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서 나온 2m 수술용 거즈…황당 의료사고에 사과도 뒷전

입력 2017.11.2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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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에서 나온 2m 수술용 거즈…황당 의료사고에 사과도 뒷전

뱃속에서 나온 2m 수술용 거즈…황당 의료사고에 사과도 뒷전

환자가 아닌 멀쩡한 다른 사람의 전립선을 떼어내고, 2m나 되는 의료용 거즈를 몸 안에 넣은 채로 수술을 끝내는 황당한 의료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최근 지방 대학병원에서 발생한 믿기지 않는 두 가지 의료사고는 모두 담당 의사의 실수로 빚어졌다.

다른 사람 조직 검사하고 엉뚱한 환자의 전립선 떼내

경기도 내 한 대학병원에서는 엉뚱한 환자가 전립선 제거 수술을 받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병원 측이 전립선암 조직검사 과정에서 검체가 바뀐 줄도 모르고 일반 환자의 전립선을 절제한 것이다.

A병원과 피해자 B씨(68) 등에 따르면 B씨는 지난 8월 혈뇨 증상으로 입원해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전립선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B씨는 급하게 수술 날짜를 잡고 지난달 11일 7시간 넘게 수술을 받아 전립선 대부분을 떼어낸 뒤 20일 퇴원했다.

하지만 경과관찰을 위해 지난 1일 방문한 병원에서 "다른 환자와의 검체가 뒤바뀌어 수술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경기도 수원 A대학병원의 오진으로 전립선암 진단을 받아 전립선 절제 수술까지 한 B씨가 소변이 새는 후유증에 고통받고 있다. B씨 복부에는 수술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경기도 수원 A대학병원의 오진으로 전립선암 진단을 받아 전립선 절제 수술까지 한 B씨가 소변이 새는 후유증에 고통받고 있다. B씨 복부에는 수술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조직검사 과정서 검체 뒤바뀌어"…"의료진 고소 검토"

오진으로 수술하지 말았어야 할 환자에게 전립선 절제 수술을 한 것이다. 실제 B씨의 몸에서 떼어낸 전립선 등 인체 조직을 재검사했지만, 암세포는 나오지 않았다.

B씨는 "암도 아닌데 전립선을 떼어낸 탓에 현재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수술 후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료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두 번 다시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 병원 관계자는 "환자에게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환자와 가족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병원 내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C씨의 몸속에서 나온 의료용 거즈. 의료진의 실수로 길이가 2m나 되는 수술용 거즈를 뱃속에 넣고 봉합하는 황당한 의료사고가 발생했다.(사진제공: 제주의 소리)C씨의 몸속에서 나온 의료용 거즈. 의료진의 실수로 길이가 2m나 되는 수술용 거즈를 뱃속에 넣고 봉합하는 황당한 의료사고가 발생했다.(사진제공: 제주의 소리)

제주에서는 환자 몸에 2m 거즈 넣은 채 수술 끝내

제주도의 한 대학병원에서도 황당한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30대 후반의 C씨는 지난 9월 말 이 병원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난소와 난관에 혹이 생긴 것을 확인하고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 22일, 수술 후 두 달이 다 되어가도록 계속 아랫배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동네 산부인과 병원을 찾았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초음파 검사를 하던 중 몸 안에 이상한 물체가 보여 꺼냈더니 길이가 2m나 되는 수술용 거즈가 나왔기 때문이다.

C씨는 "자궁 안에서 썩은 채로 나온 거즈를 보고 분노와 충격에 휩싸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의료사고를 낸 의사가 아직까지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없다"며 "해당 병원은 물론 담당 의사의 사과와 징계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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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뱃속에서 나온 2m 수술용 거즈…황당 의료사고에 사과도 뒷전
    • 입력 2017-11-29 12:22:15
    취재K
환자가 아닌 멀쩡한 다른 사람의 전립선을 떼어내고, 2m나 되는 의료용 거즈를 몸 안에 넣은 채로 수술을 끝내는 황당한 의료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최근 지방 대학병원에서 발생한 믿기지 않는 두 가지 의료사고는 모두 담당 의사의 실수로 빚어졌다.

다른 사람 조직 검사하고 엉뚱한 환자의 전립선 떼내

경기도 내 한 대학병원에서는 엉뚱한 환자가 전립선 제거 수술을 받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병원 측이 전립선암 조직검사 과정에서 검체가 바뀐 줄도 모르고 일반 환자의 전립선을 절제한 것이다.

A병원과 피해자 B씨(68) 등에 따르면 B씨는 지난 8월 혈뇨 증상으로 입원해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전립선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B씨는 급하게 수술 날짜를 잡고 지난달 11일 7시간 넘게 수술을 받아 전립선 대부분을 떼어낸 뒤 20일 퇴원했다.

하지만 경과관찰을 위해 지난 1일 방문한 병원에서 "다른 환자와의 검체가 뒤바뀌어 수술이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경기도 수원 A대학병원의 오진으로 전립선암 진단을 받아 전립선 절제 수술까지 한 B씨가 소변이 새는 후유증에 고통받고 있다. B씨 복부에는 수술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조직검사 과정서 검체 뒤바뀌어"…"의료진 고소 검토"

오진으로 수술하지 말았어야 할 환자에게 전립선 절제 수술을 한 것이다. 실제 B씨의 몸에서 떼어낸 전립선 등 인체 조직을 재검사했지만, 암세포는 나오지 않았다.

B씨는 "암도 아닌데 전립선을 떼어낸 탓에 현재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수술 후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료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두 번 다시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 병원 관계자는 "환자에게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환자와 가족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병원 내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C씨의 몸속에서 나온 의료용 거즈. 의료진의 실수로 길이가 2m나 되는 수술용 거즈를 뱃속에 넣고 봉합하는 황당한 의료사고가 발생했다.(사진제공: 제주의 소리)
제주에서는 환자 몸에 2m 거즈 넣은 채 수술 끝내

제주도의 한 대학병원에서도 황당한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30대 후반의 C씨는 지난 9월 말 이 병원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난소와 난관에 혹이 생긴 것을 확인하고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 22일, 수술 후 두 달이 다 되어가도록 계속 아랫배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동네 산부인과 병원을 찾았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초음파 검사를 하던 중 몸 안에 이상한 물체가 보여 꺼냈더니 길이가 2m나 되는 수술용 거즈가 나왔기 때문이다.

C씨는 "자궁 안에서 썩은 채로 나온 거즈를 보고 분노와 충격에 휩싸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의료사고를 낸 의사가 아직까지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없다"며 "해당 병원은 물론 담당 의사의 사과와 징계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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