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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英, 1단계 브렉시트협상 합의에 근접…완전타결엔 실패
입력 2017.12.05 (04:53) 국제
유럽연합(EU)과 영국은 현지시간으로 4일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협상과 관련, 영국의 탈퇴 조건을 주로 다룬 1단계 협상에서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상당 정도 좁히며 합의에 근접했으나 완전타결에는 실패했다.

양측은 금주내에 다시 만나 쟁점을 계속 협의하기로 해 1단계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 클로드 융커 위원장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브뤼셀에서 만나 오찬을 함께 한 협상에서 영국의 EU 탈퇴 조건과 관련해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쟁점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그동안 영국은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의 EU 탈퇴 조건과 함께 브렉시트 이후 양측간 무역협정과 같은 미래관계에 대해서도 병행해 협상할 것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EU는 영국의 EU 탈퇴 조건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이 있어야 미래관계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2단계 협상에 착수할 수 있다고 맞서 그동안 브렉시트 협상은 난항을 겪어왔다.

앞서 EU는 지난 10월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EU 탈퇴 조건에 대한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이 없다며 2단계 협상 진입 결정을 보류했으며, 오는 14, 15일 예정된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시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날 융커-메이 회동은 브렉시트 협상의 2단계 진입 여부를 결정할 EU정상회의를 앞두고 '최종 담판'의 성격으로 열렸으며 양측은 쟁점에 대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뤘으나 타결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메이 총리와 회동한 뒤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 협상팀들이 지난 며칠간 남은 탈퇴조건 이슈들에 관해 거둔 진전에도 불구하고 오늘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융커 위원장은 이는 "실패가 아니다"면서 "EU 정상회의 이전에 '충분한 진전'에 도달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도 "두셋 이슈에서 추가 협상이 필요한 차이들이 아직 남아 있다"면서 "협상이 계속될 것이고 금주말 이전에 다시 모일 것이다. 이를 긍정적으로 결론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과 메이 총리는 이날 회동에서 이른바 '이혼합의금'으로 불리는, 영국이 EU 회원국 시절 약속했던 재정기여금 문제, 브렉시트 이후 상대측에 거주하는 국민의 권리문제,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 아일랜드공화국(이하 아일랜드) 간 국경 처리 등 쟁점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6개월에 걸친 1단계 협상은 그동안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최근 영국 측의 잇단 양보로 협상의 모멘텀을 얻었다.

최대 쟁점인 EU 재정기여금 문제와 관련, 양측은 영국이 정산해야 금액을 약 1천억 유로로 정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농업보조금 및 투자 프로젝트를 포함한 영국의 사전 약정금액 756억 유로, EU 직원들의 퇴직연금을 포함한 장기부채액 108억 유로, 우발채무액 115억 유로 등으로 구성된다.

다만 영국의 대(對)EU 자산과 EU의 영국 내 지출액 등을 제외하고 영국이 실제 지급할 순정산액은 400억(52조원)~500억 유로(65조원)로 알려졌다.

영국은 이 돈을 수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또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섬의 남북을 차지하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의 경우 메이 정부가 아일랜드섬의 '규제 일치'(regulatory alignment)를 막판에 약속하면서 접점을 찾았다.

영국이 EU를 떠난 후에도 아일랜드섬 내부 양측의 통행과 통관 규제에 커다란 차이가 있어선 안 된다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양측의 입장을 영국이 전격 수용한 것이다.

그동안 메이 정부는 통상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할 것이며 영국령인 북아일랜드가 통상관계에서 나라 전체와 분리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대신 국경 문제를 영-EU FTA 협상과 연계해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더라도 과거 아일랜드섬 내전 시절처럼 국경통제를 강화하는 '하드 국경'이 되지는 않겠다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를 설득해왔는데 이에 관한 확약을 준 셈이다.

BBC방송은 메이 정부가 북아일랜드에 한해 사실상 EU 단일시장 지위 유지와 관세동맹 잔류를 약속한 것과 같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섬은 오랜 기간 내전을 겪은 뒤 1998년 벨파스트 협정 아래 평화 체제로 이행해 특수성을 안고 있는 곳이다.

영국이 EU를 떠나면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이탈키로 함에 따라 이 국경이 EU의 외부국경이 돼 문제가 됐다.

메이 정부는 이혼합의금과 아일랜드 국경 등에서 대폭 양보한 대신 2019년 3월 29일 EU에서 공식 탈퇴한 이후에도 2년간 EU 단일시장 지위와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것과 똑같은 '이행 기간'을 두기로 EU 측이 화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9월 이탈리아 피렌체 연설에서 이행 기간을 두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이행 기간에는 EU 단일시장과 지금처럼 교역하는 대가로 EU 예산분담, EU 시민 이동의 자유, EU 법규 유지 등 EU 측의 요구조건들을 모두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로서는 촉박한 협상 일정과 양측의 밀고 당기기로 인해 아무런 합의없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재계 등의 우려를 덜고 브렉시트 시점 이후에도 2년간의 시간을 두고 영-EU FTA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풀이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 EU-英, 1단계 브렉시트협상 합의에 근접…완전타결엔 실패
    • 입력 2017-12-05 04:53:59
    국제
유럽연합(EU)과 영국은 현지시간으로 4일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협상과 관련, 영국의 탈퇴 조건을 주로 다룬 1단계 협상에서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상당 정도 좁히며 합의에 근접했으나 완전타결에는 실패했다.

양측은 금주내에 다시 만나 쟁점을 계속 협의하기로 해 1단계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 클로드 융커 위원장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브뤼셀에서 만나 오찬을 함께 한 협상에서 영국의 EU 탈퇴 조건과 관련해 양측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쟁점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그동안 영국은 브렉시트 협상에서 영국의 EU 탈퇴 조건과 함께 브렉시트 이후 양측간 무역협정과 같은 미래관계에 대해서도 병행해 협상할 것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EU는 영국의 EU 탈퇴 조건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이 있어야 미래관계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2단계 협상에 착수할 수 있다고 맞서 그동안 브렉시트 협상은 난항을 겪어왔다.

앞서 EU는 지난 10월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EU 탈퇴 조건에 대한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이 없다며 2단계 협상 진입 결정을 보류했으며, 오는 14, 15일 예정된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시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날 융커-메이 회동은 브렉시트 협상의 2단계 진입 여부를 결정할 EU정상회의를 앞두고 '최종 담판'의 성격으로 열렸으며 양측은 쟁점에 대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뤘으나 타결에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메이 총리와 회동한 뒤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 협상팀들이 지난 며칠간 남은 탈퇴조건 이슈들에 관해 거둔 진전에도 불구하고 오늘 완전한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융커 위원장은 이는 "실패가 아니다"면서 "EU 정상회의 이전에 '충분한 진전'에 도달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도 "두셋 이슈에서 추가 협상이 필요한 차이들이 아직 남아 있다"면서 "협상이 계속될 것이고 금주말 이전에 다시 모일 것이다. 이를 긍정적으로 결론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융커 위원장과 메이 총리는 이날 회동에서 이른바 '이혼합의금'으로 불리는, 영국이 EU 회원국 시절 약속했던 재정기여금 문제, 브렉시트 이후 상대측에 거주하는 국민의 권리문제,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 아일랜드공화국(이하 아일랜드) 간 국경 처리 등 쟁점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6개월에 걸친 1단계 협상은 그동안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최근 영국 측의 잇단 양보로 협상의 모멘텀을 얻었다.

최대 쟁점인 EU 재정기여금 문제와 관련, 양측은 영국이 정산해야 금액을 약 1천억 유로로 정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농업보조금 및 투자 프로젝트를 포함한 영국의 사전 약정금액 756억 유로, EU 직원들의 퇴직연금을 포함한 장기부채액 108억 유로, 우발채무액 115억 유로 등으로 구성된다.

다만 영국의 대(對)EU 자산과 EU의 영국 내 지출액 등을 제외하고 영국이 실제 지급할 순정산액은 400억(52조원)~500억 유로(65조원)로 알려졌다.

영국은 이 돈을 수년에 걸쳐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또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섬의 남북을 차지하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의 경우 메이 정부가 아일랜드섬의 '규제 일치'(regulatory alignment)를 막판에 약속하면서 접점을 찾았다.

영국이 EU를 떠난 후에도 아일랜드섬 내부 양측의 통행과 통관 규제에 커다란 차이가 있어선 안 된다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양측의 입장을 영국이 전격 수용한 것이다.

그동안 메이 정부는 통상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할 것이며 영국령인 북아일랜드가 통상관계에서 나라 전체와 분리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대신 국경 문제를 영-EU FTA 협상과 연계해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더라도 과거 아일랜드섬 내전 시절처럼 국경통제를 강화하는 '하드 국경'이 되지는 않겠다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를 설득해왔는데 이에 관한 확약을 준 셈이다.

BBC방송은 메이 정부가 북아일랜드에 한해 사실상 EU 단일시장 지위 유지와 관세동맹 잔류를 약속한 것과 같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섬은 오랜 기간 내전을 겪은 뒤 1998년 벨파스트 협정 아래 평화 체제로 이행해 특수성을 안고 있는 곳이다.

영국이 EU를 떠나면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이탈키로 함에 따라 이 국경이 EU의 외부국경이 돼 문제가 됐다.

메이 정부는 이혼합의금과 아일랜드 국경 등에서 대폭 양보한 대신 2019년 3월 29일 EU에서 공식 탈퇴한 이후에도 2년간 EU 단일시장 지위와 관세동맹에 잔류하는 것과 똑같은 '이행 기간'을 두기로 EU 측이 화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9월 이탈리아 피렌체 연설에서 이행 기간을 두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이행 기간에는 EU 단일시장과 지금처럼 교역하는 대가로 EU 예산분담, EU 시민 이동의 자유, EU 법규 유지 등 EU 측의 요구조건들을 모두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로서는 촉박한 협상 일정과 양측의 밀고 당기기로 인해 아무런 합의없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재계 등의 우려를 덜고 브렉시트 시점 이후에도 2년간의 시간을 두고 영-EU FTA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풀이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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