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선 시기상조…시의원 ‘아기 동반 등원’ 무산

입력 2017.11.23 (10:25) 수정 2017.11.2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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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기초의회에서 의원이 갓난아이를 안은 채 참석했다가 다른 의원들의 항의를 받고 결국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일이 발생했다.

도쿄 신문은 23일 구마모토(熊本) 시의회의 오가타 유카(緖方夕佳·42·여) 의원이 전날 열린 시의회 정례회의에 생후 7개월 된 장남을 안은 채 자리에 앉았다고 전했다. 아이를 동반한 채 회의에 참석하려 했지만, 의석 곳곳에서 다른 의원들의 항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찬성하는 의원들과 반대하는 의원들 사이에 입씨름이 벌어졌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자 결국 오가타 의원은 아이를 회의장 밖에 있던 친구에게 맡겼고 회의는 예상보다 40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초선인 오가타 의원은 임신 중이던 지난해부터 아기를 데리고 시의회에 참석할 수 있는지 의회 사무국에 문의했지만,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지 이날 '아기 동반 등원'을 감행했다. 의회 사무국은 동반할 아기를 방청인으로 취급해 방청인은 어떠한 이유가 있더라도 의회 회의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시의회 자체 규정을 적용했다.

오가타 의원의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일·육아의 병립이라는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일본 사회에서 활발해지는 계기가 됐다. 도쿄신문은 오가타 의원의 행동에 대해 "일본 사회를 바꿀 계기가 됐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의회에서 수유하는 해외의 사례와 달리 일본에서는 이제야 아이를 가진 여성의 정치 참여를 쉽게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 의원이 아이를 데리고 의회에 참석하는 사례는 서구 사회에서는 드물지 않다. 뉴질랜드 트레버 맬러드 국회의장은 여성 의원이 데리고 출석한 생후 3개월 영아를 데리고 회의를 진행한 바 있으며, 스페인의 카롤리나 베스칸사 의원도 갓난아이를 데리고 의사당에 와 수유를 했다.

여성의 정치 참여와 관련해 활동하고 있는 오타 게이코(太田啓子) 변호사는 "일본에서는 여성이 일과 육아를 양립하기 어려운 환경이 있다"며 "의회가 솔선해서 양립 가능한 환경을 보여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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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3 10:25:47
    • 수정2017-11-23 10:37:39
    국제
일본의 한 기초의회에서 의원이 갓난아이를 안은 채 참석했다가 다른 의원들의 항의를 받고 결국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일이 발생했다.

도쿄 신문은 23일 구마모토(熊本) 시의회의 오가타 유카(緖方夕佳·42·여) 의원이 전날 열린 시의회 정례회의에 생후 7개월 된 장남을 안은 채 자리에 앉았다고 전했다. 아이를 동반한 채 회의에 참석하려 했지만, 의석 곳곳에서 다른 의원들의 항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찬성하는 의원들과 반대하는 의원들 사이에 입씨름이 벌어졌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자 결국 오가타 의원은 아이를 회의장 밖에 있던 친구에게 맡겼고 회의는 예상보다 40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초선인 오가타 의원은 임신 중이던 지난해부터 아기를 데리고 시의회에 참석할 수 있는지 의회 사무국에 문의했지만,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지 이날 '아기 동반 등원'을 감행했다. 의회 사무국은 동반할 아기를 방청인으로 취급해 방청인은 어떠한 이유가 있더라도 의회 회의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시의회 자체 규정을 적용했다.

오가타 의원의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지만, 일·육아의 병립이라는 과제에 대한 논의가 일본 사회에서 활발해지는 계기가 됐다. 도쿄신문은 오가타 의원의 행동에 대해 "일본 사회를 바꿀 계기가 됐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면서 의회에서 수유하는 해외의 사례와 달리 일본에서는 이제야 아이를 가진 여성의 정치 참여를 쉽게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 의원이 아이를 데리고 의회에 참석하는 사례는 서구 사회에서는 드물지 않다. 뉴질랜드 트레버 맬러드 국회의장은 여성 의원이 데리고 출석한 생후 3개월 영아를 데리고 회의를 진행한 바 있으며, 스페인의 카롤리나 베스칸사 의원도 갓난아이를 데리고 의사당에 와 수유를 했다.

여성의 정치 참여와 관련해 활동하고 있는 오타 게이코(太田啓子) 변호사는 "일본에서는 여성이 일과 육아를 양립하기 어려운 환경이 있다"며 "의회가 솔선해서 양립 가능한 환경을 보여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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