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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병헌 “연기만이 내 세상”
입력 2018.01.16 (15:37) 수정 2018.01.16 (15:55) TV특종
1991년 KBS 14기 공채탤런트로 데뷔한 이병헌은 올해로 연기생활 28년째를 맞이하는 중견배우이다. 드라마는 차치하고 영화만 이야기하더라도 이병헌은 ‘연기의 신’이라는 말에 절로 공감한다.

최근 <마스터>, <싱글라이더>, <남한산성> 등 서로 결이 다른 영화에 잇달아 출연하며 풍성한 감성의 연기를 유감없이 보여준 그가 올해 선택한 첫 영화는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는 신인감독의 소품이다. 이병헌과 함께 박정민, 윤여정이라는 또 다른 연기귀신들과 합을 맞춘 작품이다. 17일 개봉을 앞두고 이병헌을 만나 작품 선정의 방식과 연기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5일, 청와대 인근 한 카페에서 진행되었다.

영화에서는 윤여정 선생님(이병헌도 그렇게 불렀다!)과 와인과 마시다 갑자기 브레이크 댄스를 춘다. “시나리오에는 ‘브레이크 댄스를 춘다’고만 지문이 나와 있었다. 일단 춤을 췄다. 근데 혼자 컷(그만!)할 수는 없잖은가. 에라 모르겠다. 춤추고 대사를 주고 받았다. 애드립이었다.”고 말한다.

혹시 ‘JK필름 작품’이라는 이야기는 들어봤는지. “처음엔 그런 것 몰랐다. 가수이름 같기도 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볼 때는 어떤 선입견이 없어야한다. 시나리오 자체를 순수하게 보고 싶었다. 그 이야기가, 그 정서가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그런 걸 JK필름 스타일이라면. 억지로 웃기려고도 울리려고 하지 않는, 선을 넘지 않는 담백함이 좋았다. 만약 웃기기 위한 코미디, 눈물을 위한 신파였다면 그렇게 재미있게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억지일 뿐이다. 내가 보기엔 그런 의도가 보이지 않았다.”고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의 느낌을 전해주었다.

영화에서 이병헌은 전직 복서였지만 지금은 집도 절도 없는 가련한 신세의 조하를 연기한다. 어릴 적 아버지의 가정폭력의 희생자였다. 영화에서 가장 임팩트가 큰 장면 중의 하나는 교도소에 있는 아버지를 면회 가서 펼치는 장면일 것이다. 그런데, 이병헌은 시나리오의 다른 장면을 이야기한다. “병원 장면이 있다. 내가 연기하는 인물은 상처에 익숙해져 있다. 병원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다. 기대감이 있었다. 엄마라는 대상이 생겼고, 희망,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생긴 것이다. 늘 혼자였던, 잡초 같은 삶을 살던 조하에게 희망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그때 엄마가 그렇게 된다면... 조하에게는 화풀이할 대상이 없다. 어릴 때의 상처가 떠올랐을 것이고. 병실의 긴 복도를 걸어가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병헌은 자연스레 작품 속 캐릭터로 녹아든다.

연기의 신, 감성연기의 대가 이병헌은 이 장면에서 한 테이크를 완성하기 위해 많은 눈물을 흘렀다고 한다. “관객에게 그 장면을 보면서 연기하는 사람의 복잡한 생각과 감정들을 전해주고 싶었다. 깊이 있게 연기했고 최대한 많이 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이병헌이 생각하는 조하는 어떤 사람일까. “나쁜 놈이 좋게 변하는 개과천선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한 캐릭터이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그는 어린 시절 아픔을 겪었고 말할 수 없는 깊은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다. 결핍이 있어 변형된 인간성을 가지고 살았다. 연기를 함에 있어서 그런 캐릭터가 정말 마음에 든다. 어렵게 살았지만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함을 간직한다는 게!”

이병헌은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기다리는 방식을 언급했다. 이런 시나리오를 5~6년 쯤 전에 받았다면? “나이가 더 들면서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게 되고, 점점 더 다양한 감정을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면서 “오래 전 섭외를 받은 이야기가 있다. 일대기를 다룬 영화인데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까지 다 담는다. 책으로 너무 재밌게 읽었는데 영화화가 안 되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막상 섭외가 왔을 때 그랬다. 감독님 너무 하고 싶은데 5년만 기다릴 수 없겠냐고. 지금의 나로서는 못해낼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다.”

이병헌은 시나리오에서 느낄 수 있는 일관된 정서와 감정이 좋았다고. “조하는 촬영현장에서 애드립을 많이 하는 팔딱거리는 매력도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쓸쓸함이 묻어나는 캐릭터였다. 그게 너무 좋았다. 동생을 바라보는 조하의 시선을 보면 처음에는 무표정하다가 나중엔 흐뭇하게 바라본다. 속으론 복잡했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난 관객들이 아, 동생을 사랑하는구나, 그리고 그렇게 흘러가는 조하의 뒷모습에는 쓸쓸함이 관통하구나라는 것을 느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서번트증후군을 앓는 동생을 연기한 박정민에 대해서는 “연기력 좋고, 센스가 뛰어나다. 지나치지 않고 감정을 잘 잡고 상황을 잘 보여주는 그만의 표현 방식이 있다. 그리고 더 많이 노력하고, 다른 사람에게 누를 되지 않기 위해 책임을 다 하는 모습이 놀라울 정도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정민은 현장에서 후배가 아니라 동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준비하면서 서로 아이디어도 내며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다. 믿음직스러웠다. 현장에서는 우리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검증받을 수 없으니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존재였다.”고 덧붙인다.

극중에서 자장면을 먹는 장면이 있다. 이병헌은 그 장면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한다. “양이 많았을 뿐 평소 먹는 모습이다. 영화에서 특별하게 설정한 것은 조하의 모습이다. 아마 그는 먹는 것을 심각하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 같았다. 조하라면, 지금 배가 안 고파도 여기 음식이 있으면 일단 저장을 해 두지 않았을까. 하루하루의 삶이란 것이 그랬을 것 같다. 먹을 찬스가 있으면 하루에 몇 끼라도 먹었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 “그게 비현실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전 웰터급 챔피언이 저렇게 살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은 선입견이다. 실제 할리우드에서도 하루아침에 파산하여 빚쟁이 신세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싱글라이더>도 그렇고, 이번 <내가 사는 세상>도 신인감독의 입봉작이다. “시나리오를 읽으면 전체적인 감성을 엿볼 수 있다. 감독의 전작을 볼 수 없으니 고민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시나리오대로 그림이 나올까,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선택을 하면 그 이후엔 선장인 감독의 말을 따라간다. 그의 세계관을 따라가는 편이다. 감독을 믿고, 감독이 생각하는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제작사 JK필름의 윤제균 감독이 현장에 자주 왔는지? “아, 생각보다 자주 오시더라. 시사회 때 긴장되었는지 내가 감독한 것 같다고 이야기 하시더라. 그런데 감독은 다른 작품(협상) 준비한다고 나중에는 잘 안 오셨던 것 같다. 감독출신이니 연출자 입장을 생각해 주시고 자기 의견 있으면 슬쩍 전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고 말한다.

다양한 영화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이병헌에게 <그것만이 내 세상>의 조하는 어떨까.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같이 마시는 기분이다. 코미디를 찍으면 배우들에게는 즉각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남한산성>같은 경우, 깊은 감동을 받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배우로선 확인이 안 되잖은가. 코미디는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다. <광해> 때도, <내부자들> 때에도 그랬다. 사람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기 위해 몰래 극장을 찾았다. 영화 내리기 전에 그런 소소한 행복을 더 찾으려고.”

그럼, 이번 영화에서 관객들이 가장 재밌어 하는 반응을 보이는 장면이 무엇일까. “똥 싸는 장면!” 이병헌은 1초의 공백도 없이 대답했다.

그러면서 이병헌은 두 장면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를 보는 사람은 알 것이다. 인터넷에서 자기 이름을 보는 장면과, 마지막 흡연 장면) “사실, 영화 만든 사람 입장에서는 그 장면에서 사람들이 웃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장면을 설명했다. (시사회 반응을 말한다)

할리우드 차기작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지아이죠3> 제작에 들어간다는 것 뉴스보고 알았다. 워낙 등장하는 캐릭터가 많아 어떻게 정리될지 모르겠다. 파라마운트가 3편까지 만든다면. 스케줄 비워 둬야한다는 계약은 있다”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면 좋죠.”라고 이병헌의 트레이드마크인 하얀 치아를 보이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의 흥행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이병헌은 <번지점프를 하다>를 꺼냈다. “그 영화는 흥행에서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둔 영화가 아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 영화가 거론되리라고는 당시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큰 성공이 아니어도 오래도록 관객의 뇌리에 남아 있는 영화라면 배우로서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며, “친구가 추천할 수 있는 영화라면, 세월이 지나도 생각이 난다면, 그 영화에 참여한 배우로서는 값어치 있는 일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현석, 제작 JK필름)이 <번지점프를 하다>처럼 세월이 지나도 언급될 수 있을지. 1월 17일 개봉된다.



[사진제공= BH엔터테인먼트]

  • [인터뷰] 이병헌 “연기만이 내 세상”
    • 입력 2018-01-16 15:37:45
    • 수정2018-01-16 15:55:24
    TV특종
1991년 KBS 14기 공채탤런트로 데뷔한 이병헌은 올해로 연기생활 28년째를 맞이하는 중견배우이다. 드라마는 차치하고 영화만 이야기하더라도 이병헌은 ‘연기의 신’이라는 말에 절로 공감한다.

최근 <마스터>, <싱글라이더>, <남한산성> 등 서로 결이 다른 영화에 잇달아 출연하며 풍성한 감성의 연기를 유감없이 보여준 그가 올해 선택한 첫 영화는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는 신인감독의 소품이다. 이병헌과 함께 박정민, 윤여정이라는 또 다른 연기귀신들과 합을 맞춘 작품이다. 17일 개봉을 앞두고 이병헌을 만나 작품 선정의 방식과 연기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5일, 청와대 인근 한 카페에서 진행되었다.

영화에서는 윤여정 선생님(이병헌도 그렇게 불렀다!)과 와인과 마시다 갑자기 브레이크 댄스를 춘다. “시나리오에는 ‘브레이크 댄스를 춘다’고만 지문이 나와 있었다. 일단 춤을 췄다. 근데 혼자 컷(그만!)할 수는 없잖은가. 에라 모르겠다. 춤추고 대사를 주고 받았다. 애드립이었다.”고 말한다.

혹시 ‘JK필름 작품’이라는 이야기는 들어봤는지. “처음엔 그런 것 몰랐다. 가수이름 같기도 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볼 때는 어떤 선입견이 없어야한다. 시나리오 자체를 순수하게 보고 싶었다. 그 이야기가, 그 정서가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그런 걸 JK필름 스타일이라면. 억지로 웃기려고도 울리려고 하지 않는, 선을 넘지 않는 담백함이 좋았다. 만약 웃기기 위한 코미디, 눈물을 위한 신파였다면 그렇게 재미있게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억지일 뿐이다. 내가 보기엔 그런 의도가 보이지 않았다.”고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의 느낌을 전해주었다.

영화에서 이병헌은 전직 복서였지만 지금은 집도 절도 없는 가련한 신세의 조하를 연기한다. 어릴 적 아버지의 가정폭력의 희생자였다. 영화에서 가장 임팩트가 큰 장면 중의 하나는 교도소에 있는 아버지를 면회 가서 펼치는 장면일 것이다. 그런데, 이병헌은 시나리오의 다른 장면을 이야기한다. “병원 장면이 있다. 내가 연기하는 인물은 상처에 익숙해져 있다. 병원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다. 기대감이 있었다. 엄마라는 대상이 생겼고, 희망,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생긴 것이다. 늘 혼자였던, 잡초 같은 삶을 살던 조하에게 희망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그때 엄마가 그렇게 된다면... 조하에게는 화풀이할 대상이 없다. 어릴 때의 상처가 떠올랐을 것이고. 병실의 긴 복도를 걸어가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병헌은 자연스레 작품 속 캐릭터로 녹아든다.

연기의 신, 감성연기의 대가 이병헌은 이 장면에서 한 테이크를 완성하기 위해 많은 눈물을 흘렀다고 한다. “관객에게 그 장면을 보면서 연기하는 사람의 복잡한 생각과 감정들을 전해주고 싶었다. 깊이 있게 연기했고 최대한 많이 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이병헌이 생각하는 조하는 어떤 사람일까. “나쁜 놈이 좋게 변하는 개과천선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한 캐릭터이다. 그게 마음에 들었다. 그는 어린 시절 아픔을 겪었고 말할 수 없는 깊은 마음의 상처를 갖고 있다. 결핍이 있어 변형된 인간성을 가지고 살았다. 연기를 함에 있어서 그런 캐릭터가 정말 마음에 든다. 어렵게 살았지만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함을 간직한다는 게!”

이병헌은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기다리는 방식을 언급했다. 이런 시나리오를 5~6년 쯤 전에 받았다면? “나이가 더 들면서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게 되고, 점점 더 다양한 감정을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면서 “오래 전 섭외를 받은 이야기가 있다. 일대기를 다룬 영화인데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까지 다 담는다. 책으로 너무 재밌게 읽었는데 영화화가 안 되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막상 섭외가 왔을 때 그랬다. 감독님 너무 하고 싶은데 5년만 기다릴 수 없겠냐고. 지금의 나로서는 못해낼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다.”

이병헌은 시나리오에서 느낄 수 있는 일관된 정서와 감정이 좋았다고. “조하는 촬영현장에서 애드립을 많이 하는 팔딱거리는 매력도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쓸쓸함이 묻어나는 캐릭터였다. 그게 너무 좋았다. 동생을 바라보는 조하의 시선을 보면 처음에는 무표정하다가 나중엔 흐뭇하게 바라본다. 속으론 복잡했을 것이다. 영화를 보고난 관객들이 아, 동생을 사랑하는구나, 그리고 그렇게 흘러가는 조하의 뒷모습에는 쓸쓸함이 관통하구나라는 것을 느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서번트증후군을 앓는 동생을 연기한 박정민에 대해서는 “연기력 좋고, 센스가 뛰어나다. 지나치지 않고 감정을 잘 잡고 상황을 잘 보여주는 그만의 표현 방식이 있다. 그리고 더 많이 노력하고, 다른 사람에게 누를 되지 않기 위해 책임을 다 하는 모습이 놀라울 정도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정민은 현장에서 후배가 아니라 동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를 준비하면서 서로 아이디어도 내며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다. 믿음직스러웠다. 현장에서는 우리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검증받을 수 없으니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는 존재였다.”고 덧붙인다.

극중에서 자장면을 먹는 장면이 있다. 이병헌은 그 장면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한다. “양이 많았을 뿐 평소 먹는 모습이다. 영화에서 특별하게 설정한 것은 조하의 모습이다. 아마 그는 먹는 것을 심각하게,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 같았다. 조하라면, 지금 배가 안 고파도 여기 음식이 있으면 일단 저장을 해 두지 않았을까. 하루하루의 삶이란 것이 그랬을 것 같다. 먹을 찬스가 있으면 하루에 몇 끼라도 먹었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 “그게 비현실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전 웰터급 챔피언이 저렇게 살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은 선입견이다. 실제 할리우드에서도 하루아침에 파산하여 빚쟁이 신세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싱글라이더>도 그렇고, 이번 <내가 사는 세상>도 신인감독의 입봉작이다. “시나리오를 읽으면 전체적인 감성을 엿볼 수 있다. 감독의 전작을 볼 수 없으니 고민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시나리오대로 그림이 나올까,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선택을 하면 그 이후엔 선장인 감독의 말을 따라간다. 그의 세계관을 따라가는 편이다. 감독을 믿고, 감독이 생각하는 세계를 펼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제작사 JK필름의 윤제균 감독이 현장에 자주 왔는지? “아, 생각보다 자주 오시더라. 시사회 때 긴장되었는지 내가 감독한 것 같다고 이야기 하시더라. 그런데 감독은 다른 작품(협상) 준비한다고 나중에는 잘 안 오셨던 것 같다. 감독출신이니 연출자 입장을 생각해 주시고 자기 의견 있으면 슬쩍 전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고 말한다.

다양한 영화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이병헌에게 <그것만이 내 세상>의 조하는 어떨까.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같이 마시는 기분이다. 코미디를 찍으면 배우들에게는 즉각적인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남한산성>같은 경우, 깊은 감동을 받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배우로선 확인이 안 되잖은가. 코미디는 즉각적인 반응을 볼 수 있다. <광해> 때도, <내부자들> 때에도 그랬다. 사람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보기 위해 몰래 극장을 찾았다. 영화 내리기 전에 그런 소소한 행복을 더 찾으려고.”

그럼, 이번 영화에서 관객들이 가장 재밌어 하는 반응을 보이는 장면이 무엇일까. “똥 싸는 장면!” 이병헌은 1초의 공백도 없이 대답했다.

그러면서 이병헌은 두 장면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를 보는 사람은 알 것이다. 인터넷에서 자기 이름을 보는 장면과, 마지막 흡연 장면) “사실, 영화 만든 사람 입장에서는 그 장면에서 사람들이 웃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장면을 설명했다. (시사회 반응을 말한다)

할리우드 차기작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지아이죠3> 제작에 들어간다는 것 뉴스보고 알았다. 워낙 등장하는 캐릭터가 많아 어떻게 정리될지 모르겠다. 파라마운트가 3편까지 만든다면. 스케줄 비워 둬야한다는 계약은 있다”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면 좋죠.”라고 이병헌의 트레이드마크인 하얀 치아를 보이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의 흥행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이병헌은 <번지점프를 하다>를 꺼냈다. “그 영화는 흥행에서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둔 영화가 아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 영화가 거론되리라고는 당시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큰 성공이 아니어도 오래도록 관객의 뇌리에 남아 있는 영화라면 배우로서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며, “친구가 추천할 수 있는 영화라면, 세월이 지나도 생각이 난다면, 그 영화에 참여한 배우로서는 값어치 있는 일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현석, 제작 JK필름)이 <번지점프를 하다>처럼 세월이 지나도 언급될 수 있을지. 1월 17일 개봉된다.



[사진제공= BH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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