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독특한 일정 시나리오 ·MLB 혁명될 것”

입력 2017.11.24 (10:24) 수정 2017.11.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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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의 '전설' 베이브 루스도 못 했던 일을 '일본의 베이스 루스' 오타니 쇼헤이가 해낼까.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4일(한국시간) '오타니의 투타 겸업은 혁명적일 것' 제하 기사에서 메이저리그에 전례 없었던 오타니의 '투타 겸업' 도전을 집중 조명했다.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오타니는 우완 투수로서는 최대 시속 164㎞가량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날카로운 제구력도 갖춰 2016년 일본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140이닝 평균자책점 1.86이라는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좌타자로서는 좌중월 담장을 거뜬히 넘기는 강타자로서 2016년 22홈런을 날렸다. 발도 빨라서 1루까지 3.9초 면 도달한다.

메이저리그에도 두 재능을 모두 갖춘 선수들은 많았다. 투타 겸업을 시도한 선수도 종종 있다. 하지만 오타니처럼 오랜 기간 시즌 내내 투타 겸업에 성공한 선수는 없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한 감독은 "지속해서 겸업한 선수가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둘을 병행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여러 팀이 오타니 영입 경쟁을 하고 있어 민감하다며 실명을 공개하기 꺼렸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야구 천재 베이브 루스는 선수 초기에는 주로 투수로 활동했다. 1916년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1.75)를 차지했고, 1917년에는 24승을 달성했다. 이 시기 타석에는 제한적으로 나왔다.

1918년부터는 주전 외야수로 뛰었는데, 이때부터 마운드에 오르는 횟수가 급감했다.

오타니의 도전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도전이기도 하다. 오타니를 영입하는 구단은 투수와 타자 역할을 모두 소화하도록 해주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투수와 타자의 몸 관리와 훈련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 문제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빅리그 투수로 활약한 마이카 오윙스는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타격이 좋은 투수였기에 종종 대타로 등장했다. 그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2013년부터는 대부분 외야수로 뛰었다. 그해 투수로는 14경기에만 나왔다.

오윙스는 투수-타자 준비의 다른 점을 '하와이와 알래스카'에 비유했다.

그는 "주전 야수로 뛰려면 좋은 다리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투수를 위한 운동 몇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 특별한 운동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타자는 매일 타격 훈련과 수비 훈련을 한다. 경기가 있는 날은 매일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서 있어야 한다. 타격 회의에도 참가해야 한다. 상대 투수의 비디오 분석을 하고, 타격 코치와 다양한 대화를 한다. 슬럼프에 빠지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선발투수의 리듬은 이와 완전히 다르다. 오윙스의 경우, 선발 등판 다음 날 가장 강도 높은 운동을 했다. 선발 등판 2∼3일 뒤에는 불펜 피칭을 한다. 다른 날은 캐치볼과 러닝 훈련을 한다. 투수마다 각자 투구 계획이 있다. 회의 시간에는 투수코치, 포수들과 다음 팀 타선 공략법을 논의한다.

트레버 호프만은 유격수로서 신시내티 레즈의 지명 받아 데뷔했다가 타격 부진에 빠진 이후 투수로 전향해 성공한 사례다. 그는 마리아노 리베라(652세이브)에 이어 최다 세이브(601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로 남아 있다.

호프만은 투타 겸업 시절 자신의 다리 상태를 잘 관찰하고, 타격 훈련을 줄였어야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타석에 덜 섰어야 했다. 몸에 부담이 된다. 어떤 날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말자고 스스로 도닥였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호프만은 "하지만 아마도 오타니는 그런 균형을 맞추고 있을 것이다. 그런 선수를 보게 된다니 굉장히 흥분된다"고 기대했다.

한 야구 전문가는 오타니의 일정이 독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오타니가 1일 차에는 선발투수로 등판하고, 2일 차에는 경기를 쉬면서 가장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며 보낼 것으로 내다봤다.

3·4일 차에는 야수 혹은 지명타자(아메리칸리그)로 출전한다. 이틀 중 하루는 불펜 세션을 할 수 있다.

오타니의 팀이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갖췄다면, 그는 5일 차에 타자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다. 5인 선발 로테이션 체제라면 그는 5일 차에 휴식한다.

5인 로테이션이라면 그는 6일 차에, 6인 로테이션이라면 7일 차에 선발 등판한다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한 감독은 오타니가 매일 선발 출전할 수 없으므로, 그를 영입하는 구단은 로스터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외야에 탄탄한 백업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감독은 "아무도 생각지 못한 이슈가 발행할 수 있다"면서도 "그 문제를 기꺼이 보고 싶다"며 꺾이지 않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출처 : AP·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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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타니, 독특한 일정 시나리오 ·MLB 혁명될 것”
    • 입력 2017-11-24 10:24:14
    • 수정2017-11-24 10:42:11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의 '전설' 베이브 루스도 못 했던 일을 '일본의 베이스 루스' 오타니 쇼헤이가 해낼까.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24일(한국시간) '오타니의 투타 겸업은 혁명적일 것' 제하 기사에서 메이저리그에 전례 없었던 오타니의 '투타 겸업' 도전을 집중 조명했다.

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오타니는 우완 투수로서는 최대 시속 164㎞가량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날카로운 제구력도 갖춰 2016년 일본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140이닝 평균자책점 1.86이라는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좌타자로서는 좌중월 담장을 거뜬히 넘기는 강타자로서 2016년 22홈런을 날렸다. 발도 빨라서 1루까지 3.9초 면 도달한다.

메이저리그에도 두 재능을 모두 갖춘 선수들은 많았다. 투타 겸업을 시도한 선수도 종종 있다. 하지만 오타니처럼 오랜 기간 시즌 내내 투타 겸업에 성공한 선수는 없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한 감독은 "지속해서 겸업한 선수가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둘을 병행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여러 팀이 오타니 영입 경쟁을 하고 있어 민감하다며 실명을 공개하기 꺼렸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야구 천재 베이브 루스는 선수 초기에는 주로 투수로 활동했다. 1916년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1.75)를 차지했고, 1917년에는 24승을 달성했다. 이 시기 타석에는 제한적으로 나왔다.

1918년부터는 주전 외야수로 뛰었는데, 이때부터 마운드에 오르는 횟수가 급감했다.

오타니의 도전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도전이기도 하다. 오타니를 영입하는 구단은 투수와 타자 역할을 모두 소화하도록 해주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투수와 타자의 몸 관리와 훈련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 문제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빅리그 투수로 활약한 마이카 오윙스는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타격이 좋은 투수였기에 종종 대타로 등장했다. 그는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2013년부터는 대부분 외야수로 뛰었다. 그해 투수로는 14경기에만 나왔다.

오윙스는 투수-타자 준비의 다른 점을 '하와이와 알래스카'에 비유했다.

그는 "주전 야수로 뛰려면 좋은 다리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투수를 위한 운동 몇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 특별한 운동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타자는 매일 타격 훈련과 수비 훈련을 한다. 경기가 있는 날은 매일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서 있어야 한다. 타격 회의에도 참가해야 한다. 상대 투수의 비디오 분석을 하고, 타격 코치와 다양한 대화를 한다. 슬럼프에 빠지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선발투수의 리듬은 이와 완전히 다르다. 오윙스의 경우, 선발 등판 다음 날 가장 강도 높은 운동을 했다. 선발 등판 2∼3일 뒤에는 불펜 피칭을 한다. 다른 날은 캐치볼과 러닝 훈련을 한다. 투수마다 각자 투구 계획이 있다. 회의 시간에는 투수코치, 포수들과 다음 팀 타선 공략법을 논의한다.

트레버 호프만은 유격수로서 신시내티 레즈의 지명 받아 데뷔했다가 타격 부진에 빠진 이후 투수로 전향해 성공한 사례다. 그는 마리아노 리베라(652세이브)에 이어 최다 세이브(601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로 남아 있다.

호프만은 투타 겸업 시절 자신의 다리 상태를 잘 관찰하고, 타격 훈련을 줄였어야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타석에 덜 섰어야 했다. 몸에 부담이 된다. 어떤 날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말자고 스스로 도닥였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호프만은 "하지만 아마도 오타니는 그런 균형을 맞추고 있을 것이다. 그런 선수를 보게 된다니 굉장히 흥분된다"고 기대했다.

한 야구 전문가는 오타니의 일정이 독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오타니가 1일 차에는 선발투수로 등판하고, 2일 차에는 경기를 쉬면서 가장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며 보낼 것으로 내다봤다.

3·4일 차에는 야수 혹은 지명타자(아메리칸리그)로 출전한다. 이틀 중 하루는 불펜 세션을 할 수 있다.

오타니의 팀이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갖췄다면, 그는 5일 차에 타자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다. 5인 선발 로테이션 체제라면 그는 5일 차에 휴식한다.

5인 로테이션이라면 그는 6일 차에, 6인 로테이션이라면 7일 차에 선발 등판한다는 시나리오를 생각할 수 있다.

한 감독은 오타니가 매일 선발 출전할 수 없으므로, 그를 영입하는 구단은 로스터 구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외야에 탄탄한 백업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감독은 "아무도 생각지 못한 이슈가 발행할 수 있다"면서도 "그 문제를 기꺼이 보고 싶다"며 꺾이지 않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출처 : AP·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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