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폭력 추문 현직 국방장관 사퇴…교회도 성추문 폭로 이어져

입력 2017.11.02 (19:22) 수정 2017.11.0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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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성추행 추문으로 현직 국방장관이 사퇴했고 영국 성공회에서도 성직자에 의한 성폭행 피해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 팰런 영국 국방부 장관은 15년 전 성희롱 했던 사실이 드러난 것과 관련해 현지 시간으로 어제 사퇴한다고 밝혔다.

팰런 장관은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사직서를 전달해 "최근 내 과거 행동을 포함해 하원의원들에 관한 여러 주장이 제기됐다"면서 "이들 중 다수는 사실이 아니지만 과거에 내가 군에 요구하는 높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팰런 장관은 "나는 나의 자리에 대해 되돌아봤으며 그래서 국방부 장관직에서 사퇴한다"고 말했고 메이 총리는 팰런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팰런 장관은 BBC에 "수년동안 문화가 바뀌었고, 10년, 15년 전에는 용인됐을지도 모르는 것들이 이제는 분명히 용인될 수 없다"면서 "의회는 이제 스스로 살펴보고 총리는 행동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성 언론인 줄리아 하틀리 브루어는 지난 2002년 콘퍼런스 만찬장에서 한 내각 차관이 "내 무릎에 거듭 손을 올려놨다"고 밝혔으며, 영국의 한 언론은 그 장본인이 팰런 장관으로 확인됐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줄리아는 "한 차관이 보수당 콘퍼런스 만찬에서 내 무릎에 거듭 손을 올려놨다. 다시 한번 그러면 얼굴에 주먹을 날려줄 것이라고 조용하고 정중하게 경고했고, 그는 손을 가져갔다. 그게 그 일의 끝"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영국에서는 현직 장·차관, 의원 등이 연루된 성폭력 사건에 대한 폭로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이자 국제통상부 차관인 마크 가니어는 여성 비서에게 성인용품 심부름을 시킨 사실이 알려져 조사를 받게 됐다.

스티븐 크랩 의원은 면접을 보러온 19세 여성 지원자에게 성적으로 노골적인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 등이 드러났다.

한 언론은 집권 보수당 의원들을 위해 일하는 직원들이 익명으로 작성한 '성희롱 명단'에 전·현직 각료 21명을 포함해 보수당 의원 36명의 이름이 올라있다고 보도했다.

정치권 뿐만 아니라 영국 성공회 소속 여성 주교를 비롯해 교회 내 성직자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성공회의 여성 고위 관계자인 제인 오잰은 지난 1990년대에 성공회 성직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오잰은 "성폭행을 했던 사람은 믿었던 성직자였고 수치와 죄책감 때문에 오랜 세월 나는 침묵을 지켰다"며 이후 어느 주교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그는 "그만 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최근 목사 안수를 받은 '헬렌'이라는 익명의 여성 성직자는 남성 성직자 2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다른 여성을 성추행한 또 다른 성직자를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오잰은 "그가 성직자였기 때문에 나는 그를 믿었다. 수치와 죄책감 때문에 오랜 세월 나는 침묵을 지켰다"며 이후 어느 주교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그는 "그만 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직자들의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자 성공회 내부에서는 이런 사실을 교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재발 방지 및 피해자 구제를 위한 독립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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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02 19:22:22
    • 수정2017-11-02 19:43:09
    국제
영국에서 성추행 추문으로 현직 국방장관이 사퇴했고 영국 성공회에서도 성직자에 의한 성폭행 피해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 팰런 영국 국방부 장관은 15년 전 성희롱 했던 사실이 드러난 것과 관련해 현지 시간으로 어제 사퇴한다고 밝혔다.

팰런 장관은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사직서를 전달해 "최근 내 과거 행동을 포함해 하원의원들에 관한 여러 주장이 제기됐다"면서 "이들 중 다수는 사실이 아니지만 과거에 내가 군에 요구하는 높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팰런 장관은 "나는 나의 자리에 대해 되돌아봤으며 그래서 국방부 장관직에서 사퇴한다"고 말했고 메이 총리는 팰런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팰런 장관은 BBC에 "수년동안 문화가 바뀌었고, 10년, 15년 전에는 용인됐을지도 모르는 것들이 이제는 분명히 용인될 수 없다"면서 "의회는 이제 스스로 살펴보고 총리는 행동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성 언론인 줄리아 하틀리 브루어는 지난 2002년 콘퍼런스 만찬장에서 한 내각 차관이 "내 무릎에 거듭 손을 올려놨다"고 밝혔으며, 영국의 한 언론은 그 장본인이 팰런 장관으로 확인됐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줄리아는 "한 차관이 보수당 콘퍼런스 만찬에서 내 무릎에 거듭 손을 올려놨다. 다시 한번 그러면 얼굴에 주먹을 날려줄 것이라고 조용하고 정중하게 경고했고, 그는 손을 가져갔다. 그게 그 일의 끝"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영국에서는 현직 장·차관, 의원 등이 연루된 성폭력 사건에 대한 폭로가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이자 국제통상부 차관인 마크 가니어는 여성 비서에게 성인용품 심부름을 시킨 사실이 알려져 조사를 받게 됐다.

스티븐 크랩 의원은 면접을 보러온 19세 여성 지원자에게 성적으로 노골적인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 등이 드러났다.

한 언론은 집권 보수당 의원들을 위해 일하는 직원들이 익명으로 작성한 '성희롱 명단'에 전·현직 각료 21명을 포함해 보수당 의원 36명의 이름이 올라있다고 보도했다.

정치권 뿐만 아니라 영국 성공회 소속 여성 주교를 비롯해 교회 내 성직자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성공회의 여성 고위 관계자인 제인 오잰은 지난 1990년대에 성공회 성직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오잰은 "성폭행을 했던 사람은 믿었던 성직자였고 수치와 죄책감 때문에 오랜 세월 나는 침묵을 지켰다"며 이후 어느 주교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그는 "그만 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최근 목사 안수를 받은 '헬렌'이라는 익명의 여성 성직자는 남성 성직자 2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다른 여성을 성추행한 또 다른 성직자를 알고 있다고 털어놨다.

오잰은 "그가 성직자였기 때문에 나는 그를 믿었다. 수치와 죄책감 때문에 오랜 세월 나는 침묵을 지켰다"며 이후 어느 주교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지만, 그는 "그만 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직자들의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자 성공회 내부에서는 이런 사실을 교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재발 방지 및 피해자 구제를 위한 독립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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