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 대선 때 페이스북 광고로 인종갈등 부추겨”

입력 2017.09.28 (09:57) 수정 2017.09.29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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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계 집단이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페이스북에 흑인 인권 운동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언급해 인종갈등을 부추기는 광고를 내걸었다고 CNN머니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미국 대선 때 페이스북이 정치적으로 악용됐다는 의혹을 조사하다가 러시아 세력이 여론을 분열시키는 광고 3천여 개를 집행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페이스북은 이 광고들이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이나 집단을 겨냥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대선 기간 러시아 세력이 구매한 페이스북 광고 중에 미주리 주 퍼거슨과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주민을 겨냥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을 언급한 광고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퍼거슨과 볼티모어는 2014∼2015년 경찰의 과잉대응에 따른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와 폭동이 일어난 도시다.

소식통에 따르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광고는 2015년 말이나 2016년 초 페이스북에 등장했다.

이는 IRA로 알려진 러시아 정부 연계 '댓글 공장'(Troll Farm)이 미국에 정치 혼란을 싹트게 하려고 지역적으로 선별해서 광고했음을 보여준다고 CNN은 설명했다.

광고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기지는 않아도 정치적 불화를 확산하고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부채질하는 게 광고주의 목표였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페이스북, 트위터와 구글 모기업 알파벳에 오는 11월 1일 열리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공청회 참석을 요청했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힐 등이 보도했다.

하원 정보위원회도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어떻게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내달 중 IT 기업들이 참석하는 공청회를 열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러나 3개사가 참석 요청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다만 트위터 관계자들은 이날 러시아의 미 대선 내통 의혹을 조사하는 상·하원 정보위 조사관 등과의 비공개 간담회에 출석한다고 ABC방송이 전했다. 이달 초 열렸던 상·하원 정보위와 페이스북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 이은 것이다.

정보위 조사관들은 트위터 관계자들을 상대로 트위터도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대선 기간 러시아의 가짜 계정 운영 등 조직적인 여론조작의 공간으로 활용됐는지를 파악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워너(버지니아)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는 이 방송에 "트위터는 가짜 계정 설치를 적극적으로 막으려 하지 않았으며 페이스북보다 더 많은 익명 계정을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측은 지난주 민주주의의 초석인 선거의 중요성을 존중한다며 트위터가 가짜뉴스가 판치는 여론조작의 무대가 되지 않도록 외부의 침입을 막는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6일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가 운영한 가짜계정과 페이지 470여 개를 발견했다"며 미국의 갈등을 증폭하기 위한 정치성향의 이들 광고를 진행한 계정들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사를 둔 '댓글 공장' 소속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화당 제임스 랭크퍼드(오클라호마) 상원의원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에 관해서도 러시아 '댓글 공장'이 소셜미디어에서 여론 분열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랭크퍼드 의원은 "우리는 심지어 지난 주말에도 러시아 댓글 공장과 누리꾼들이 '#무릎꿇기'(#TakeAKnee), '#보이콧NFL(#BoycottNFL) 해시태그를 달기 시작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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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8 09:57:15
    • 수정2017-09-29 00:37:13
    국제
러시아 연계 집단이 지난해 미국 대선 기간 페이스북에 흑인 인권 운동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언급해 인종갈등을 부추기는 광고를 내걸었다고 CNN머니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미국 대선 때 페이스북이 정치적으로 악용됐다는 의혹을 조사하다가 러시아 세력이 여론을 분열시키는 광고 3천여 개를 집행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페이스북은 이 광고들이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이나 집단을 겨냥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대선 기간 러시아 세력이 구매한 페이스북 광고 중에 미주리 주 퍼거슨과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주민을 겨냥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을 언급한 광고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퍼거슨과 볼티모어는 2014∼2015년 경찰의 과잉대응에 따른 흑인 사망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와 폭동이 일어난 도시다.

소식통에 따르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광고는 2015년 말이나 2016년 초 페이스북에 등장했다.

이는 IRA로 알려진 러시아 정부 연계 '댓글 공장'(Troll Farm)이 미국에 정치 혼란을 싹트게 하려고 지역적으로 선별해서 광고했음을 보여준다고 CNN은 설명했다.

광고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기지는 않아도 정치적 불화를 확산하고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부채질하는 게 광고주의 목표였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페이스북, 트위터와 구글 모기업 알파벳에 오는 11월 1일 열리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공청회 참석을 요청했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힐 등이 보도했다.

하원 정보위원회도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어떻게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내달 중 IT 기업들이 참석하는 공청회를 열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러나 3개사가 참석 요청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다만 트위터 관계자들은 이날 러시아의 미 대선 내통 의혹을 조사하는 상·하원 정보위 조사관 등과의 비공개 간담회에 출석한다고 ABC방송이 전했다. 이달 초 열렸던 상·하원 정보위와 페이스북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 이은 것이다.

정보위 조사관들은 트위터 관계자들을 상대로 트위터도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대선 기간 러시아의 가짜 계정 운영 등 조직적인 여론조작의 공간으로 활용됐는지를 파악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워너(버지니아)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는 이 방송에 "트위터는 가짜 계정 설치를 적극적으로 막으려 하지 않았으며 페이스북보다 더 많은 익명 계정을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측은 지난주 민주주의의 초석인 선거의 중요성을 존중한다며 트위터가 가짜뉴스가 판치는 여론조작의 무대가 되지 않도록 외부의 침입을 막는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6일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가 운영한 가짜계정과 페이지 470여 개를 발견했다"며 미국의 갈등을 증폭하기 위한 정치성향의 이들 광고를 진행한 계정들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사를 둔 '댓글 공장' 소속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화당 제임스 랭크퍼드(오클라호마) 상원의원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에 관해서도 러시아 '댓글 공장'이 소셜미디어에서 여론 분열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랭크퍼드 의원은 "우리는 심지어 지난 주말에도 러시아 댓글 공장과 누리꾼들이 '#무릎꿇기'(#TakeAKnee), '#보이콧NFL(#BoycottNFL) 해시태그를 달기 시작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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