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군사관학교 발칵 뒤집은 인종차별 욕설은 자작극

입력 2017.11.09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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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미국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공군사관학교 예비 간부후보생 기숙사 외벽에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 낙서가 발견됐다. 'Go Home N****'라고 휘갈겨 쓴 낙서로 공군사관학교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당시는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백인우월주의자 시위와 유혈충돌 사태로 미국 사회 전체가 인종주의 이슈로 들끓던 때였다. 그 직후에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의 국민의례 도중 무릎꿇기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원색적 비난으로 인종 문제가 더 시끄러워졌다.

공군사관학교 교장인 제이 실베리아 중장은 4천여 명의 사관생도와 가족을 모아놓고 일장연설을 했다. "존엄으로 상대방을 대할 수 없는 사람들은 이 자리에서 당장 나가라." 1985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중동 전쟁터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활약한 실베리아 중장의 목소리는 결연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의 연설을 녹음해 기억하라고 촉구했다. 실베리아의 5분 짜리 연설은 이후 유튜브 영상으로 올라와 100만 회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도 인종주의에 맞선 공군사관학교 교장의 용기 있는 연설에 찬사를 보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공군사관학교의 자체 조사 결과 기숙사 벽의 인종차별 낙서는 차별을 당했다는 한 흑인 학생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8일 미 언론에 따르면 공군사관학교는 성명에서 "예비 간부후보생 기숙사에서 지내던 흑인 학생 5명 중 한 명이 해당 낙서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그 학생이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공군사관학교는 이 학생이 현재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가 퇴학당했는지, 자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언론은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낀 흑인 학생이 인종 문제를 공론화하려고 낙서를 한 것으로 추정했다. 공군사관학교 측은 "낙서가 쓰인 경위야 어떻든 인종주의가 사관학교 내에서 설 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 CBS 방송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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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공군사관학교 발칵 뒤집은 인종차별 욕설은 자작극
    • 입력 2017-11-09 04:24:57
    국제
지난 9월 미국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공군사관학교 예비 간부후보생 기숙사 외벽에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 낙서가 발견됐다. 'Go Home N****'라고 휘갈겨 쓴 낙서로 공군사관학교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당시는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백인우월주의자 시위와 유혈충돌 사태로 미국 사회 전체가 인종주의 이슈로 들끓던 때였다. 그 직후에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의 국민의례 도중 무릎꿇기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원색적 비난으로 인종 문제가 더 시끄러워졌다.

공군사관학교 교장인 제이 실베리아 중장은 4천여 명의 사관생도와 가족을 모아놓고 일장연설을 했다. "존엄으로 상대방을 대할 수 없는 사람들은 이 자리에서 당장 나가라." 1985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중동 전쟁터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활약한 실베리아 중장의 목소리는 결연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를 꺼내 자신의 연설을 녹음해 기억하라고 촉구했다. 실베리아의 5분 짜리 연설은 이후 유튜브 영상으로 올라와 100만 회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도 인종주의에 맞선 공군사관학교 교장의 용기 있는 연설에 찬사를 보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공군사관학교의 자체 조사 결과 기숙사 벽의 인종차별 낙서는 차별을 당했다는 한 흑인 학생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8일 미 언론에 따르면 공군사관학교는 성명에서 "예비 간부후보생 기숙사에서 지내던 흑인 학생 5명 중 한 명이 해당 낙서를 쓴 것으로 확인됐다. 그 학생이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공군사관학교는 이 학생이 현재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가 퇴학당했는지, 자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 언론은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낀 흑인 학생이 인종 문제를 공론화하려고 낙서를 한 것으로 추정했다. 공군사관학교 측은 "낙서가 쓰인 경위야 어떻든 인종주의가 사관학교 내에서 설 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 CBS 방송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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