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적 ‘베이슈노리야를 물리쳐라’…러-벨라루스 군사훈련 개시

입력 2017.09.14 (17:15) 수정 2017.09.1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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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벨라루스가 14일부터 6일 동안 계속될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 '자파드(서부)- 2017'을 시작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4일 "연합국가(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가연합'을 지칭) 군사기관, 군부대 지휘관 등에 훈련임무를 수행하라는 양국 군총참모부의 명령이 하달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훈련의 주요 목적은 다양한 급의 양국 군 참모부 간 작전 공조 강화, 부대 및 무기 통제시스템 연계 강화, 현대적 무력분쟁 상황 경험에 기초한 지휘관들의 군부대 통솔 연습 등"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내 3개 훈련장과 벨라루스의 6개 훈련장에서 실시되는 이번 연합훈련에는 러시아군 5천500명, 벨라루스군 7천200명 등 모두 만2천700명의 병력이 참가한다.

140대의 탱크를 포함한 370여 대의 장갑차량, 150여 문의 각종 야포와 다연장로켓포, 40여 대의 항공기와 헬기 등도 동원된다. '자파드'는 러시아-벨라루스 양국이 4년마다 실시하는 정례 훈련이다.

양국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순전히 방어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러시아 측 참가 병력 규모는 냉전 시대 이후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서방은 전망한다.

훈련 참가 병력 규모가 만3천 명 이하라는 러시아-벨라루스 양국의 주장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서방측은 러시아가 외국 참관단을 초청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훈련 참가 병력을 줄여 발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벨라루스 양국이 가상의 적국까지 만들어 공격 목표로 삼는 등 구체적인 전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일대에 극도의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 가상국가의 이름은 '베이슈노리야'(Veishnoriya), '루베니야'(Lubeniya), '베스바리야'(Vesbariya) 등으로, 러시아가 서방에 대해 가진 우려들을 모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벨라루스군 지도부가 공개한 올해 자파드 훈련 시나리오에 따르면 베이슈노리야는 서방의 지원을 받아 벨라루스 정세를 혼란스럽게 하고 국가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사이를 틀어지게 하려는 의도를 지닌 국가다.

이번 자파드 훈련은 베이슈노리야의 공격을 격퇴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임무로 삼고 있다.

비록 가상국가라고는 하나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과 폴란드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상국가가 사실상 자국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러시아가 이번 훈련을 계기로 나토 회원국과 경계를 맞댄 벨라루스에 군 병력을 영구 주둔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실제로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 활용했던 방법이라고 서방은 주장한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이번 자파드의 진짜 목적을 추측하기 어렵다"면서 "다음 주 훈련이 끝나고 나야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이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하면서, 이번 기동훈련은 순전히 방어적인 성격으로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고조된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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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4 17:15:07
    • 수정2017-09-14 17:15:43
    국제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14일부터 6일 동안 계속될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 '자파드(서부)- 2017'을 시작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4일 "연합국가(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가연합'을 지칭) 군사기관, 군부대 지휘관 등에 훈련임무를 수행하라는 양국 군총참모부의 명령이 하달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훈련의 주요 목적은 다양한 급의 양국 군 참모부 간 작전 공조 강화, 부대 및 무기 통제시스템 연계 강화, 현대적 무력분쟁 상황 경험에 기초한 지휘관들의 군부대 통솔 연습 등"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내 3개 훈련장과 벨라루스의 6개 훈련장에서 실시되는 이번 연합훈련에는 러시아군 5천500명, 벨라루스군 7천200명 등 모두 만2천700명의 병력이 참가한다.

140대의 탱크를 포함한 370여 대의 장갑차량, 150여 문의 각종 야포와 다연장로켓포, 40여 대의 항공기와 헬기 등도 동원된다. '자파드'는 러시아-벨라루스 양국이 4년마다 실시하는 정례 훈련이다.

양국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순전히 방어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러시아 측 참가 병력 규모는 냉전 시대 이후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서방은 전망한다.

훈련 참가 병력 규모가 만3천 명 이하라는 러시아-벨라루스 양국의 주장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서방측은 러시아가 외국 참관단을 초청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훈련 참가 병력을 줄여 발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벨라루스 양국이 가상의 적국까지 만들어 공격 목표로 삼는 등 구체적인 전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일대에 극도의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 가상국가의 이름은 '베이슈노리야'(Veishnoriya), '루베니야'(Lubeniya), '베스바리야'(Vesbariya) 등으로, 러시아가 서방에 대해 가진 우려들을 모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벨라루스군 지도부가 공개한 올해 자파드 훈련 시나리오에 따르면 베이슈노리야는 서방의 지원을 받아 벨라루스 정세를 혼란스럽게 하고 국가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사이를 틀어지게 하려는 의도를 지닌 국가다.

이번 자파드 훈련은 베이슈노리야의 공격을 격퇴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임무로 삼고 있다.

비록 가상국가라고는 하나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과 폴란드는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상국가가 사실상 자국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이들은 러시아가 이번 훈련을 계기로 나토 회원국과 경계를 맞댄 벨라루스에 군 병력을 영구 주둔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실제로 러시아가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 활용했던 방법이라고 서방은 주장한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이번 자파드의 진짜 목적을 추측하기 어렵다"면서 "다음 주 훈련이 끝나고 나야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이같은 주장을 전면 부인하면서, 이번 기동훈련은 순전히 방어적인 성격으로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고조된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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