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자판기 한우’에 케이크까지…몸값 낮춘 한우의 생존법

입력 2017.12.04 (21:25) 수정 2017.12.0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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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 10만 원.

청탁금지법 상한액 이제 웬만큼 익숙하시죠.

이 가운데 농축수산물에 한해 선물 상한액을 10만 원으로 올리려던 방안이 한차례 무산됐습니다.

우리 농민들, 특히 한우 농가의 실망감이 큰데요.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한우 매출이 크게 줄면서 한우 농가 피해액이 약 2천3백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농가 폐업도 잇따라 5년 전 18만 호에서 최근 8만 호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기의 한우 농가, 가격을 낮추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등 돌파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건물 안에 설치된 자동판매기.

버튼을 누르자, 한우 등심이 나옵니다.

일명 자판기 한우입니다.

생고기 뿐 아니라 불고기, 양념 갈비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핵심은 가격입니다.

점포 운영비와 인건비를 절감해 한우 가격을 40% 가까이 낮췄습니다

300그램 단위 소포장 상품으로 1인 가구까지 공략합니다.

<인터뷰> 박은영(32세) : "아무래도 포장이 작다 보니까 좀 편리하게 남기지 않고 먹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유통 단계를 줄인 한우 직거래 장터,

<녹취> "지금부터 5천 원짜리 떡갈비 천 원 경매 시작하겠습니다."

대형마트의 반값 행사 등 한우 몸값 낮추기가 한창입니다.

이렇게 한우가 가격 경쟁에 나선 건 청탁금지법 시행 후 1년새 매출이 10% 가까이 줄면서 피해가 본격화됐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설과 추석 등 명절 대목이 사라진 게 가장 큰 타격입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값이 싼 수입 쇠고기 판매는 늘면서 대형마트에선 한우 매출 비중이 수입육에 역전당했습니다.

한우 식당가도 고객 잡기 경쟁에 나섰습니다.

겹겹이 쌓인 살코기 맨 꼭대기엔 생일 초가 꽂혀 나옵니다.

<녹취> "생일 축하합니다~~"

한우 케이크입니다.

7가지 특수 부위를 엄선해 자체 개발한 양념을 바르고 삼베주머니에서 3주간 숙성시킨 맛으로 차별화에 공을 들입니다.

<인터뷰> 김은호(한우전문점 사장) : "많은 테스트를 거쳐서 맛과 풍미와 부드러움까지 접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생각을 해낸 거거든요."

축산업계가 한 가닥 기대를 걸었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이 쉽지 않은 상황.

한우 농가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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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04 21:26:48
    • 수정2017-12-04 21: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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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 10만 원. 청탁금지법 상한액 이제 웬만큼 익숙하시죠. 이 가운데 농축수산물에 한해 선물 상한액을 10만 원으로 올리려던 방안이 한차례 무산됐습니다. 우리 농민들, 특히 한우 농가의 실망감이 큰데요.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한우 매출이 크게 줄면서 한우 농가 피해액이 약 2천3백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농가 폐업도 잇따라 5년 전 18만 호에서 최근 8만 호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기의 한우 농가, 가격을 낮추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등 돌파구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건물 안에 설치된 자동판매기. 버튼을 누르자, 한우 등심이 나옵니다. 일명 자판기 한우입니다. 생고기 뿐 아니라 불고기, 양념 갈비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핵심은 가격입니다. 점포 운영비와 인건비를 절감해 한우 가격을 40% 가까이 낮췄습니다 300그램 단위 소포장 상품으로 1인 가구까지 공략합니다. <인터뷰> 박은영(32세) : "아무래도 포장이 작다 보니까 좀 편리하게 남기지 않고 먹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유통 단계를 줄인 한우 직거래 장터, <녹취> "지금부터 5천 원짜리 떡갈비 천 원 경매 시작하겠습니다." 대형마트의 반값 행사 등 한우 몸값 낮추기가 한창입니다. 이렇게 한우가 가격 경쟁에 나선 건 청탁금지법 시행 후 1년새 매출이 10% 가까이 줄면서 피해가 본격화됐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설과 추석 등 명절 대목이 사라진 게 가장 큰 타격입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값이 싼 수입 쇠고기 판매는 늘면서 대형마트에선 한우 매출 비중이 수입육에 역전당했습니다. 한우 식당가도 고객 잡기 경쟁에 나섰습니다. 겹겹이 쌓인 살코기 맨 꼭대기엔 생일 초가 꽂혀 나옵니다. <녹취> "생일 축하합니다~~" 한우 케이크입니다. 7가지 특수 부위를 엄선해 자체 개발한 양념을 바르고 삼베주머니에서 3주간 숙성시킨 맛으로 차별화에 공을 들입니다. <인터뷰> 김은호(한우전문점 사장) : "많은 테스트를 거쳐서 맛과 풍미와 부드러움까지 접목할 수 있는 방법까지 생각을 해낸 거거든요." 축산업계가 한 가닥 기대를 걸었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이 쉽지 않은 상황. 한우 농가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윤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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