됐는가, 이 부분이 가장 쟁점이었을 것 같은데, 어떤 내용들이 다뤄졌습니까?

[배종호] 말씀하신 대로 어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청문회 이틀째 날도 역시 정치적, 이념적 편향성 문제와 사법부 독립 문제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여야 간 정반대 시각을 보여줬는데요. 보수 야당 국회의원들은 참여정부 시절에 우리법연구회 출신들이 사법부 주요 자리를 다 장악했다, 그런데 이제는 국제인권법연구회 그리고 민변, 참여연대 연합이 사법 권력 장악을 하려고 한다고 공격했습니다. 그런데 김명수 후보자 같은 경우에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맡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여기에 대해서 김명수 후보자는 국제인권법연구회는 우리법연구회 후신이 아니다, 그리고 참여정부 시절에 오히려 본인이 불이익을 받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념적 편향성과 관련해서는 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 판결, 원세훈 전 국정원장 2심 실형 선고 등을 우리법연구회 그리고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주도했다고 보수 야당 의원들은 지적을 했고요. 여기에 대해서 김명수 후보자는 그것은 법관들 각자가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원세훈 전 원장 2심 부장판사가 국제인권법연구회 판사인지 자신은 몰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보수 야당 국회의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해서 과연 사법부 독립을 지켜낼 수 있는가 하고 계속 공격을 했고 여기에 대해서 김명수 후보자는 나는 충분히 사법부 독립을 지킬 의지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윤준호] 일단 어제까지 이틀 동안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나서 더불어민주당은 찬성 그리고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역시 반대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캐스팅보트는 국민의당이 쥐고 있는 거죠?

[배종호]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번에도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쥘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서영교 무소속 의원이 합류해서 민주당이 121석으로 늘었지만 모두 합쳐도 130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과반에는 크게 못 미치지 않습니까? 따라서 40석의 국민의당 도움을 받아야 됩니다. 현재 국민의당은 김명수 후보자를 통과시킬 것인지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다면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윤준호] 오늘 의총에서 많이 논의한다는 거죠?

[배종호] 그렇습니다. 오늘 의총에서 많이 논의한다는 것이고, 다만 찬반양론을 당론으로 정하기보다는 앞으로 소속 의원들 개개인에게 맡기는 자유 투표로 가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자유 투표로 맡길 경우에는 그 결론을 굉장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윤준호] 그렇죠. 앞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동의안 때처럼 부결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다는 말과도 동일한 뜻인데요.

[배종호] 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실적으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낙마된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까지 낙마될 경우, 국민의당 같은 경우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습니까? 호남 민심 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또 중보, 중도, 진보 지지 기반을 하고 있는데 따라서 비토가 상당히 쉽지 않아 보이고요. 만약에 이런 과정에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자진 사퇴를 하거나 임명을 철회할 경우에는 결국 국민의당이 계속해서 거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안철수 대표가 강한 야당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원들 자유 투표에 맡기게 되면 결론이 어디로 튈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윤준호] 강철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안철수 대표의 행보도 상당히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다가 또 당의 중진들이 추미애 대표의 땡깡 소리에 많이 격분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민이 깊어지겠네요.

[배종호]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추미애 대표, 땡깡 얘기를 하고 또 골목대장 얘기를 했는데, 다시 또 추미애 대표가 국민의당 달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닙니까? 아무리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다고 해도 국회에서는 의석에 따라서 통과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국민의당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통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박성진 후보자를 결국 포기하더라도 김명수 대법원장을 절대적으로 지켜야 되는 것이 지금 현재 정부 여당의 입장입니다. 만약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낙마되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사법부 개혁 자체가 흔들리고 앞으로 여소야대 정국에서 입법 개혁 과제, 예산안 통과 이런 문제가 계속해서 봉착되고 있습니다.

[윤준호] 그렇죠. 인사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문제가 다 여소야대라는 큰 틀에서 걸려 있으니까요.

[배종호] 네. 결국은 국정운영 전반적인 동력 자체가 크게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박성진 후보자를 포기하면 포기하지 김명수 후보자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따라서 박성진 장관 후보자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를 지키기 위해서 정부 여당, 청와대는 최선을 다할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윤준호]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배종호]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세한대 배종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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