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어디로…트럼프 “결정했다”, EU “재협상 필요없어”

입력 2017.09.21 (13:05) 수정 2017.09.21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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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란 핵 합의에 대해 "결정 내렸다"고 말했다.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핵 합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한 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작년 대선 공약부터 이란 핵 합의를 실패로 규정하고 파기 가능성을 시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합의 파기인지, 존치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란이 핵 합의 정신을 계속해서 무시하고 있고 역내 안정을 해치고 뻔뻔하게 주권국가들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보도가 이어서 나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유엔총회에서 한 연설에서 이란을 지목해 '불량국가'라고 비판했던 것보다는 톤다운 된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이란 핵 합의를 둘러싼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대표부는 이란 핵합의 당사국(유엔 안보리 5개 상임국과 독일, 이란) 비공개 회담을 열었다. 회담에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과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참석해 처음으로 대면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당사국 대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당사국이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며 재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AP, AFP 등이 보도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합의는 핵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었고 그러한 역할을 하는 만큼 합의 내용 일부에 관해 재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당사국이 현재까지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모게리니 대표는 이날 핵합의 당사국 대표 회의에서 합의에 대한 수정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것은 양국 간 합의가 아니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다. EU는 합의가 반드시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핵합의 당사국들은 합의를 통해 역내 안정을 저해하는 주요 위협들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핵합의 이후 중동 일대는 결코 더 평화롭거나 안정적인 지역이 되지 않았다"며 이란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틸러슨 장관은 회담장 분위기에 대해 "매우 평범했다"며 "우리가 이 조약을 어떻게 다르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 내용 중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효력을 소멸시키는 조항인 '일몰 규정'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당사국들은 핵합의 유지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페이스북에 게재한 성명에서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이란 핵합의 유지를 지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유엔에서 "이란이 역내에서 압력을 가중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할 때 핵합의는 충분치 않다"면서도 핵합의를 파기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이란과 미국 간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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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핵합의 어디로…트럼프 “결정했다”, EU “재협상 필요없어”
    • 입력 2017-09-21 13:05:49
    • 수정2017-09-21 13:18:30
    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이란 핵 합의에 대해 "결정 내렸다"고 말했다.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핵 합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한 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작년 대선 공약부터 이란 핵 합의를 실패로 규정하고 파기 가능성을 시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합의 파기인지, 존치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란이 핵 합의 정신을 계속해서 무시하고 있고 역내 안정을 해치고 뻔뻔하게 주권국가들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보도가 이어서 나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유엔총회에서 한 연설에서 이란을 지목해 '불량국가'라고 비판했던 것보다는 톤다운 된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이란 핵 합의를 둘러싼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대표부는 이란 핵합의 당사국(유엔 안보리 5개 상임국과 독일, 이란) 비공개 회담을 열었다. 회담에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과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참석해 처음으로 대면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당사국 대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당사국이 합의를 준수하고 있다"며 재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AP, AFP 등이 보도했다. 모게리니 대표는 "합의는 핵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었고 그러한 역할을 하는 만큼 합의 내용 일부에 관해 재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당사국이 현재까지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모게리니 대표는 이날 핵합의 당사국 대표 회의에서 합의에 대한 수정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것은 양국 간 합의가 아니다.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다. EU는 합의가 반드시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핵합의 당사국들은 합의를 통해 역내 안정을 저해하는 주요 위협들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핵합의 이후 중동 일대는 결코 더 평화롭거나 안정적인 지역이 되지 않았다"며 이란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틸러슨 장관은 회담장 분위기에 대해 "매우 평범했다"며 "우리가 이 조약을 어떻게 다르게 보고 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 내용 중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효력을 소멸시키는 조항인 '일몰 규정'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당사국들은 핵합의 유지에 대한 지지 의사를 재확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페이스북에 게재한 성명에서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이란 핵합의 유지를 지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유엔에서 "이란이 역내에서 압력을 가중하고 있는 사실을 고려할 때 핵합의는 충분치 않다"면서도 핵합의를 파기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이란과 미국 간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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