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귀식 교수(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中 특사에도 北 미사일 발사…원유 차단은 시진핑 의지 문제” ①

입력 2017.12.0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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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7년 12월 1일(금요일)
□ 출연자 : 민귀식 교수(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中 특사에도 北 미사일 발사…원유 차단은 시진핑 의지 문제”

[윤준호]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 압박에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특히 대북 원유 차단을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UN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에서도 미국의 니키 헤일리 UN주재대사는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원유 공급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중국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와 함께 이 부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겠습니다. 민귀식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민귀식] 안녕하세요?

[윤준호]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하고 미국, 일본, 우리가 즉각적으로 반응을 내놓았을 때 중국은 직접 반응을 금방 안 내놨어요. 그만큼 중국 속내가 복잡해서였을까요?

[민귀식] 중국이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우선 그 요인을 세 가지로 보면 G2 국가에 걸맞은 위상을 보이려고 하는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서부터...

[윤준호] 어그러지고.

[민귀식] 그리고 책임대국 이미지를 통해서 국제사회의 리더 역할로 거듭나려는 중국의 전략적 방향성에서 북핵 문제를 방치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결정적으로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전략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어쨌든 전략적 자산인데 북한을 강하게 압박해서 북한을 잃을까하는 그런 우려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답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전략적 자산이라는 측면도 있겠지만 시진핑 주석의 특사가 지난번 평양을 방문해서 김정은 위원장 못 만났지 않습니까? 그러고 난 직후 일주일 만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나서고 그러다 보니까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 이런 말 나오고 있죠?

[민귀식] 네, 쑹타오 특사가 가서 19차 당대회 설명을 한다는 명분이지만 사실상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갔다고 봐야 하는데 북한이 곧바로 미사일로 응수하지 않았습니까? 이것만 봐도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이 한계가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바로 미국 트럼프와 시진핑이 통화를 해서 이 문제를 논의한 것만 봐도 상황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에 또 트윗을 통해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중국 특사가 평양을 갔다 왔지만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 부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이야기했죠. 이제 우리가 다루어야 할 상황 우리가 관리하겠다. 이게 미국이 좀 더 직접적으로 나서겠다, 이런 뜻으로 봐야할까요?

[민귀식]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관리하겠다는 트럼프의 말은 북한에게 군사 옵션을 실행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분명하고요. 또 하나는 중국을 더욱 압박해서 대북 제재에 실질적인 동참을 요구하려는 명분 쌓기용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중국에 대한 압박이요.

[민귀식] 또 우리나라한테는 미국의 요구대로 미국의 군사 전략에 더욱 강력하게 한국이 지원해야 한다는 압박용, 이런 다목적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지 않나 그렇게 보입니다.

[윤준호]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적으로 중국에 요구해 온 것이지만 이번에 좀 더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이죠?

[민귀식] 그렇습니다.

[윤준호] 현재 중국에서 북한으로 공급되고 있는 원유 어느 정도 연단위로 들어가고 있습니까?

[민귀식] 연단위로는 약 52만 톤 정도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윤준호] 52만 톤, 원유죠.

[민귀식] 원유입니다.

[윤준호] 중국이 앞서 이 원유 공급을 끊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전례가 있죠?

[민귀식] 있습니다. 2003년 2월에 중국이 원유 공급을 3일간 공급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는 북한이 자신의 영향력을 거부한다는 판단을 해서 결정적인 순간에 원유 중단 카드를 꺼내든 건데요. 2002년에 2차 북핵 위기가 왔을 때 북한은 중국을 빼고 미국과의 직접 담판을 고집했거든요. 그래서 중국은 3자회담을 하자는 주장을 하면서 원유 공급 중단 카드를 썼던 것입니다. 결국 3일 만에 북한이 손을 들고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6자회담이 성사되게 된 배경에 이런 원유 중단 카드가 있었던 것입니다.

[윤준호] 그래서 미국은 이번에도 그리고 앞서 북한 김정은 집권 이후에 계속되는 도발 행위가 있을 때마다 중국으로 하여금 원유 공급을 차단하라고 계속 요구를 해왔는데 중국은 그 부분을 계속 거부해왔어요, 완강할 정도로. 중국은 거부 이유를 뭐라고 설명해왔죠?

[민귀식] 중국은 UN결의안을 충실히 완벽하게 이행하고 있다. 이런 명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원유 공급 중단이라는 것은 없다. 그래서 자기들은 할 만큼 하고 있다. 이렇게 하고 있는데요. 실질적으로는 이것은 이제 대외적인 명분이고 원유 공급 중단이 중국에게는 매우 위험한 카드입니다.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적대심을 갖게 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상 대량 탈북이라든지 북한 경제가 무너졌을 때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있고요. 또 중국으로서는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런 전략적 판단을 하는 것이 하나 있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송유관이 37cm 정도가 굉장히 작은 건데요. 여기 공급을 중단했을 때 이게 얼거나 또는 기름이 굳어버렸을 경우에는 다시 회복하지 못한다는 기술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도 아마 그들의 속앓이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렇다면 예를 들어서 제한적으로 차단하는 부분 그러니까 전면 차단이 아니고 제한적으로 차단하는 부분은 어떻게 선택 가능한 옵션은 아닐까요?

[민귀식] 예전에도 3일 정도 가동을 중단했다는 전례로 봤을 때 그것도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다만 송유관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분에 의하면 겨울철에는 2시간 이상 공급을 중단했을 때 상당히 치명적인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8시간 정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하나 정부 당국자 시진핑 의지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됩니다.

[윤준호] 앞서도 우리가 살펴봤지만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평양 방문 이후로 북중 관계가 더 많이 냉랭해지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중국이 이번에 미국의 강력한 요구에 과연 어떻게 응할지 원유 공급 차단에 나설지 안 나설지 이게 좀 주목되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민귀식] 저는 미국의 요구를 단순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중국의 전략적 판단, 전략 자산을 잃지 않는다는 것도 있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북핵 문제의 핵심은 북한과의 직접 담판인데.

[윤준호] 미-북 간에.

[민귀식] 그런데 그 책임을 중국에게만 돌리려고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죠.

[윤준호] 그 불만을 나타내고 있죠.

[민귀식] 그래서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좀 더 유연한 다른 대안의 카드를 내놓는 것이 우선이지 중국에게 원유 공급을 중단하라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렇게 보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은 원유 공급을 놓고 서로 협상을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서는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이런 말을 했죠. 북한은 석유가 문제가 아니고 석유 말고도 무엇을 끊어도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 민 교수님께서도 동의하십니까?

[민귀식] 신년이 다가오는데 김정은이 어떤 신년사를 내걸지 궁금합니다. 이미 완벽한 핵 보유국으로서 지위를 인정받으려고 하는 북한이 지금 당장 다른 제재에 굴복할까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관점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중국은 그동안에도 대화와 협상을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도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75일 만에 도발을 하고 나섰지만 대화와 협상 그리고 평화적 해결, 이것을 거듭 이야기하고 있는데 과연 중국은 실제로 대화와 협상으로 그리고 평화적으로 이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걸까요?

[민귀식] 중국 입장에서는 다른 선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화, 협상이라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안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지금은 제재의 효과가 없다는 게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중국 입장에서만 본다면 우리 입장도 마찬가지이고 군사 옵션이라는 것이 만약에 실행에 옮겨진다면 감정적으로는 시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한반도에서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이것은 전쟁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거죠, 우리로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건데 어쨌든 대화, 협상을 강조하지만 이것이 지금 현재 그것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냐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른 의견이 있죠. 지금은 더욱더 제재를 강행해야 한다. 이것이 좀 더 설득력 있는 내용 같습니다.

[윤준호] 미국 측에서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한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뒤로는 북한과 매년 50~60억 달러의 교역을 계속하고 있다. 만약에 중국이 한국에 대해서 사드 보복을 하는 것처럼 북한에 대해서 이렇게 나선다면 북한이 금방 이 부분에 대해서 좀 구부리고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지적을 하고 있는데 다시 말해서 북한이 밀무역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계속 중국이 그것을 가져가고 있다는 지적인데 그 부분 먼저 차단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은 어떻게 보십니까?

[민귀식] 중국으로서는 경제적 이익 때문에 무역을 차단한다 아니면 무역을 유지한다. 이렇게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중국의 무역액이 연간 4조 달러입니다. 그러니까 거기에서 50억 달러라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는 액수죠. 다만 이것은 북한에 대한 정치적 안정 그리고 중국의 영향력 유지 이런 측면에서 북한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계속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이나 한국이나 또는 서방 국가에서 중국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도 타당한 지적이죠.

[윤준호] 결국 중국이 이번에도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원유 공급 차단에 대해서 동참하기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고 그 경우에 미국은 또다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무역에 대해서 관리에 들어갈 것 같은데 최근에 또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알미늄판에 대해 불공정 조사 들어가서 중국이 발끈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압박이 좀 더 커져서 양국 간의 무역 어떤 분규까지 갈 가능성도 있을까요?

[민귀식] 저는 그것은 무역 전쟁 혹은 무역 분규, 분규는 얘기할 수 있지만 무역 전쟁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왜 그러냐 하면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반덤핑 제재를 가장 많이 받아온 나라입니다. 그래서 연간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반덤핑 판정을 받기 때문에 개별 품목에 대한 불공정 시비 이것 하나가 양국의 무역 전쟁으로 간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확대 해석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윤준호] 일단은 내년 나올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의 신년사 한번 주목해 볼 필요가 있고 이 상황은 좀 더 진전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 번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민귀식]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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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민귀식 교수(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中 특사에도 北 미사일 발사…원유 차단은 시진핑 의지 문제” ①
    • 입력 2017-12-01 13:28:34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1일(금요일)
□ 출연자 : 민귀식 교수(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中 특사에도 北 미사일 발사…원유 차단은 시진핑 의지 문제”

[윤준호]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 압박에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특히 대북 원유 차단을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UN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에서도 미국의 니키 헤일리 UN주재대사는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원유 공급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중국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와 함께 이 부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겠습니다. 민귀식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민귀식] 안녕하세요?

[윤준호]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하고 미국, 일본, 우리가 즉각적으로 반응을 내놓았을 때 중국은 직접 반응을 금방 안 내놨어요. 그만큼 중국 속내가 복잡해서였을까요?

[민귀식] 중국이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우선 그 요인을 세 가지로 보면 G2 국가에 걸맞은 위상을 보이려고 하는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서부터...

[윤준호] 어그러지고.

[민귀식] 그리고 책임대국 이미지를 통해서 국제사회의 리더 역할로 거듭나려는 중국의 전략적 방향성에서 북핵 문제를 방치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결정적으로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전략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어쨌든 전략적 자산인데 북한을 강하게 압박해서 북한을 잃을까하는 그런 우려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답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전략적 자산이라는 측면도 있겠지만 시진핑 주석의 특사가 지난번 평양을 방문해서 김정은 위원장 못 만났지 않습니까? 그러고 난 직후 일주일 만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나서고 그러다 보니까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 이런 말 나오고 있죠?

[민귀식] 네, 쑹타오 특사가 가서 19차 당대회 설명을 한다는 명분이지만 사실상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갔다고 봐야 하는데 북한이 곧바로 미사일로 응수하지 않았습니까? 이것만 봐도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이 한계가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고요. 바로 미국 트럼프와 시진핑이 통화를 해서 이 문제를 논의한 것만 봐도 상황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윤준호]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에 또 트윗을 통해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중국 특사가 평양을 갔다 왔지만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 부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이야기했죠. 이제 우리가 다루어야 할 상황 우리가 관리하겠다. 이게 미국이 좀 더 직접적으로 나서겠다, 이런 뜻으로 봐야할까요?

[민귀식]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관리하겠다는 트럼프의 말은 북한에게 군사 옵션을 실행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분명하고요. 또 하나는 중국을 더욱 압박해서 대북 제재에 실질적인 동참을 요구하려는 명분 쌓기용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중국에 대한 압박이요.

[민귀식] 또 우리나라한테는 미국의 요구대로 미국의 군사 전략에 더욱 강력하게 한국이 지원해야 한다는 압박용, 이런 다목적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지 않나 그렇게 보입니다.

[윤준호]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적으로 중국에 요구해 온 것이지만 이번에 좀 더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이죠?

[민귀식] 그렇습니다.

[윤준호] 현재 중국에서 북한으로 공급되고 있는 원유 어느 정도 연단위로 들어가고 있습니까?

[민귀식] 연단위로는 약 52만 톤 정도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윤준호] 52만 톤, 원유죠.

[민귀식] 원유입니다.

[윤준호] 중국이 앞서 이 원유 공급을 끊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전례가 있죠?

[민귀식] 있습니다. 2003년 2월에 중국이 원유 공급을 3일간 공급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이때는 북한이 자신의 영향력을 거부한다는 판단을 해서 결정적인 순간에 원유 중단 카드를 꺼내든 건데요. 2002년에 2차 북핵 위기가 왔을 때 북한은 중국을 빼고 미국과의 직접 담판을 고집했거든요. 그래서 중국은 3자회담을 하자는 주장을 하면서 원유 공급 중단 카드를 썼던 것입니다. 결국 3일 만에 북한이 손을 들고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6자회담이 성사되게 된 배경에 이런 원유 중단 카드가 있었던 것입니다.

[윤준호] 그래서 미국은 이번에도 그리고 앞서 북한 김정은 집권 이후에 계속되는 도발 행위가 있을 때마다 중국으로 하여금 원유 공급을 차단하라고 계속 요구를 해왔는데 중국은 그 부분을 계속 거부해왔어요, 완강할 정도로. 중국은 거부 이유를 뭐라고 설명해왔죠?

[민귀식] 중국은 UN결의안을 충실히 완벽하게 이행하고 있다. 이런 명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원유 공급 중단이라는 것은 없다. 그래서 자기들은 할 만큼 하고 있다. 이렇게 하고 있는데요. 실질적으로는 이것은 이제 대외적인 명분이고 원유 공급 중단이 중국에게는 매우 위험한 카드입니다.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적대심을 갖게 하는 것도 있지만 사실상 대량 탈북이라든지 북한 경제가 무너졌을 때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있고요. 또 중국으로서는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런 전략적 판단을 하는 것이 하나 있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송유관이 37cm 정도가 굉장히 작은 건데요. 여기 공급을 중단했을 때 이게 얼거나 또는 기름이 굳어버렸을 경우에는 다시 회복하지 못한다는 기술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도 아마 그들의 속앓이로 보입니다.

[윤준호] 그렇다면 예를 들어서 제한적으로 차단하는 부분 그러니까 전면 차단이 아니고 제한적으로 차단하는 부분은 어떻게 선택 가능한 옵션은 아닐까요?

[민귀식] 예전에도 3일 정도 가동을 중단했다는 전례로 봤을 때 그것도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다만 송유관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분에 의하면 겨울철에는 2시간 이상 공급을 중단했을 때 상당히 치명적인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8시간 정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하나 정부 당국자 시진핑 의지의 문제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됩니다.

[윤준호] 앞서도 우리가 살펴봤지만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평양 방문 이후로 북중 관계가 더 많이 냉랭해지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중국이 이번에 미국의 강력한 요구에 과연 어떻게 응할지 원유 공급 차단에 나설지 안 나설지 이게 좀 주목되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민귀식] 저는 미국의 요구를 단순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중국의 전략적 판단, 전략 자산을 잃지 않는다는 것도 있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북핵 문제의 핵심은 북한과의 직접 담판인데.

[윤준호] 미-북 간에.

[민귀식] 그런데 그 책임을 중국에게만 돌리려고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죠.

[윤준호] 그 불만을 나타내고 있죠.

[민귀식] 그래서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좀 더 유연한 다른 대안의 카드를 내놓는 것이 우선이지 중국에게 원유 공급을 중단하라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렇게 보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은 원유 공급을 놓고 서로 협상을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서는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이런 말을 했죠. 북한은 석유가 문제가 아니고 석유 말고도 무엇을 끊어도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 민 교수님께서도 동의하십니까?

[민귀식] 신년이 다가오는데 김정은이 어떤 신년사를 내걸지 궁금합니다. 이미 완벽한 핵 보유국으로서 지위를 인정받으려고 하는 북한이 지금 당장 다른 제재에 굴복할까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관점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윤준호] 중국은 그동안에도 대화와 협상을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이번에도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75일 만에 도발을 하고 나섰지만 대화와 협상 그리고 평화적 해결, 이것을 거듭 이야기하고 있는데 과연 중국은 실제로 대화와 협상으로 그리고 평화적으로 이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걸까요?

[민귀식] 중국 입장에서는 다른 선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대화, 협상이라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안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지금은 제재의 효과가 없다는 게 큰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중국 입장에서만 본다면 우리 입장도 마찬가지이고 군사 옵션이라는 것이 만약에 실행에 옮겨진다면 감정적으로는 시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한반도에서 어떤 의미인가를 생각해 본다면 이것은 전쟁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기 때문에 할 수 없는 거죠, 우리로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건데 어쨌든 대화, 협상을 강조하지만 이것이 지금 현재 그것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냐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른 의견이 있죠. 지금은 더욱더 제재를 강행해야 한다. 이것이 좀 더 설득력 있는 내용 같습니다.

[윤준호] 미국 측에서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한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뒤로는 북한과 매년 50~60억 달러의 교역을 계속하고 있다. 만약에 중국이 한국에 대해서 사드 보복을 하는 것처럼 북한에 대해서 이렇게 나선다면 북한이 금방 이 부분에 대해서 좀 구부리고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지적을 하고 있는데 다시 말해서 북한이 밀무역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계속 중국이 그것을 가져가고 있다는 지적인데 그 부분 먼저 차단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은 어떻게 보십니까?

[민귀식] 중국으로서는 경제적 이익 때문에 무역을 차단한다 아니면 무역을 유지한다. 이렇게 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중국의 무역액이 연간 4조 달러입니다. 그러니까 거기에서 50억 달러라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는 액수죠. 다만 이것은 북한에 대한 정치적 안정 그리고 중국의 영향력 유지 이런 측면에서 북한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계속 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미국이나 한국이나 또는 서방 국가에서 중국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도 타당한 지적이죠.

[윤준호] 결국 중국이 이번에도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원유 공급 차단에 대해서 동참하기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고 그 경우에 미국은 또다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무역에 대해서 관리에 들어갈 것 같은데 최근에 또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알미늄판에 대해 불공정 조사 들어가서 중국이 발끈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압박이 좀 더 커져서 양국 간의 무역 어떤 분규까지 갈 가능성도 있을까요?

[민귀식] 저는 그것은 무역 전쟁 혹은 무역 분규, 분규는 얘기할 수 있지만 무역 전쟁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왜 그러냐 하면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반덤핑 제재를 가장 많이 받아온 나라입니다. 그래서 연간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반덤핑 판정을 받기 때문에 개별 품목에 대한 불공정 시비 이것 하나가 양국의 무역 전쟁으로 간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확대 해석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윤준호] 일단은 내년 나올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의 신년사 한번 주목해 볼 필요가 있고 이 상황은 좀 더 진전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 번 이야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민귀식]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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