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리포트] 전 세계 살인 독감 기승…사상자 속출

[앵커]

최근 국내에서 독감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죠.

우리뿐 아니라 북미, 유럽 등 전 세계에 독감이 기승을 부리면서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올겨울 전 세계 독감 환자가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51살 제니 칭 씨.

심한 감기 증세를 보여 지난 3일 병원을 찾았다 독감 진단을 받았습니다.

가족들은 칭 씨가 금방 나을 줄 알았지만, 이틀 뒤 사망했습니다.

[매트 칭/남편 : "독감과 세균성 감염증에 걸렸습니다. 병세가 심해져 폐렴까지 일으켰어요."]

칭 씨가 사망하기 하루 전, 21살 카일러 바우맨 씨도 독감 바이러스가 일으킨 패혈성 쇼크로 장기 기능이 손상돼 숨졌습니다.

건강한 헬스트레이너였던 그는 상태가 갑자기 악화해 병원에 입원한 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숨을 거뒀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질병통제예방센터 자료를 인용해 현재 6만 명이 넘는 독감 환자가 발생했고,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2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럽도 독감 때문에 비상입니다.

프랑스에서는 30여 명이 독감으로 사망했고, 영국에서도 올겨울 독감 사망자가 지금까지 93명으로 집계되면서 영국 전역의 병원에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폴 브레트/약사 : "독감 예방주사가 10개 남았습니다. 몇 주 사이에 독감 예방주사 재고가 동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북미와 유럽뿐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 일부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독감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올해 전 세계에 독감 환자가 급증한 원인으로 예년과는 다른 독감 바이러스의 특성이 꼽히고 있는데요.

내성이 강하고 변종 출현 가능성이 높은 A형 'H3N2' 독감이 이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 더 치명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일반적으로 독감 발생 초기에는 A형 독감이 유행하기 시작해 B형 독감으로 이동하는 유행 행태를 보이지만, 올겨울에는 A형과 B형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세계보건기구가 독감 유형을 잘못 예측해 제약회사들이 다른 백신을 준비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각국 보건 당국은 독감 예방 접종을 권고하고, 손 씻기, 재채기할 때 얼굴 가리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24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