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도박 중독…중고생까지

입력 2017.10.19 (07:43) 수정 2017.10.1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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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객원해설위원]

판돈이 3조 원에 가까운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온 일당 70명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확인된 도박꾼만 5만 명이 넘고 천만 원 이상 베팅한 공무원 , 군인, 의사, 은행원 등 전문직에 대학생과 주부, 심지어는 고등학생도 포함되어있습니다.

도박으로 인한 피해는 실직이나 파산과 같은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가정과 자녀들에게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깁니다. 범죄행위로 이어져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도박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합니다. 형사정책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우리나라의 사행산업 매출 규모는 약 190조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이 가운데 약 170조 원 가량이 불법 도박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경기 승패에 돈을 거는 스포츠 도박입니다. 문제는 청년층은 물론 어린 중고등학생들조차 열풍처럼 스포츠 베팅에 빠지며 중독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스포츠 베팅을 도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라고 합리화합니다. 그래서 죄책감도 적습니다. 자신이 스포츠를 좋아하고 잘 알기 때문에 조금만 연구하면 돈을 딸 수 있을 것 같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심리학적으로는 친숙성의 오류라고 합니다. 잘 알면 맞힐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인 것입니다.

도박의 부작용은 돈을 잃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뇌는 큰 자극에 중독되면 작은 일상의 자극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도박 이외의 모든 일상에서 재미를 잃게 됩니다. 불행해서 도박에 빠지고, 도박에 빠져서 불행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희망을 잃은 청년들에게 도박이 현실도피적인 탈출구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됩니다. 청년층의 도박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내버려 둔다면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큽니다. 우리 모두가 도박의 심각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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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도박 중독…중고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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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객원해설위원]

판돈이 3조 원에 가까운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온 일당 70명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확인된 도박꾼만 5만 명이 넘고 천만 원 이상 베팅한 공무원 , 군인, 의사, 은행원 등 전문직에 대학생과 주부, 심지어는 고등학생도 포함되어있습니다.

도박으로 인한 피해는 실직이나 파산과 같은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가정과 자녀들에게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깁니다. 범죄행위로 이어져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도박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합니다. 형사정책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우리나라의 사행산업 매출 규모는 약 190조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이 가운데 약 170조 원 가량이 불법 도박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경기 승패에 돈을 거는 스포츠 도박입니다. 문제는 청년층은 물론 어린 중고등학생들조차 열풍처럼 스포츠 베팅에 빠지며 중독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스포츠 베팅을 도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라고 합리화합니다. 그래서 죄책감도 적습니다. 자신이 스포츠를 좋아하고 잘 알기 때문에 조금만 연구하면 돈을 딸 수 있을 것 같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심리학적으로는 친숙성의 오류라고 합니다. 잘 알면 맞힐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인 것입니다.

도박의 부작용은 돈을 잃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뇌는 큰 자극에 중독되면 작은 일상의 자극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도박 이외의 모든 일상에서 재미를 잃게 됩니다. 불행해서 도박에 빠지고, 도박에 빠져서 불행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희망을 잃은 청년들에게 도박이 현실도피적인 탈출구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됩니다. 청년층의 도박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내버려 둔다면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큽니다. 우리 모두가 도박의 심각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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