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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뮤지션 ‘예지’에 해외가 들썩…“한국어 음절 아름다워”
입력 2018.01.16 (08:14) 수정 2018.01.16 (08:23) 연합뉴스
한국계 미국인 DJ 겸 싱어송라이터 예지(25·Yaeji·본명 이예지)는 요즘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국 BBC '2018년의 소리'(Sound of 2018)와 미국 음악전문 웹진 '피치포크'가 선정한 2017년의 앨범 50선에 이름이 오른 뒤 공연 섭외가 밀려들고 있어서다. 지난해 10월 유튜브에 공개한 '내가 마신 음료수'(Drink I'm Sippin on)는 최근 조회수 470만 건을 넘겼다. 영국 허핑턴포스트는 그를 2018년의 떠오르는 별로 꼽았다.

세계 힙스터들은 왜 예지의 음악에 열광할까. 예지를 16일 이메일 인터뷰로 만났다.

"아직도 잘 믿기지 않아요. 제가 처음 음악을 만들었던 이유는 가까운 친구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였으니까요. 이렇게 많은 분이 들어주실 줄은 몰랐어요."

몽롱하고 독특한 느낌의 노래 '내가 마신 음료수'의 탄생 배경부터 물었다. 예지는 "그것은 자기 성찰, 남들의 오해 그리고 자신감에 대한 노래"라고 말문을 열었다.

"제 노래는 매일 겪는 느낌과 경험을 그때그때 바로 노트에 적으면서 시작돼요. '내가 마신 음료수'는 제가 남들에게 오해를 받았던 경험을 생각하며 만들었어요. '그게 아니야'라는 가사를 만트라(주문)처럼 반복하죠. 마치 제가 그들에게 잘못 이해했다고 말해주는 기분으로요. 그렇게 반복하며 늘어나는 힘과 자신감을 느꼈어요."

예지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음악 활동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노래와 뮤직비디오 곳곳에 한국어가 배치됐다. 그는 한국어 노랫말을 쓴 이유를 "솔직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한국어를 단순한 이유로 사용했어요. 한국어로 가사를 쓰면 외국인 친구들이 잘 못 알아들으니까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곡을 쓰다 보니 한국어가 정말 아름답다는 걸 발견했어요. 마치 각이 딱딱 지는 것 같은 음절들이 듣기에 정말 좋았어요. 저는 제 목소리를 악기로 생각하고 사용하기 때문에, 소리 그 자체가 의미만큼 중요하거든요."

그는 "요즘에는 또 다른 이유를 깨달았다. 한국어는 제가 처음으로 배운 언어이자 모국어"라며 "모국어로 노래할 수 있고, 그걸 못 알아듣는 외국인들도 제 음악을 들어 준다니 정말 행운"이라고 기뻐했다.

예지가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 건 대학교 2학년 때부터다. 그는 카네기멜런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최근까지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다. 순수미술을 전공했지만 학교는 예상보다 더 개념미술을 중시했고, 덕분에 꼭 시각적인 것이 아니어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대학 라디오 방송국에 몸담으며 디제잉을 한 게 변곡점이 됐다. 그는 "두 가지 직업을 가질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한 가지를 선택한 것"이라며 그래픽 디자인을 그만둔 이유를 설명했다.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복고적인 패션에 대해서는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어릴 때부터 '논노'(NONNO)같은 일본 잡지를 읽으며 제 스타일을 상상해왔다. 요즘은 제가 과거에 관심 가졌던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예지를 만든 건 어떤 음악일까.

그는 어릴 땐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중학생이 돼서는 미시 엘리엇, 비욘세, 에이브릴 라빈을 비롯해 본 석스 앤 하모니(Bone Thugs-N-Harmony), 라디오헤드를 주로 들었다고 했다.

이어 "한 번도 한 장르에 관심이 멈춘 적은 없다"며 "지금은 익스페리멘털 테크노와 언더그라운드 일렉트로닉 아티스트의 작업에 가장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예지는 지난해 12월 29일 홍대 헨즈클럽에서 디제잉을 했고 이달 3일에는 영국 무라 마사(Mura Masa)의 내한공연 오프닝 게스트로, 5일에는 이태원 클럽 콘트라에서 DJ로 무대에 섰다. 오는 3월에는 미국과 유럽 투어를 하며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도 오른다.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게 될 그는 에너지가 충만해 보였다.

"저는 정말 솔직한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Yaeji'라는 프로젝트는 음악 이상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공유하려는 메시지는 음악이 아닌 형태로도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는 게 꿈이에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5살 뮤지션 ‘예지’에 해외가 들썩…“한국어 음절 아름다워”
    • 입력 2018-01-16 08:14:01
    • 수정2018-01-16 08:23:29
    연합뉴스
한국계 미국인 DJ 겸 싱어송라이터 예지(25·Yaeji·본명 이예지)는 요즘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영국 BBC '2018년의 소리'(Sound of 2018)와 미국 음악전문 웹진 '피치포크'가 선정한 2017년의 앨범 50선에 이름이 오른 뒤 공연 섭외가 밀려들고 있어서다. 지난해 10월 유튜브에 공개한 '내가 마신 음료수'(Drink I'm Sippin on)는 최근 조회수 470만 건을 넘겼다. 영국 허핑턴포스트는 그를 2018년의 떠오르는 별로 꼽았다.

세계 힙스터들은 왜 예지의 음악에 열광할까. 예지를 16일 이메일 인터뷰로 만났다.

"아직도 잘 믿기지 않아요. 제가 처음 음악을 만들었던 이유는 가까운 친구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서였으니까요. 이렇게 많은 분이 들어주실 줄은 몰랐어요."

몽롱하고 독특한 느낌의 노래 '내가 마신 음료수'의 탄생 배경부터 물었다. 예지는 "그것은 자기 성찰, 남들의 오해 그리고 자신감에 대한 노래"라고 말문을 열었다.

"제 노래는 매일 겪는 느낌과 경험을 그때그때 바로 노트에 적으면서 시작돼요. '내가 마신 음료수'는 제가 남들에게 오해를 받았던 경험을 생각하며 만들었어요. '그게 아니야'라는 가사를 만트라(주문)처럼 반복하죠. 마치 제가 그들에게 잘못 이해했다고 말해주는 기분으로요. 그렇게 반복하며 늘어나는 힘과 자신감을 느꼈어요."

예지는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음악 활동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노래와 뮤직비디오 곳곳에 한국어가 배치됐다. 그는 한국어 노랫말을 쓴 이유를 "솔직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한국어를 단순한 이유로 사용했어요. 한국어로 가사를 쓰면 외국인 친구들이 잘 못 알아들으니까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곡을 쓰다 보니 한국어가 정말 아름답다는 걸 발견했어요. 마치 각이 딱딱 지는 것 같은 음절들이 듣기에 정말 좋았어요. 저는 제 목소리를 악기로 생각하고 사용하기 때문에, 소리 그 자체가 의미만큼 중요하거든요."

그는 "요즘에는 또 다른 이유를 깨달았다. 한국어는 제가 처음으로 배운 언어이자 모국어"라며 "모국어로 노래할 수 있고, 그걸 못 알아듣는 외국인들도 제 음악을 들어 준다니 정말 행운"이라고 기뻐했다.

예지가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 건 대학교 2학년 때부터다. 그는 카네기멜런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최근까지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다. 순수미술을 전공했지만 학교는 예상보다 더 개념미술을 중시했고, 덕분에 꼭 시각적인 것이 아니어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대학 라디오 방송국에 몸담으며 디제잉을 한 게 변곡점이 됐다. 그는 "두 가지 직업을 가질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한 가지를 선택한 것"이라며 그래픽 디자인을 그만둔 이유를 설명했다.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복고적인 패션에 대해서는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어릴 때부터 '논노'(NONNO)같은 일본 잡지를 읽으며 제 스타일을 상상해왔다. 요즘은 제가 과거에 관심 가졌던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의 예지를 만든 건 어떤 음악일까.

그는 어릴 땐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중학생이 돼서는 미시 엘리엇, 비욘세, 에이브릴 라빈을 비롯해 본 석스 앤 하모니(Bone Thugs-N-Harmony), 라디오헤드를 주로 들었다고 했다.

이어 "한 번도 한 장르에 관심이 멈춘 적은 없다"며 "지금은 익스페리멘털 테크노와 언더그라운드 일렉트로닉 아티스트의 작업에 가장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예지는 지난해 12월 29일 홍대 헨즈클럽에서 디제잉을 했고 이달 3일에는 영국 무라 마사(Mura Masa)의 내한공연 오프닝 게스트로, 5일에는 이태원 클럽 콘트라에서 DJ로 무대에 섰다. 오는 3월에는 미국과 유럽 투어를 하며 미국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도 오른다.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게 될 그는 에너지가 충만해 보였다.

"저는 정말 솔직한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Yaeji'라는 프로젝트는 음악 이상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공유하려는 메시지는 음악이 아닌 형태로도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는 게 꿈이에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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