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춤추게 하라”…스마트시티도 FUN하게!

입력 2017.12.05 (16:11) 수정 2017.12.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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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와의 춤을~ 아니 그림자와 춤을~(Dance With A Shadow)"

인기척이 드문 한 골목길 가로등 아래. 한 남자가 무심히 지나간다.

다른 남자가 골목길에 들어선다. 옆에 사람도 없는데 갑자기 그림자(이하: 주인 없는 그림자)가 나타나 남자 옆을 지나간다.

주인 없는 그림자가 사람을 쫓아가자 또 다른 행인은 깜짝 놀란다.

이번엔 그림자가 신기한 듯 이리저리 손짓하며 춤을 추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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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와 춤을~(Dance With A Shadow)” /출처 faena 홈페이지(http://www.faena.com/aleph/articles/the-day-shadows-came-alive-in-the-streets-of-bristol-video/)


주인 없는 그림자는 유령인가? 마술인가?...대답은 이 기사의 끝자락에 있다.

■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 스마트시티"

지난해 초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이 던진 '4차 산업혁명'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초연결·초지능으로 불리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5G·빅데이터·클라우드 등 혁신적 신기술과 기존 기술이 빠르게 융합되고,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경제·사회 전반에 큰 변혁이 일어난다는 개념이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게 바로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시티는 한국에서도 유행(boom)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한국이 앞서 나갈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플랫폼으로 스마트시티를 제시한 바 있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산하에는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까지 구성되기까지 했다.

문재인 대통령 “4차 산업혁명 플랫폼으로 스마트시티”문재인 대통령 “4차 산업혁명 플랫폼으로 스마트시티”


■ 스마트시티?..."정의(definition)만 120개, 어렵다 어려워"

그렇다면 스마트시티는 무엇인가?
클라우스 슈바프는 자신의 저서 '4차 산업혁명'에서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물리적 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는 혁신적인 도시를 스마트시티(Smartcity)로 정의했다. 하지만 슈바프의 정의를 그대로 이해하기에는 따라가기에는 일반인들과 슈바프와의 물리적 공간의 거리가 너무나 넓다. 당최 어렵다.

그렇다면 우선 스마트시티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된 배경부터 살펴보자.
전 세계 인구는 2050년 95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그중 67%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UN, 2014)
도시 인구 집중화로 교통과 환경, 에너지, 치안 등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도시 문제를 ICT 기술 융합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현재 전 세계 4,037개 도시 중 150여 개 도시가 스마트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시티에 대한 정의도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120개 넘을 만큼 다양하다.

이 다양한 개념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키워드가 '도시 문제 해결'과 'ICT 기술'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 '플랫폼' '리빙 랩'(Living Lab), '삶의 긍정적인 변화' 등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스마트시티 전문가로 불리는 이정훈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월드 콩그레스(2016, Smart City World Congress)에서 스마트시티를 이렇게 정의했다.

"스마트시티는 교통, 환경, 에너지, 도시기반시설 등의 도시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시민, 시 공무원, 민간 기업 등의 이해관계자와 함께 ICT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지역혁신시스템/플랫폼이다."

여전히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 문제 해결 방식에 있어 기존 도시의 대응과 스마트시티의 대응 방식을 비교해 보자.

수많은 직장인이 인생의 10~15%를 '출퇴근'에 낭비하면서 살고 있다고 한다. 기존 도시가 <교통 혼잡>이라는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도로를 확장하거나 신규도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시티는 혼잡도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해 우회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영국 M42 고속도로 스마트교통시스템 *교통통행 소요시간 25%, *교통사고 50%, *대기오염 10% 감소)

스마트시티는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주차장을 만들 필요 없이 '연결성'(Connectivity)에 집중한다. 주차공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주차를 유도하고, 카 세어링 등의 서비스를 활용해 차량의 도심 진입을 최소화한다. 시간 낭비나 불편함을 없애는 것을 넘어 연료 소비량과 대기오염을 줄임으로써 친환경 요구에도 부합한다.

바르셀로나 ‘스마트 주차시스템’바르셀로나 ‘스마트 주차시스템’

■ 너무 진지한 접근?...스마트시티 "도시를 춤추게 하라"

쉽게 말하면 기술을 통해 도시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편하게 하는 게 바로 스마트시티이다.

하지만 접근이 이렇게 진지해야만 할까?

2017년 11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7년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에서 브라이언 맥구이간(Brian Mcguigan) 실버 스프링 네트워크(Silver Spring Network) 스마트시티 솔루션 유럽 판매국장은 영국 브리스톨에 설치된 가로등을 예로 들며 '스마트시티'를 재미있게 접근했다. 말 그대로 '펀(Fun)'하게 말이다.

브라이언 맥구이간 실버 스프링 네트워크 국장 ‘스마트시티 발전에서의 트랜드와 기회’(Trends and opportunities in smart city development) 세션 발표 중브라이언 맥구이간 실버 스프링 네트워크 국장 ‘스마트시티 발전에서의 트랜드와 기회’(Trends and opportunities in smart city development) 세션 발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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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와 춤을~(Dance With A Shadow)” /출처 faena 홈페이지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기록(record)하고 다음 보행자에게 재생하는 대화형 가로등이다.

자전거를 끌고 가는 남성과 그림자들 (출처 dezeen 홈페이지)자전거를 끌고 가는 남성과 그림자들 (출처 dezeen 홈페이지)

가로등 자체는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가로등 머리에 적외선 카메라가 숨어 있고 또 아래로 빛의 웅덩이를 만들어내는 램프가 있다.
카메라가 바로 이 빛 웅덩이를 지나는 사람은 물론 동물의 그림자 형태를 기록한다.


그림자 형태는 컴퓨터로 처리돼 검은색 이미지로 변환, 누군가 아래를 지나갈 때 바닥에 영사된다.


사람이 가로등 아래를 지나는 동안 그림자를 포착했다가 다음 사람 옆으로 그 그림자를 메아리처럼 되돌려줘 거리의 기억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동일 공간 안의 시간을 압축해 같은 도시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사람들이 덜 지나다니는 구석진 곳과 골목길에 생기를 불어넣을 뿐 아니라 기술이 사람 사이에 만들어내는 단절의 문제를 푸는 데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그림자와 논다. 그리고 아이들은 거기서 놀기 위해 어른들을 그 안으로 끌어들인다. 사람들의 대화가 시작된다. 그림자놀이는 사람들과 지역 사회를 어우러지게 한다. 나아가 모두를 춤추게 한다. 도시를 춤추게 한다.


영국 브리스톨 가로등 아래 도보자 관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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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를 춤추게 하라”…스마트시티도 FUN하게!
    • 입력 2017-12-05 16:11:59
    • 수정2017-12-05 17:24:03
    취재K
■ "늑대와의 춤을~ 아니 그림자와 춤을~(Dance With A Shadow)"

인기척이 드문 한 골목길 가로등 아래. 한 남자가 무심히 지나간다.

다른 남자가 골목길에 들어선다. 옆에 사람도 없는데 갑자기 그림자(이하: 주인 없는 그림자)가 나타나 남자 옆을 지나간다.

주인 없는 그림자가 사람을 쫓아가자 또 다른 행인은 깜짝 놀란다.

이번엔 그림자가 신기한 듯 이리저리 손짓하며 춤을 추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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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와 춤을~(Dance With A Shadow)” /출처 faena 홈페이지(http://www.faena.com/aleph/articles/the-day-shadows-came-alive-in-the-streets-of-bristol-video/)


주인 없는 그림자는 유령인가? 마술인가?...대답은 이 기사의 끝자락에 있다.

■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 스마트시티"

지난해 초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이 던진 '4차 산업혁명'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초연결·초지능으로 불리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5G·빅데이터·클라우드 등 혁신적 신기술과 기존 기술이 빠르게 융합되고,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경제·사회 전반에 큰 변혁이 일어난다는 개념이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게 바로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시티는 한국에서도 유행(boom)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한국이 앞서 나갈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플랫폼으로 스마트시티를 제시한 바 있다.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산하에는 '스마트시티 특별위원회'까지 구성되기까지 했다.

문재인 대통령 “4차 산업혁명 플랫폼으로 스마트시티”

■ 스마트시티?..."정의(definition)만 120개, 어렵다 어려워"

그렇다면 스마트시티는 무엇인가?
클라우스 슈바프는 자신의 저서 '4차 산업혁명'에서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물리적 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는 혁신적인 도시를 스마트시티(Smartcity)로 정의했다. 하지만 슈바프의 정의를 그대로 이해하기에는 따라가기에는 일반인들과 슈바프와의 물리적 공간의 거리가 너무나 넓다. 당최 어렵다.

그렇다면 우선 스마트시티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된 배경부터 살펴보자.
전 세계 인구는 2050년 95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그중 67%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UN, 2014)
도시 인구 집중화로 교통과 환경, 에너지, 치안 등의 영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도시 문제를 ICT 기술 융합을 통해 해결하기 위해 현재 전 세계 4,037개 도시 중 150여 개 도시가 스마트시티를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시티에 대한 정의도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120개 넘을 만큼 다양하다.

이 다양한 개념에서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키워드가 '도시 문제 해결'과 'ICT 기술'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 '플랫폼' '리빙 랩'(Living Lab), '삶의 긍정적인 변화' 등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스마트시티 전문가로 불리는 이정훈 연세대 교수는 지난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월드 콩그레스(2016, Smart City World Congress)에서 스마트시티를 이렇게 정의했다.

"스마트시티는 교통, 환경, 에너지, 도시기반시설 등의 도시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시민, 시 공무원, 민간 기업 등의 이해관계자와 함께 ICT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지역혁신시스템/플랫폼이다."

여전히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 문제 해결 방식에 있어 기존 도시의 대응과 스마트시티의 대응 방식을 비교해 보자.

수많은 직장인이 인생의 10~15%를 '출퇴근'에 낭비하면서 살고 있다고 한다. 기존 도시가 <교통 혼잡>이라는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도로를 확장하거나 신규도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시티는 혼잡도로 정보를 실시간 제공해 우회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영국 M42 고속도로 스마트교통시스템 *교통통행 소요시간 25%, *교통사고 50%, *대기오염 10% 감소)

스마트시티는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주차장을 만들 필요 없이 '연결성'(Connectivity)에 집중한다. 주차공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주차를 유도하고, 카 세어링 등의 서비스를 활용해 차량의 도심 진입을 최소화한다. 시간 낭비나 불편함을 없애는 것을 넘어 연료 소비량과 대기오염을 줄임으로써 친환경 요구에도 부합한다.

바르셀로나 ‘스마트 주차시스템’
■ 너무 진지한 접근?...스마트시티 "도시를 춤추게 하라"

쉽게 말하면 기술을 통해 도시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편하게 하는 게 바로 스마트시티이다.

하지만 접근이 이렇게 진지해야만 할까?

2017년 11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7년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에서 브라이언 맥구이간(Brian Mcguigan) 실버 스프링 네트워크(Silver Spring Network) 스마트시티 솔루션 유럽 판매국장은 영국 브리스톨에 설치된 가로등을 예로 들며 '스마트시티'를 재미있게 접근했다. 말 그대로 '펀(Fun)'하게 말이다.

브라이언 맥구이간 실버 스프링 네트워크 국장 ‘스마트시티 발전에서의 트랜드와 기회’(Trends and opportunities in smart city development) 세션 발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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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와 춤을~(Dance With A Shadow)” /출처 faena 홈페이지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기록(record)하고 다음 보행자에게 재생하는 대화형 가로등이다.

자전거를 끌고 가는 남성과 그림자들 (출처 dezeen 홈페이지)
가로등 자체는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가로등 머리에 적외선 카메라가 숨어 있고 또 아래로 빛의 웅덩이를 만들어내는 램프가 있다.
카메라가 바로 이 빛 웅덩이를 지나는 사람은 물론 동물의 그림자 형태를 기록한다.


그림자 형태는 컴퓨터로 처리돼 검은색 이미지로 변환, 누군가 아래를 지나갈 때 바닥에 영사된다.


사람이 가로등 아래를 지나는 동안 그림자를 포착했다가 다음 사람 옆으로 그 그림자를 메아리처럼 되돌려줘 거리의 기억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동일 공간 안의 시간을 압축해 같은 도시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사람들이 덜 지나다니는 구석진 곳과 골목길에 생기를 불어넣을 뿐 아니라 기술이 사람 사이에 만들어내는 단절의 문제를 푸는 데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그림자와 논다. 그리고 아이들은 거기서 놀기 위해 어른들을 그 안으로 끌어들인다. 사람들의 대화가 시작된다. 그림자놀이는 사람들과 지역 사회를 어우러지게 한다. 나아가 모두를 춤추게 한다. 도시를 춤추게 한다.


영국 브리스톨 가로등 아래 도보자 관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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