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귀순병, 깨진 항아리 같았다…살아난 건 기적”

입력 2017.12.05 (11:35) 수정 2017.12.0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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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이 4일(현지시각) 지난달 13일 판문점 공동 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응급 수술 과정을 단독 보도했다.

CNN은 특히 여러 발의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는 귀순 병사를 살린 이국종 교수를 주목했다. 공개된 CNN 보도 영상에는 이국종 교수의 인터뷰도 담겨 있어, 그의 유창한 영어 실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시각 5일 CNN 메인 홈페이지에 있는 ‘북한 귀순 병사’ 보도 내용한국시각 5일 CNN 메인 홈페이지에 있는 ‘북한 귀순 병사’ 보도 내용

"그는 깨진 항아리 같았다"


이국종 교수는 CNN 인터뷰를 통해 북한 귀순 병사의 처음 상태를 '깨진 항아리'에 빗대 표현했다. 이 교수는 "병사는 절반보다 훨씬 많은 피를 흘려 충분히 수혈할 수 없었다"며 "그의 바이털 사인은 매우 불안정했고, 그는 저혈압과 쇼크로 죽어가고 있었다"고 처음 병원에 실려온 병사의 상태를 설명했다.

CNN은 긴급했던 병사의 수술 상황을 전하며, 수술 과정에서 병사의 뱃속에서 발견된 거대 기생충의 모습도 보여줬다. 그리고 이는 그의 심각한 영양실조 상황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귀순 병사 "여기가 정말 남한 맞느냐?" 물어


이국종 교수는 "병사는 자유를 찾아왔다"며 그의 용기를 칭찬했다. 병사의 회복 속도는 빨라, 이제는 걷고, 말하고, 화장실도 혼자 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북한에 있는 악몽을 꾸며 괴로워하고 있다고 한다. 병사는 이 교수에게 "여기가 진짜 남한 맞느냐?"라고 물어, 이 교수는 병실에 걸린 태극기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소녀시대 노래 들으며 회복 중"


이국종 교수는 아직 병사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과거 북한과 관련된 질문은 삼간다고 했다. 이 교수는 대신 그가 좋아하는 소녀시대 노래 등 K팝을 틀어주고, TV도 보여준다고 했다. 병사가 병실에서 처음으로 본 영화는 '트랜스포터3 - 라스트 미션'이었다. 병사는 이 교수에게 북한에서도 미국과 남한 드라마가 인기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우리는 매일 우리 일을 하는 겁니다"


CNN은 병사의 기적적인 생존은 명성 있는 의사 이국종 교수의 덕분이었다고 보도하며, 그와 그의 의료팀의 고단한 삶과 희생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제가 나라를 자랑스럽다고 여겨서 이 병사를 살리려는 이유라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완전히 틀렸어요. 여기서 보시듯 우리는 매일 우리 일을 하는 겁니다"라고 담담하게 전했다.

[사진 출처 : CNN]

K스타 강이향 kbs.2fragr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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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05 11:35:54
    • 수정2017-12-05 22:03:32
    국제
CNN이 4일(현지시각) 지난달 13일 판문점 공동 경비구역(JSA)에서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응급 수술 과정을 단독 보도했다.

CNN은 특히 여러 발의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는 귀순 병사를 살린 이국종 교수를 주목했다. 공개된 CNN 보도 영상에는 이국종 교수의 인터뷰도 담겨 있어, 그의 유창한 영어 실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시각 5일 CNN 메인 홈페이지에 있는 ‘북한 귀순 병사’ 보도 내용
"그는 깨진 항아리 같았다"


이국종 교수는 CNN 인터뷰를 통해 북한 귀순 병사의 처음 상태를 '깨진 항아리'에 빗대 표현했다. 이 교수는 "병사는 절반보다 훨씬 많은 피를 흘려 충분히 수혈할 수 없었다"며 "그의 바이털 사인은 매우 불안정했고, 그는 저혈압과 쇼크로 죽어가고 있었다"고 처음 병원에 실려온 병사의 상태를 설명했다.

CNN은 긴급했던 병사의 수술 상황을 전하며, 수술 과정에서 병사의 뱃속에서 발견된 거대 기생충의 모습도 보여줬다. 그리고 이는 그의 심각한 영양실조 상황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귀순 병사 "여기가 정말 남한 맞느냐?" 물어


이국종 교수는 "병사는 자유를 찾아왔다"며 그의 용기를 칭찬했다. 병사의 회복 속도는 빨라, 이제는 걷고, 말하고, 화장실도 혼자 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북한에 있는 악몽을 꾸며 괴로워하고 있다고 한다. 병사는 이 교수에게 "여기가 진짜 남한 맞느냐?"라고 물어, 이 교수는 병실에 걸린 태극기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소녀시대 노래 들으며 회복 중"


이국종 교수는 아직 병사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과거 북한과 관련된 질문은 삼간다고 했다. 이 교수는 대신 그가 좋아하는 소녀시대 노래 등 K팝을 틀어주고, TV도 보여준다고 했다. 병사가 병실에서 처음으로 본 영화는 '트랜스포터3 - 라스트 미션'이었다. 병사는 이 교수에게 북한에서도 미국과 남한 드라마가 인기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우리는 매일 우리 일을 하는 겁니다"


CNN은 병사의 기적적인 생존은 명성 있는 의사 이국종 교수의 덕분이었다고 보도하며, 그와 그의 의료팀의 고단한 삶과 희생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제가 나라를 자랑스럽다고 여겨서 이 병사를 살리려는 이유라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완전히 틀렸어요. 여기서 보시듯 우리는 매일 우리 일을 하는 겁니다"라고 담담하게 전했다.

[사진 출처 : CNN]

K스타 강이향 kbs.2fragr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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