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명의 계좌 335만개·카드 1만6천개 방치

입력 2017.10.13 (09:59) 수정 2017.10.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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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명의 은행계좌·증권계좌 335만4천개, 신용·체크카드 1만6천개가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고, 실제 이들 계좌와 카드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차량 소유자가 숨진 지 5년 이상 된 차량 5만9천대가 이전등록 없이 방치되고 있고 이중 상당수가 운행되고 있다. 이러한 계좌와 차량 중 일부는 '대포통장'·'대포차'로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사망·실종·외국체류 정보관리 및 활용실태' 감사보고서를 13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경찰청·사회보장정보원 등 4개 총괄기관과 15개 연계활용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해 모두 27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하고 2명을 징계요구했다.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방치

금융실명법은 차명거래를 금지하고,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체크카드 발급 후 카드가맹점이 거래를 할 때마다 '본인'이 정당하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돼 있다.

감사원은 6개 은행과 10개 증권회사, 8개 신용카드사를 대상으로 2000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신고된 사망자 439만여명의 계좌·카드보유 여부 및 거래내역을 조사했다. 그 결과 사망자 명의 계좌는 237만5천여개로 잔액은 1천747억원이고 출금거래(45만건·3천375억원)가 사망 이후 발생했으며, 심지어 사망일 이후 개설된 계좌도 989개나 됐다.

사망자 명의 증권계좌는 97만9천여개로 잔액은 463억원이고 출금거래(5천385건·271억 원)가 사망 이후 발생했으며, 사망일 이후 개설된 계좌도 928개이다. 사망자 명의 신용·체크카드 1만6천개가 사용 가능한 상태이며 실제 결제거래(1만5천건·7억 원)에 이용됐으며, 사망일 이후 발급된 카드도 140개나 된다. 사망자 명의 70개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지정됐고, 42개 계좌가 금융범죄에 악용됐다고 감사원은 확인했다.

금융위는 현재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제한을 위해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신용거래'를 한 고객에 한 해 평균 2개월 주기로 사망 여부를 조회해 활용할 뿐,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및 관리를 방치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금융위원장에게 "사망신고 이후 사망자 명의로 개설·발급된 계좌나 카드와 관련해서는 금융감독원의 적정한 검사 및 감독 방안을 마련하고,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에 대해서는 적정한 실명확인 및 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사망자 명의 자동차 방치

감사원은 사망자 명의 차량에 관한 국토교통부의 감독도 부적정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관리법과 자동차등록령은 차량 소유자가 사망한 경우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소유권 이전등록을 신청하게 하고, 위반시 최고 60만원까지의 범칙금을 부과하게 돼 있다.

감사원이 2000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사망신고자 439만여명의 차량 소유현황을 점검한 결과 48만3천6대는 상속 이전됐으나, 9만7천202대는 사망자 명의로 남아 있다. 특히 사망 이후 5년 이상 지났는데도 이전등록이 안 된 차량은 5만9천310대에 이른다.

감사원이 사망자 명의 차량 9만7천702대의 교통과태료 부과 현황을 조사한 결과 사망일 이후 1만6천여대에 과태료 7만4천여건(36억6천여만원)이 부과됐고, 4만여건(20억2천여만원)이 미납 상태다. 사망자 명의 차량 중 72.9%(7만886대)는 의무보험 가입이 안 돼 있고, 27.1%(2만6천316대)는 의무보험에 가입돼 있으나 이 중 1만8천108대는 피보험자가 사망자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돼 있다.

감사원은 "과태료 부과 현황 등을 볼 때 사망자 명의 차량이 실제 운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국토부는 사망자 명의 차량을 방치하고 있고, 과태료 미납과 관련해서는 운행정지·고발 등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의무보험 미가입 차량에 의한 피해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2000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사망자 명의 차량이 일으킨 인명피해 교통사고는 1천989건으로, 사망자 40명·중상자 880명 등 총 3천22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자 명의 차량에는 '세금'도 제대로 부과되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사망자 명의 차량 중 4만6천221대에 대해 비과세 결정을 했으나 이 중 1천227대는 사망일 이후에 의무보험에 신규가입했고, 1천107대는 교통위반 과태료 부과내역이 있는 등 실제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에게 "사망자 명의 차량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운행정지요청, 소유권 이전등록 촉구, 운행자 고발 등 실효성 있는 조치를 마련하라"고, 행안부 장관에게는 "비과세 결정을 받고도 운행한 것으로 드러난 차량에 대해 사실확인 후 과세하라"고 각각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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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자 명의 계좌 335만개·카드 1만6천개 방치
    • 입력 2017-10-13 09:59:01
    • 수정2017-10-13 10:02:34
    정치
사망자 명의 은행계좌·증권계좌 335만4천개, 신용·체크카드 1만6천개가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고, 실제 이들 계좌와 카드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차량 소유자가 숨진 지 5년 이상 된 차량 5만9천대가 이전등록 없이 방치되고 있고 이중 상당수가 운행되고 있다. 이러한 계좌와 차량 중 일부는 '대포통장'·'대포차'로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사망·실종·외국체류 정보관리 및 활용실태' 감사보고서를 13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경찰청·사회보장정보원 등 4개 총괄기관과 15개 연계활용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해 모두 27건의 위법·부당사항을 적발하고 2명을 징계요구했다.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방치

금융실명법은 차명거래를 금지하고,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체크카드 발급 후 카드가맹점이 거래를 할 때마다 '본인'이 정당하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돼 있다.

감사원은 6개 은행과 10개 증권회사, 8개 신용카드사를 대상으로 2000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신고된 사망자 439만여명의 계좌·카드보유 여부 및 거래내역을 조사했다. 그 결과 사망자 명의 계좌는 237만5천여개로 잔액은 1천747억원이고 출금거래(45만건·3천375억원)가 사망 이후 발생했으며, 심지어 사망일 이후 개설된 계좌도 989개나 됐다.

사망자 명의 증권계좌는 97만9천여개로 잔액은 463억원이고 출금거래(5천385건·271억 원)가 사망 이후 발생했으며, 사망일 이후 개설된 계좌도 928개이다. 사망자 명의 신용·체크카드 1만6천개가 사용 가능한 상태이며 실제 결제거래(1만5천건·7억 원)에 이용됐으며, 사망일 이후 발급된 카드도 140개나 된다. 사망자 명의 70개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지정됐고, 42개 계좌가 금융범죄에 악용됐다고 감사원은 확인했다.

금융위는 현재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제한을 위해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신용거래'를 한 고객에 한 해 평균 2개월 주기로 사망 여부를 조회해 활용할 뿐,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 및 관리를 방치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금융위원장에게 "사망신고 이후 사망자 명의로 개설·발급된 계좌나 카드와 관련해서는 금융감독원의 적정한 검사 및 감독 방안을 마련하고, 사망자 명의 금융거래에 대해서는 적정한 실명확인 및 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사망자 명의 자동차 방치

감사원은 사망자 명의 차량에 관한 국토교통부의 감독도 부적정하다고 지적했다. 자동차관리법과 자동차등록령은 차량 소유자가 사망한 경우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소유권 이전등록을 신청하게 하고, 위반시 최고 60만원까지의 범칙금을 부과하게 돼 있다.

감사원이 2000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사망신고자 439만여명의 차량 소유현황을 점검한 결과 48만3천6대는 상속 이전됐으나, 9만7천202대는 사망자 명의로 남아 있다. 특히 사망 이후 5년 이상 지났는데도 이전등록이 안 된 차량은 5만9천310대에 이른다.

감사원이 사망자 명의 차량 9만7천702대의 교통과태료 부과 현황을 조사한 결과 사망일 이후 1만6천여대에 과태료 7만4천여건(36억6천여만원)이 부과됐고, 4만여건(20억2천여만원)이 미납 상태다. 사망자 명의 차량 중 72.9%(7만886대)는 의무보험 가입이 안 돼 있고, 27.1%(2만6천316대)는 의무보험에 가입돼 있으나 이 중 1만8천108대는 피보험자가 사망자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돼 있다.

감사원은 "과태료 부과 현황 등을 볼 때 사망자 명의 차량이 실제 운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국토부는 사망자 명의 차량을 방치하고 있고, 과태료 미납과 관련해서는 운행정지·고발 등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의무보험 미가입 차량에 의한 피해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2000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사망자 명의 차량이 일으킨 인명피해 교통사고는 1천989건으로, 사망자 40명·중상자 880명 등 총 3천22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자 명의 차량에는 '세금'도 제대로 부과되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사망자 명의 차량 중 4만6천221대에 대해 비과세 결정을 했으나 이 중 1천227대는 사망일 이후에 의무보험에 신규가입했고, 1천107대는 교통위반 과태료 부과내역이 있는 등 실제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에게 "사망자 명의 차량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운행정지요청, 소유권 이전등록 촉구, 운행자 고발 등 실효성 있는 조치를 마련하라"고, 행안부 장관에게는 "비과세 결정을 받고도 운행한 것으로 드러난 차량에 대해 사실확인 후 과세하라"고 각각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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