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우 감독 ‘우묵배미의 사랑’ 블루레이 출시

지난 10월에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부문 심사위원으로 올리버 스톤 감독과 함께 무대에 등장한 사람 중에는 장선우 감독이 있었다. 1988년 <성공시대>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열었던 인물이다. 이후 <경마장 가는 길>, <너에게 나를 보낸다>, <나쁜 영화>, <거짓말> 등으로 한국영화평단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물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으로 충무로에서의 극적인 추락도 맛보았다. 그의 두 번째 작품 <우묵배미의 사랑>(1990)이 블루레이로 출시된다.

작가 박영한의 <왕룽일가> 연작소설 중 한 편인 ‘우묵배미의 사랑’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매번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장선우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는 영화다. 도시와 시골이 교차하는 가상의 공간 ‘우묵배미’를 배경으로 서민 남녀의 얽히고 설키는 일상사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을 통해 장선우 감독은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주연 배우 박중훈은 백상예술대상 및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연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번 블루레이는 장선우 감독과 박중훈 배우, 그리고 이 영화를 지지하는 후배 감독 김태용이 들려주는 영화 제작현장과 후일담의 녹음본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영화평론가 달시 파켓, 마크 레이몬드의 음성해설, 장선우 감독의 작품 활동을 오랫동안 지켜본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의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장선우 변주곡> 및 <장선우의 11월>이 부가 영상으로 들어가 있다. <서울예수>에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까지의 장선우의 영화인생과 그 이후 제주도에서 보낸 시간을 인터뷰와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두 편의 다큐멘터리는 자기 반복을 극도로 꺼렸던 한 영화 작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블루레이는 11월 24일 출시 예정이며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 및 주요 온 ․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