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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北에서 온 ‘잡스’
입력 2018.01.20 (08:19) 수정 2018.01.20 (08:42)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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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 종일 손에서 이 스마트폰 떼지 못하는 분 많으실 겁니다.

그런 만큼 이게 고장이라도 나면 정말 난감한데요.

북한에서 넘어온 한 청년이 스마트폰 수리의 달인으로 유명해지더니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별명도 애플 창업자 이름에서 딴 잡스라고 합니다.

정착의 꿈을 키우며 나눔도 실천하고 있는 이 청년을 정은지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서울 신촌의 한 대학교 앞.

스마트폰 전문 수리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창업 2년 만에 확장 이전을 했다는 이곳엔 축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사장님의 인기가 대단해 보이는데요.

[채민식/여행가 : "페이스북을 통해서 기사를 대표님 기사를 보게 되었어요. 멀리서 응원을 하고 있다가 이번에 새롭게 확장오픈을 한다고 해서 이렇게 직접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과거 장학금을 받았던 사장 김학민씨가 이제는 기숙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전달식도 있었는데요.

[정창민/수사 :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학민 사장님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액수를 떠나서 의미적으로는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학민 씨는 함경북도 온성이 고향인 탈북민으로, 2011년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한국에 와서 많이 방황했습니다, 처음에. 너무너무 방황하다가..."]

일가친척 하나 없는 이곳에서 7년 만에 이룬 성과이기에 축하의 의미도 남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김선민 : "저도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더 힘든 환경에서 이렇게 성공까지 이루시게 된 게 멋있고 제가 앞으로도 계속 보면서 배우고 싶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학민 씨.

고향에서는 '꼬마수리공'으로 지금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에서 따온 '잡스'라는 별명으로 통하는데요.

그에게 ‘고치는 일’은 기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함께 만나보실까요?

수리점 문을 열자마자 찾아오는 손님들.

대부분 학생 손님인데요.

["(다른 곳에선) 액정만 수리 안 될 수도 있고, 39만 9천원이라고..."]

스마트 폰이 파손되어도 돈과 시간이 아까워 엄두를 못 내다가 소문을 듣고 찾아온 경우가 많습니다.

[이주연/한국외대 학생 : "소문 듣고 왔습니다. 지금 제가 바로 눈앞에서 이렇게 고쳐주는 모습 볼 수 있고 해서 아주 좋습니다."]

눈앞에서 뚝딱 수리를 하면 행복해 하는 학생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학민 씨.

그 역시 서강대 전자공학과 학생입니다.

수리점을 내기 전부터 학교에서 유명인사였다는데요.

[최근우/서강대 졸업생 : "학교에 웬만한 소식지는 한 번씩은 다 다뤘기 때문에 이제 모르는 사람이 아마 없을 거예요."]

학민 씨는 북한에서 엔지니어였던 아버지가 시계를 고치는 걸 보고 전자 제품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열 세 살 무렵부터는 이웃들의 시계, TV, 라디오 등을 고치며 생활했다는데요.

그것이 탈북의 계기로 이어졌습니다.

[김학민/스마트폰 전문 수리점 대표/탈북민 : "수리를 하면서 KBS, SBS 이런 것들이 나오는 게 있는 겁니다. ‘아, 한국 방송이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런 드라마를 수신하면서 ‘아, 나는 정말 저런 곳에 가야 되겠다’ 하는 꿈을 가지게 됐고요."]

전자제품 수리 기술은 남쪽에 정착한 후에도 그에게 길을 열어 주었는데요.

고장난 스마트폰을 직접 고치는 것을 본 친구들의 부탁으로 하나 둘 수리 해 주다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잡스’라는 별명도 이때 생겼습니다.

[김학민/스마트폰 전문 수리점 대표/탈북민 : "학교 커뮤니티에 올라가고 학교에서 또 홍보도 많이 해 주고 이래서 사업도 잘 됐던 거니까 학교에 연관성이 굉장히 크게 있죠."]

숙식을 해결하던 기숙사 로비에서 시작해 얼마 후에는 지인들이 모아준 창업 자금으로 작은 공간을 하나 마련했습니다.

이곳에서 열심히 일한 덕분에 빚을 갚고 현재에 이른 학민 씨.

새 일터에는 직원도 두 명이나 함께 하는데요.

그의 고객이었던 후배들입니다.

[변아영/직원 : "정직하시고 기복이 없으시다, 이런 게 항상 부럽고 그렇습니다. (수리할 때) 정말 조심해야 될 게 많거든요. 그래서 친절하게 항상 알려주셔서 좋습니다."]

점심 즈음,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학민 씨의 오랜 멘토, 우영호 씨입니다.

오늘은 자신이 한턱 쏘겠다는 학민씨를 기어이 학교 구내식당으로 이끕니다.

학업과 생계를 병행하기 어려웠던 힘든 상황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소외감 등을 극복하려고 학민 씨가 얼마나 애 써왔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우영호/미래나눔장학재단 팀장 : "남한사회에서 건강하게 잘 또 적응하고 또 훌륭하게 이렇게 성장해 가는 모습을 통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삶으로 전해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치는 일’을 좋아하고 가장 잘한다는 김학민 씨.

그는 이를 통해 인생을 개척하고 정착의 기반을 닦아왔는데요.

그 보람과 성과를 이제는 고향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고 노력 중입니다.

창업을 위해 휴학을 했지만 틈틈이 전공인 전자공학을 공부하며 꿈을 키워가고 있는 학민 씨.

그는 지난 해 자신이 탈북 과정에서 머물렀던 태국의 탈북민 수용소에 음식과 생필품을 전달했는데요.

조만간 다시 방문할 계획입니다.

["오토바이 빌려 가지고 계속 몇 시간을 찾았어요. 그래서 다 찾아가서 여기 가면 또 여기서 없다. 저쪽에 가야 된다... 탈북민들 만나려고 왔다 하니까 딱 막는 겁니다. 안 된다고 그래서 제가 한 800km를 찾아왔는데...5년 전에 나도 이런 곳에 똑같이 경유해 간 그런 탈북자다. 이제야 좀 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왔다, 그러니까 받아주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너무 기뻐서 너무 너무 고맙다 하고..."]

인생의 고비 마다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 고마운 사람들처럼 자신도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학민 씨.

그래서 그는 오늘도 망가진 스마트폰을 정성스럽게 고치고 있습니다.
  • [통일로 미래로] 北에서 온 ‘잡스’
    • 입력 2018-01-20 08:30:40
    • 수정2018-01-20 08:42:21
    남북의 창
[앵커]

하루 종일 손에서 이 스마트폰 떼지 못하는 분 많으실 겁니다.

그런 만큼 이게 고장이라도 나면 정말 난감한데요.

북한에서 넘어온 한 청년이 스마트폰 수리의 달인으로 유명해지더니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별명도 애플 창업자 이름에서 딴 잡스라고 합니다.

정착의 꿈을 키우며 나눔도 실천하고 있는 이 청년을 정은지 리포터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서울 신촌의 한 대학교 앞.

스마트폰 전문 수리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창업 2년 만에 확장 이전을 했다는 이곳엔 축하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사장님의 인기가 대단해 보이는데요.

[채민식/여행가 : "페이스북을 통해서 기사를 대표님 기사를 보게 되었어요. 멀리서 응원을 하고 있다가 이번에 새롭게 확장오픈을 한다고 해서 이렇게 직접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과거 장학금을 받았던 사장 김학민씨가 이제는 기숙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전달식도 있었는데요.

[정창민/수사 :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학민 사장님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액수를 떠나서 의미적으로는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학민 씨는 함경북도 온성이 고향인 탈북민으로, 2011년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한국에 와서 많이 방황했습니다, 처음에. 너무너무 방황하다가..."]

일가친척 하나 없는 이곳에서 7년 만에 이룬 성과이기에 축하의 의미도 남다를 수밖에 없는데요.

[김선민 : "저도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더 힘든 환경에서 이렇게 성공까지 이루시게 된 게 멋있고 제가 앞으로도 계속 보면서 배우고 싶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학민 씨.

고향에서는 '꼬마수리공'으로 지금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에서 따온 '잡스'라는 별명으로 통하는데요.

그에게 ‘고치는 일’은 기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함께 만나보실까요?

수리점 문을 열자마자 찾아오는 손님들.

대부분 학생 손님인데요.

["(다른 곳에선) 액정만 수리 안 될 수도 있고, 39만 9천원이라고..."]

스마트 폰이 파손되어도 돈과 시간이 아까워 엄두를 못 내다가 소문을 듣고 찾아온 경우가 많습니다.

[이주연/한국외대 학생 : "소문 듣고 왔습니다. 지금 제가 바로 눈앞에서 이렇게 고쳐주는 모습 볼 수 있고 해서 아주 좋습니다."]

눈앞에서 뚝딱 수리를 하면 행복해 하는 학생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학민 씨.

그 역시 서강대 전자공학과 학생입니다.

수리점을 내기 전부터 학교에서 유명인사였다는데요.

[최근우/서강대 졸업생 : "학교에 웬만한 소식지는 한 번씩은 다 다뤘기 때문에 이제 모르는 사람이 아마 없을 거예요."]

학민 씨는 북한에서 엔지니어였던 아버지가 시계를 고치는 걸 보고 전자 제품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열 세 살 무렵부터는 이웃들의 시계, TV, 라디오 등을 고치며 생활했다는데요.

그것이 탈북의 계기로 이어졌습니다.

[김학민/스마트폰 전문 수리점 대표/탈북민 : "수리를 하면서 KBS, SBS 이런 것들이 나오는 게 있는 겁니다. ‘아, 한국 방송이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되었고, 그런 드라마를 수신하면서 ‘아, 나는 정말 저런 곳에 가야 되겠다’ 하는 꿈을 가지게 됐고요."]

전자제품 수리 기술은 남쪽에 정착한 후에도 그에게 길을 열어 주었는데요.

고장난 스마트폰을 직접 고치는 것을 본 친구들의 부탁으로 하나 둘 수리 해 주다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잡스’라는 별명도 이때 생겼습니다.

[김학민/스마트폰 전문 수리점 대표/탈북민 : "학교 커뮤니티에 올라가고 학교에서 또 홍보도 많이 해 주고 이래서 사업도 잘 됐던 거니까 학교에 연관성이 굉장히 크게 있죠."]

숙식을 해결하던 기숙사 로비에서 시작해 얼마 후에는 지인들이 모아준 창업 자금으로 작은 공간을 하나 마련했습니다.

이곳에서 열심히 일한 덕분에 빚을 갚고 현재에 이른 학민 씨.

새 일터에는 직원도 두 명이나 함께 하는데요.

그의 고객이었던 후배들입니다.

[변아영/직원 : "정직하시고 기복이 없으시다, 이런 게 항상 부럽고 그렇습니다. (수리할 때) 정말 조심해야 될 게 많거든요. 그래서 친절하게 항상 알려주셔서 좋습니다."]

점심 즈음, 특별한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학민 씨의 오랜 멘토, 우영호 씨입니다.

오늘은 자신이 한턱 쏘겠다는 학민씨를 기어이 학교 구내식당으로 이끕니다.

학업과 생계를 병행하기 어려웠던 힘든 상황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소외감 등을 극복하려고 학민 씨가 얼마나 애 써왔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우영호/미래나눔장학재단 팀장 : "남한사회에서 건강하게 잘 또 적응하고 또 훌륭하게 이렇게 성장해 가는 모습을 통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삶으로 전해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치는 일’을 좋아하고 가장 잘한다는 김학민 씨.

그는 이를 통해 인생을 개척하고 정착의 기반을 닦아왔는데요.

그 보람과 성과를 이제는 고향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고 노력 중입니다.

창업을 위해 휴학을 했지만 틈틈이 전공인 전자공학을 공부하며 꿈을 키워가고 있는 학민 씨.

그는 지난 해 자신이 탈북 과정에서 머물렀던 태국의 탈북민 수용소에 음식과 생필품을 전달했는데요.

조만간 다시 방문할 계획입니다.

["오토바이 빌려 가지고 계속 몇 시간을 찾았어요. 그래서 다 찾아가서 여기 가면 또 여기서 없다. 저쪽에 가야 된다... 탈북민들 만나려고 왔다 하니까 딱 막는 겁니다. 안 된다고 그래서 제가 한 800km를 찾아왔는데...5년 전에 나도 이런 곳에 똑같이 경유해 간 그런 탈북자다. 이제야 좀 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왔다, 그러니까 받아주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너무 기뻐서 너무 너무 고맙다 하고..."]

인생의 고비 마다 희망과 용기를 심어준 고마운 사람들처럼 자신도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학민 씨.

그래서 그는 오늘도 망가진 스마트폰을 정성스럽게 고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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