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트럼프, 연이틀 통화 “北 ICBM 기술 입증 안돼…핵탄두 소형화도 불분명”

입력 2017.12.01 (01:14) 수정 2017.12.0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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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일(어제)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 대응 방안에 대한 후속 논의를 가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그제) 북한 도발 후 약 5시간만인 오전 8시 반쯤 20분간 통화를 한 데 이어 이날 또다시 통화를 가졌다.

한미 정상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당일은 물론 이튿날 연속으로 통화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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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이 어제 정부 성명을 통해 화성-15형 발사에 대해 'ICBM 개발이 완결 단계에 도달했고, 핵무력 완성을 실현했다고 선언했는데, 우리 정부는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어제 발사된 미사일이 모든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것임은 분명하나, 재진입과 종말단계유도 분야에서의 기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저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를 폐기토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기존에 밝힌 '북핵·미사일 레드라인,' 즉 북한이 ICBM을 개발해 소형 핵탄두를 장착하는 단계까지 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미국에 거듭 설명하면서, 아직 군사 행동을 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소집한 NSC 회의에서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 한국을 공격하거나, 미국이 선제 타격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북한의 도발 상황을 어떻게 보냐고 물었고, 여기에 대해 문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판단을 설명한 것"이라며 "트럼프대통령이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통화에서 "한미 양국이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압도적 힘의 우위를 보여주는 게 북한의 오판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산 첨단 군사장비 구매 등을 위한 협의 개시 자체가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의 첨단 군사 자산의 획득을 통한 방위력 강화를 전폭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은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때까지 강력한 대북 제재·압박을 유지한다는 기존 방침에도 다시 공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평화적, 성공적 개최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 동계올림픽 파견 결정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런 결정이 조기에 공표돼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세계 각국에 안전한 올림픽에 대한 확신과 북한에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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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01 01:14:41
    • 수정2017-12-01 02:00:36
    정치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일(어제)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 대응 방안에 대한 후속 논의를 가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그제) 북한 도발 후 약 5시간만인 오전 8시 반쯤 20분간 통화를 한 데 이어 이날 또다시 통화를 가졌다.

한미 정상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당일은 물론 이튿날 연속으로 통화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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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이 어제 정부 성명을 통해 화성-15형 발사에 대해 'ICBM 개발이 완결 단계에 도달했고, 핵무력 완성을 실현했다고 선언했는데, 우리 정부는 현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어제 발사된 미사일이 모든 측면에서 지금까지의 미사일 중 가장 진전된 것임은 분명하나, 재진입과 종말단계유도 분야에서의 기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 여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저지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이를 폐기토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기존에 밝힌 '북핵·미사일 레드라인,' 즉 북한이 ICBM을 개발해 소형 핵탄두를 장착하는 단계까지 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미국에 거듭 설명하면서, 아직 군사 행동을 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소집한 NSC 회의에서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 한국을 공격하거나, 미국이 선제 타격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북한의 도발 상황을 어떻게 보냐고 물었고, 여기에 대해 문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판단을 설명한 것"이라며 "트럼프대통령이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통화에서 "한미 양국이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압도적 힘의 우위를 보여주는 게 북한의 오판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산 첨단 군사장비 구매 등을 위한 협의 개시 자체가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의 첨단 군사 자산의 획득을 통한 방위력 강화를 전폭 지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상은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때까지 강력한 대북 제재·압박을 유지한다는 기존 방침에도 다시 공감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평화적, 성공적 개최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고위급 대표단 동계올림픽 파견 결정에 감사를 표하면서 이런 결정이 조기에 공표돼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세계 각국에 안전한 올림픽에 대한 확신과 북한에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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