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폭력 고발 이번엔 공직…전현직 공무원 223명 공개서한

입력 2017.11.29 (20:52) 수정 2017.11.2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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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으로 시작된 성희롱 파문이 미 사회 전역으로 확산된 가운데, 미 국가 안보 분야에서 종사하는 여성 200여 명도 공직 사회의 성폭력 실태를 고발하고 나섰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오늘, 국무부와 정보기관, 국제개발처, 국방부 등에서 근무한 전·현직 외교관과 공무원, 군 요원 등 223명은 이날 공개서한을 내고 자신들이 직접 성추행을 당했거나 타인이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런 일은 할리우드나 실리콘밸리, 의회나 기자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권력의 불균형과 이런 행위를 용인하는 환경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오히려 피해자들을 침묵게 하고 수치스럽게 한다"고 규탄했다.

전 국무부 관리인 제나 베후다와 함께 서한을 공동 작성한 니나 해치기언 전 아세안 대사는 "성추행과 성폭력은 야간에 사무실 청소를 맡은 근무원부터 외교관까지 모두에게 해당하는 문제"라며 타임에 더 강도 높은 보도를 촉구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사례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지난주 동료들과 성폭력 경험을 공유하면서 최근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공론화 움직임을 기회로 자신들의 피해 사실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관 내에 성폭력에 대한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좋은 정책이 있다고 해도 충분치 않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의무 교육과 함께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이러한 피해 사실을 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런 일이 얼마나 빈번한지를 보여줄 수 있는 외부 자료 수집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한에 이름을 올린 여성들은 여성을 존중하는 업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여성이 임원이나 관리직에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도 밝혔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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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11-29 20:54:33
    국제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으로 시작된 성희롱 파문이 미 사회 전역으로 확산된 가운데, 미 국가 안보 분야에서 종사하는 여성 200여 명도 공직 사회의 성폭력 실태를 고발하고 나섰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오늘, 국무부와 정보기관, 국제개발처, 국방부 등에서 근무한 전·현직 외교관과 공무원, 군 요원 등 223명은 이날 공개서한을 내고 자신들이 직접 성추행을 당했거나 타인이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런 일은 할리우드나 실리콘밸리, 의회나 기자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권력의 불균형과 이런 행위를 용인하는 환경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오히려 피해자들을 침묵게 하고 수치스럽게 한다"고 규탄했다.

전 국무부 관리인 제나 베후다와 함께 서한을 공동 작성한 니나 해치기언 전 아세안 대사는 "성추행과 성폭력은 야간에 사무실 청소를 맡은 근무원부터 외교관까지 모두에게 해당하는 문제"라며 타임에 더 강도 높은 보도를 촉구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사례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지난주 동료들과 성폭력 경험을 공유하면서 최근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공론화 움직임을 기회로 자신들의 피해 사실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관 내에 성폭력에 대한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좋은 정책이 있다고 해도 충분치 않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의무 교육과 함께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이러한 피해 사실을 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런 일이 얼마나 빈번한지를 보여줄 수 있는 외부 자료 수집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한에 이름을 올린 여성들은 여성을 존중하는 업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여성이 임원이나 관리직에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도 밝혔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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