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깜짝 대학 특강…“한국당 예쁘게 봐달라”

입력 2017.09.14 (17:46) 수정 2017.09.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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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오늘)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1일 강사로 특강을 했다.

한국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주선한 것으로,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깜짝 특강'이었다.

고려대 출신인 홍 대표는 특강에서 "대학 시절 연세대 백양로를 찾은 데 이어 50년 만의 연세대 방문"이라며 "한국사회 전반에 있어 여러분의 궁금증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는 짧은 인사말을 마치고 곧바로 질의·응답에 나섰다.

학생들은 첫 질문부터 홍 대표를 곤혹스럽게 했다.

사회학과 3학년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홍 대표는 부인에게 '촌년이 출세했다'는 말을 했다. 돼지 발정제 사건도 있었다"며 한국당 혁신 차원에서 여성관이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홍 대표는 자신을 '창녕 촌놈'이라고 부르며 "경상도에서는 이런 말이 여성 비하가 아닌 친근한 말"이라고 설명한 데 이어 돼지발정제 문제에 대해선 이미 대선 기간에 했던 해명을 반복했다.

이어 홍 대표는 학생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문재인 정부가 대선공약을 짧은 시간에 많이 이행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이 나오자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말하면서도 여러 문제점을 제시했다.

홍 대표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잘못 가고 있다"며 공포의 핵 균형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81만 명 공무원 증원을 비롯한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 탈원전 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치외교학과 12학번이라고 밝힌 또 다른 학생은 전술핵재배치를 비롯한 '공포의 핵균형' 정책이 한반도를 전쟁 위기 속으로 몰아넣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 대목에서 홍 대표와 이 학생 간에 여러 번 질문이 오가며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대표가 '핵을 갖지 않으면 어떤 방책이 있나'고 되묻자 학생은 "핵을 가짐으로써 결과적으로 영구적인 공포에 놓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또 홍 대표는 "평화는 힘이 있어야 외칠 수 있다. 구걸하는 것은 평화가 아니다"고 받아쳤고, 해당 학생은 "(핵으로 얻는) 힘은 진정한 힘이라기보다 해외에서 보기에 전쟁 가능성이 항시적으로 있는 나라로 보이게 한다"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밖에도 학생들은 "보수야당이 대안 정당으로 역할을 못 해 젊은층의 외면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 권유는 꼼수 아니냐", "추가 혁신이 없다면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탈당 권유는 꼬리 자르기에 불과할 것" 등의 뼈아픈 질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홍 대표는 "한국당이 신보수주의를 내걸고 다시 시작하려는 것의 중심 개념은 국익"이라며 "저는 극우도 아니고 좌파도 아니지만 모든 정책과 정치의 중심을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취해왔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한국당이 특히 젊은층에 인기가 없다는 점을 의식한 듯 특강 도중 '구애성 멘트'를 여러 차례 했다.

홍 대표는 "한국당에 고리타분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고 재밌는 사람도 많다. 젊은이들과 터놓고 지낼 사람들도 많다"며 "권위주의적이라는 지적이 있어서 해소하려고 요즘 여러분도 찾고, 청바지 입고 홍대 앞도 간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1시간 30분 동안의 질의·응답을 마친 홍 대표는 "연세대 들어설 때 '나가라'는 구호나 현수막이 있을까 싶어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찾았다"며 "터놓고 얘기할 기회가 있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싫더라도 좋아하려고 노력해 달라"며 "저희 당을 예쁘게 봐달라"는 호소와 함께 조만간 홍대 앞에서 대학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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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깜짝 대학 특강…“한국당 예쁘게 봐달라”
    • 입력 2017-09-14 17:46:02
    • 수정2017-09-14 17:5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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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오늘)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1일 강사로 특강을 했다.

한국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주선한 것으로,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깜짝 특강'이었다.

고려대 출신인 홍 대표는 특강에서 "대학 시절 연세대 백양로를 찾은 데 이어 50년 만의 연세대 방문"이라며 "한국사회 전반에 있어 여러분의 궁금증에 대해 말씀드리겠다"는 짧은 인사말을 마치고 곧바로 질의·응답에 나섰다.

학생들은 첫 질문부터 홍 대표를 곤혹스럽게 했다.

사회학과 3학년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홍 대표는 부인에게 '촌년이 출세했다'는 말을 했다. 돼지 발정제 사건도 있었다"며 한국당 혁신 차원에서 여성관이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졌다.

홍 대표는 자신을 '창녕 촌놈'이라고 부르며 "경상도에서는 이런 말이 여성 비하가 아닌 친근한 말"이라고 설명한 데 이어 돼지발정제 문제에 대해선 이미 대선 기간에 했던 해명을 반복했다.

이어 홍 대표는 학생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문재인 정부가 대선공약을 짧은 시간에 많이 이행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이 나오자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말하면서도 여러 문제점을 제시했다.

홍 대표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잘못 가고 있다"며 공포의 핵 균형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81만 명 공무원 증원을 비롯한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 탈원전 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정치외교학과 12학번이라고 밝힌 또 다른 학생은 전술핵재배치를 비롯한 '공포의 핵균형' 정책이 한반도를 전쟁 위기 속으로 몰아넣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 대목에서 홍 대표와 이 학생 간에 여러 번 질문이 오가며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대표가 '핵을 갖지 않으면 어떤 방책이 있나'고 되묻자 학생은 "핵을 가짐으로써 결과적으로 영구적인 공포에 놓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또 홍 대표는 "평화는 힘이 있어야 외칠 수 있다. 구걸하는 것은 평화가 아니다"고 받아쳤고, 해당 학생은 "(핵으로 얻는) 힘은 진정한 힘이라기보다 해외에서 보기에 전쟁 가능성이 항시적으로 있는 나라로 보이게 한다"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밖에도 학생들은 "보수야당이 대안 정당으로 역할을 못 해 젊은층의 외면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 권유는 꼼수 아니냐", "추가 혁신이 없다면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탈당 권유는 꼬리 자르기에 불과할 것" 등의 뼈아픈 질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홍 대표는 "한국당이 신보수주의를 내걸고 다시 시작하려는 것의 중심 개념은 국익"이라며 "저는 극우도 아니고 좌파도 아니지만 모든 정책과 정치의 중심을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취해왔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한국당이 특히 젊은층에 인기가 없다는 점을 의식한 듯 특강 도중 '구애성 멘트'를 여러 차례 했다.

홍 대표는 "한국당에 고리타분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고 재밌는 사람도 많다. 젊은이들과 터놓고 지낼 사람들도 많다"며 "권위주의적이라는 지적이 있어서 해소하려고 요즘 여러분도 찾고, 청바지 입고 홍대 앞도 간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1시간 30분 동안의 질의·응답을 마친 홍 대표는 "연세대 들어설 때 '나가라'는 구호나 현수막이 있을까 싶어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찾았다"며 "터놓고 얘기할 기회가 있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싫더라도 좋아하려고 노력해 달라"며 "저희 당을 예쁘게 봐달라"는 호소와 함께 조만간 홍대 앞에서 대학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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