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조명균-北 리선권 수석대표…‘평창 논의’ 집중할 듯

입력 2018.01.07 (16:41) 수정 2018.01.07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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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뉴스7] 남북 고위급 회담, 南 조명균-北 리선권 수석대표

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고위급 당국회담을 앞두고 남북이 중량급 인사들로 구성된 대표단 구성을 완료했다.

먼저 남측은 지난 6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장·차관만 3명이 들어간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건넸다. 이번 회담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는 물론 오랫동안 경색을 면치 못했던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데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루 뒤인 7일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리선권 위원장을 단장으로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과 원길우 체육성 부상 등을 포함한 대표단 명단을 보내왔다. 사실상 조 장관에 리 위원장, 천 차관에 전 부위원장, 노 차관에 원 부상 등 남측이 먼저 제시한 명단에 급을 맞춘 대표단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담 성사 과정에서 통일부의 카운터파트로 조평통이 다시 전면에 나선 점도 눈에 띈다. 조 장관이 고위급회담을 제의한 다음날 리 위원장이 판문점 연락채널 정상화를 발표하고 대표단 구성에서도 조 장관에 대응해 북측 단장을 맡으면서 앞으로 남북관계 사안이 '통일부-조평통' 라인을 통해 다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의 상대는 북측의 대남 사안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라 '통-통 라인'으로 불렸다. 다만 회담이 열릴 때는 통전부 인사들이 조평통 이름을 달고 나오기도 했다. 보수 정부 들어서는 조평통이 노동당 외곽단체에 불과해 통일부의 카운터파트가 될 수 없다는 논란이 계속됐다. 이 때문에 2013년 6월 통일부 장관 상대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수석대표가 돼야 한다는 우리측 요구에 북측이 조평통 서기국장을 고집하면서 회담이 무산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조평통이 국가기구로 격상되면서 정부는 이런 '격'의 문제는 일단 해소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통-통라인'(통일부-조평통)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체육계 인사가 포함된 남북한 대표단이 마주앉으면 의제는 자연스레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에 일단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서는 입국 경로와 개·폐회식 공동입장, 단일팀 구성, 체류비, 신변안전 보장 문제 등이 논의돼야 한다. 선수단과 임원진으로 구성된 평창올림픽 대표단을 넘어 응원단이나 예술단의 파견 문제도 논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출전 종목, 선수단 규모 등에 대한 협의도 이뤄져야 한다. 북한 장웅 IOC 위원이 스위스 로잔으로 건너가 이번 주 초 IOC 핵심 관계자들과 이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은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올림픽의 북한 참가 문제부터 마무리를 지으면 남북관계 개선 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 역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직접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가 있다고 밝힌 상태라 이 문제부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된 논의가 시작되면 남측은 군사분계선 지역의 우발적 충돌 방지 방안과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먼저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둘 다 지난해 7월 우리 정부가 북측에 제의했다가 답을 듣지 못한 사안이다.

회담의 진행 상황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 문제도 회담 테이블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측은 김정은이 신년사 때 언급했던 한미연합훈련 및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중단을 들고나올 수 있다. 이와 함께 제재 완화나 대북 지원,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든 남북관계 개선 문제든 고위급 회담에서는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룬 뒤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후속 실무회담에서 협의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남측 대표단에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포함한 것도 향후 이어질 남북관계 및 평창올림픽 관련 분야별 실무회담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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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南 조명균-北 리선권 수석대표…‘평창 논의’ 집중할 듯
    • 입력 2018-01-07 16:41:48
    • 수정2018-01-07 19: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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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고위급 당국회담을 앞두고 남북이 중량급 인사들로 구성된 대표단 구성을 완료했다.

먼저 남측은 지난 6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장·차관만 3명이 들어간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건넸다. 이번 회담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는 물론 오랫동안 경색을 면치 못했던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데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루 뒤인 7일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리선권 위원장을 단장으로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과 원길우 체육성 부상 등을 포함한 대표단 명단을 보내왔다. 사실상 조 장관에 리 위원장, 천 차관에 전 부위원장, 노 차관에 원 부상 등 남측이 먼저 제시한 명단에 급을 맞춘 대표단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담 성사 과정에서 통일부의 카운터파트로 조평통이 다시 전면에 나선 점도 눈에 띈다. 조 장관이 고위급회담을 제의한 다음날 리 위원장이 판문점 연락채널 정상화를 발표하고 대표단 구성에서도 조 장관에 대응해 북측 단장을 맡으면서 앞으로 남북관계 사안이 '통일부-조평통' 라인을 통해 다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의 상대는 북측의 대남 사안을 총괄하는 통일전선부라 '통-통 라인'으로 불렸다. 다만 회담이 열릴 때는 통전부 인사들이 조평통 이름을 달고 나오기도 했다. 보수 정부 들어서는 조평통이 노동당 외곽단체에 불과해 통일부의 카운터파트가 될 수 없다는 논란이 계속됐다. 이 때문에 2013년 6월 통일부 장관 상대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수석대표가 돼야 한다는 우리측 요구에 북측이 조평통 서기국장을 고집하면서 회담이 무산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조평통이 국가기구로 격상되면서 정부는 이런 '격'의 문제는 일단 해소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통-통라인'(통일부-조평통)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체육계 인사가 포함된 남북한 대표단이 마주앉으면 의제는 자연스레 북측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에 일단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서는 입국 경로와 개·폐회식 공동입장, 단일팀 구성, 체류비, 신변안전 보장 문제 등이 논의돼야 한다. 선수단과 임원진으로 구성된 평창올림픽 대표단을 넘어 응원단이나 예술단의 파견 문제도 논의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출전 종목, 선수단 규모 등에 대한 협의도 이뤄져야 한다. 북한 장웅 IOC 위원이 스위스 로잔으로 건너가 이번 주 초 IOC 핵심 관계자들과 이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은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올림픽의 북한 참가 문제부터 마무리를 지으면 남북관계 개선 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 역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직접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 용의가 있다고 밝힌 상태라 이 문제부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된 논의가 시작되면 남측은 군사분계선 지역의 우발적 충돌 방지 방안과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먼저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둘 다 지난해 7월 우리 정부가 북측에 제의했다가 답을 듣지 못한 사안이다.

회담의 진행 상황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 문제도 회담 테이블에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측은 김정은이 신년사 때 언급했던 한미연합훈련 및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중단을 들고나올 수 있다. 이와 함께 제재 완화나 대북 지원,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문제든 남북관계 개선 문제든 고위급 회담에서는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룬 뒤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후속 실무회담에서 협의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남측 대표단에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포함한 것도 향후 이어질 남북관계 및 평창올림픽 관련 분야별 실무회담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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