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롬보 산장을 지나자 낮게 엎드린 관목과 들풀 군락도 서서히 사라지고 메마른 고원 사막지대가 펼쳐진다. 저 멀리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는 아무리 걸어도 좀처럼 다가오지 않지만, 희망원정대는 그저 묵묵하게 고원에 새겨진 외길을 따라 걸음을 이어간다.
곁에서 손발이 되어주는 멘토들의 도움과 무엇보다 끝까지 가겠다는 대원들의 뜨거운 의지로, 느리지만 쉬지 않고 나아간 희망원정대는 마침내 마지막 산장, 키보(해발 4,720m)에 닿는다.
사방이 캄캄한 밤 11시. 랜턴 불빛에 의지해 우후루피크(해발 5,895m)의 방향으로 출발하는 희망원정대. 키보 산장까지 올라오는 동안 극심한 고산병 증세로 힘들어한 몇몇 대원들은 산행을 지속하는 것이 무리라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산장에서 쉬기로 한다. 함께 가지 못하는 대원들의 희망과 바람까지 안고 심기일전하여 나선 원정대지만 그들 역시도 다시 길 위에 서자마자 몰려드는 고통에 힘겨워한다.
아주 오랜 옛날 폭발 이후 활동을 멈춘 휴화산 킬리만자로의 능선은 화산재와 잔돌이 뒤덮여 있어 똑바로 걷기조차 쉽지가 않다. 한 보 내디디면 반보 뒤로 밀려나는 지난한 오르막을 천천히 올라 길먼스포인트(해발 5,685m)에 닿는 희망원정대.
황홀한 일출의 짧은 순간처럼 꿀맛 같은 휴식도 끝나고 이제 정말 산마루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시간. 킬리만자로 마랑구루트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이 기다리고 있다. (KBS미디어 박재환)
출연자 : 절단장애인협회 희망원정대, 희망원정대 멘토 오지탐험가 문승영
이동코스 : 호롬보 산장(3,720m) – 키보 산장(해발 4,720m) – 길먼스포인트(해발 5,685m) – 우후루피크(해발 5,8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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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의 약속, 킬리만자로를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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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12-29 12:49:02
호롬보 산장을 지나자 낮게 엎드린 관목과 들풀 군락도 서서히 사라지고 메마른 고원 사막지대가 펼쳐진다. 저 멀리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는 아무리 걸어도 좀처럼 다가오지 않지만, 희망원정대는 그저 묵묵하게 고원에 새겨진 외길을 따라 걸음을 이어간다.
곁에서 손발이 되어주는 멘토들의 도움과 무엇보다 끝까지 가겠다는 대원들의 뜨거운 의지로, 느리지만 쉬지 않고 나아간 희망원정대는 마침내 마지막 산장, 키보(해발 4,720m)에 닿는다.
사방이 캄캄한 밤 11시. 랜턴 불빛에 의지해 우후루피크(해발 5,895m)의 방향으로 출발하는 희망원정대. 키보 산장까지 올라오는 동안 극심한 고산병 증세로 힘들어한 몇몇 대원들은 산행을 지속하는 것이 무리라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산장에서 쉬기로 한다. 함께 가지 못하는 대원들의 희망과 바람까지 안고 심기일전하여 나선 원정대지만 그들 역시도 다시 길 위에 서자마자 몰려드는 고통에 힘겨워한다.
아주 오랜 옛날 폭발 이후 활동을 멈춘 휴화산 킬리만자로의 능선은 화산재와 잔돌이 뒤덮여 있어 똑바로 걷기조차 쉽지가 않다. 한 보 내디디면 반보 뒤로 밀려나는 지난한 오르막을 천천히 올라 길먼스포인트(해발 5,685m)에 닿는 희망원정대.
황홀한 일출의 짧은 순간처럼 꿀맛 같은 휴식도 끝나고 이제 정말 산마루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시간. 킬리만자로 마랑구루트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이 기다리고 있다. (KBS미디어 박재환)
출연자 : 절단장애인협회 희망원정대, 희망원정대 멘토 오지탐험가 문승영
이동코스 : 호롬보 산장(3,720m) – 키보 산장(해발 4,720m) – 길먼스포인트(해발 5,685m) – 우후루피크(해발 5,8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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