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최후카드’ 꺼내 들어…카탈루냐 자치권 몰수 착수키로

입력 2017.10.20 (04:23) 수정 2017.10.20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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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가 분리독립을 추진해온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상대로 자치권 몰수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페인 정부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카탈루냐 지방의 법치를 회복하기 위해 헌법 155조를 발동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독립선언 여부와 독립을 계속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 명확히 밝히라는 우리의 요구를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거부했으므로 헌법 질서 회복에 나서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까지 "분리독립 선언 여부를 명확히 밝히라"면서 독립추진 의사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 헌법에 명시된 권한에 따라 자치권 몰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오전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앙정부가 대화하지 않고 우리에 대한 압박을 계속한다면 자치의회가 (분립독립 의결)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며 스페인 중앙정부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는 서한에서 "대화에 나서려는 우리의 노력과 의지에 대한 스페인의 응답이 자치권 몰수라는 것은 그들에게 대화할 의사가 전혀 없거나, 이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지난 1일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실시된 이후 "투표를 통해 독립을 대내외에 선포할 권한을 위임받았지만, 독립추진을 유보하고 스페인 정부와 대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으나 스페인은 독립추진 완전 포기를 압박하며 대화 제의를 거부해왔다.

카탈루냐가 내주 초 자치의회에서 분리독립을 의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스페인 정부는 오는 21일 긴급 국무회의를 열어 카탈루냐에 대한 자치권 몰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헌법 155조는 헌법을 위반하고 중앙정부에 불복종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정부가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 스페인은 자치의회 해산과 지방선거 실시, 자치경찰권 몰수 등을 할 수 있다.

정부의 경고에도 자치정부가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스페인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상원에 헌법 155조 발동안을 제출하게 된다. 상원이 이 안을 통과시키면 총리는 합법적으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수 있다.

현재 상원은 집권 국민당이 과반이어서 실제 헌법 155조 발동안이 발의되면 통과는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로서도 헌법 155조 발동은 최악의 카드가 될 수 있다. 스페인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해 자치정부의 행정권과 경찰력을 장악하려 한다면 최악의 경우 유혈충돌까지 빚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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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최후카드’ 꺼내 들어…카탈루냐 자치권 몰수 착수키로
    • 입력 2017-10-20 04:23:42
    • 수정2017-10-20 04:29:54
    국제
스페인 정부가 분리독립을 추진해온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상대로 자치권 몰수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페인 정부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카탈루냐 지방의 법치를 회복하기 위해 헌법 155조를 발동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독립선언 여부와 독립을 계속 추진할 의사가 있는지 명확히 밝히라는 우리의 요구를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거부했으므로 헌법 질서 회복에 나서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까지 "분리독립 선언 여부를 명확히 밝히라"면서 독립추진 의사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 헌법에 명시된 권한에 따라 자치권 몰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오전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앙정부가 대화하지 않고 우리에 대한 압박을 계속한다면 자치의회가 (분립독립 의결)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며 스페인 중앙정부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는 서한에서 "대화에 나서려는 우리의 노력과 의지에 대한 스페인의 응답이 자치권 몰수라는 것은 그들에게 대화할 의사가 전혀 없거나, 이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지난 1일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실시된 이후 "투표를 통해 독립을 대내외에 선포할 권한을 위임받았지만, 독립추진을 유보하고 스페인 정부와 대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으나 스페인은 독립추진 완전 포기를 압박하며 대화 제의를 거부해왔다.

카탈루냐가 내주 초 자치의회에서 분리독립을 의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스페인 정부는 오는 21일 긴급 국무회의를 열어 카탈루냐에 대한 자치권 몰수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헌법 155조는 헌법을 위반하고 중앙정부에 불복종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정부가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 스페인은 자치의회 해산과 지방선거 실시, 자치경찰권 몰수 등을 할 수 있다.

정부의 경고에도 자치정부가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스페인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상원에 헌법 155조 발동안을 제출하게 된다. 상원이 이 안을 통과시키면 총리는 합법적으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할 수 있다.

현재 상원은 집권 국민당이 과반이어서 실제 헌법 155조 발동안이 발의되면 통과는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로서도 헌법 155조 발동은 최악의 카드가 될 수 있다. 스페인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해 자치정부의 행정권과 경찰력을 장악하려 한다면 최악의 경우 유혈충돌까지 빚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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