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리포트] 수거함에 넣은 헌 옷, 어디로?

입력 2018.01.25 (20:38) 수정 2018.01.2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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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 단지나 의류 판매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헌 옷 수거함.

이 수거함에 버려지는 옷들은 어디로 갈까요?

캐나다에서는 일부 의류업체들은 헌 옷을 모아 재활용을 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대부분 수출업자에게 넘겨져 아프리카 국가에 팔린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구세군 헌 옷 분류센터입니다.

헌 옷 수거함에 버려진 옷을 모아 재질과 형태에 따라 분류하는 곳입니다.

이곳으로 수거되는 헌 옷은 일주일에 약 90톤.

분류 작업을 거친 헌 옷 일부는 재활용돼 새로운 상품이나 섬유로 재탄생합니다.

캐나다의 일부 유명 의류업체들도 매장 내 헌 옷 수거함을 마련해 재활용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의류업체 캠페인 광고 : "우리는 헌 옷을 새 옷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은 헌 옷을 새 옷으로 만드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고 말합니다.

옷을 만들 때 여러 가지 섬유가 섞이면서 재질이 약해져 재활용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엘리자베스 클라인/환경운동가 : "실제로는 헌 옷 가운데 1%만 재활용되고 있습니다."]

유명 의류업체 H&M도 매년 제작하는 의류 가운데 재활용된 섬유로 제작하는 비율은 0.7%뿐이라고 밝혔습니다.

헌 옷을 새 옷으로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면, 헌 옷 수거함에 넣은 옷 대부분은 어떻게 처리될까요?

재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해지거나 망가진 옷들은 이후 소각되거나 매립되지만, 쓸만한 옷들 대부분은 수출업자에게 넘겨져 아프리카 국가로 팔립니다.

그중 케냐는 캐나다에서 온 헌 옷을 가장 많이 사고 있는 국가입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 시장에는 캐나다에서 온 헌 옷을 사려는 상인들로 매일 북적입니다.

[매히나 앤드류/상인 : "검은 줄로 묶여있는 것이 캐나다에서 온 헌 옷입니다."]

물론 캐나다에서 수입한 헌 옷 모두가 쓸만한 것만은 아닙니다.

망가져서 입지 못하는 옷도 섞여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상인들은 오래돼 해졌거나 망가진 옷을 팔지 않고 다시 버리고 있습니다.

[매히나 앤드류/상인 : "그냥 불에 태워 버려요. 우리가 이미 사버렸으니까 어쩔 수 없어요."]

환경 전문가들은 헌 옷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다시 버려지는 악순환의 문제점으로 패스트 패션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패스트 패션이 유행하면서 싼 옷을 많이 사는 만큼 옷을 더 많이 버리고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입지 않는 옷을 버리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바꿔입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옷을 많이 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전문가의 말을 빌려 지적했습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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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25 20:40:22
    • 수정2018-01-25 20:44:40
    글로벌24
[앵커]

아파트 단지나 의류 판매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헌 옷 수거함.

이 수거함에 버려지는 옷들은 어디로 갈까요?

캐나다에서는 일부 의류업체들은 헌 옷을 모아 재활용을 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대부분 수출업자에게 넘겨져 아프리카 국가에 팔린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이흥철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구세군 헌 옷 분류센터입니다.

헌 옷 수거함에 버려진 옷을 모아 재질과 형태에 따라 분류하는 곳입니다.

이곳으로 수거되는 헌 옷은 일주일에 약 90톤.

분류 작업을 거친 헌 옷 일부는 재활용돼 새로운 상품이나 섬유로 재탄생합니다.

캐나다의 일부 유명 의류업체들도 매장 내 헌 옷 수거함을 마련해 재활용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의류업체 캠페인 광고 : "우리는 헌 옷을 새 옷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환경운동가들은 헌 옷을 새 옷으로 만드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고 말합니다.

옷을 만들 때 여러 가지 섬유가 섞이면서 재질이 약해져 재활용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엘리자베스 클라인/환경운동가 : "실제로는 헌 옷 가운데 1%만 재활용되고 있습니다."]

유명 의류업체 H&M도 매년 제작하는 의류 가운데 재활용된 섬유로 제작하는 비율은 0.7%뿐이라고 밝혔습니다.

헌 옷을 새 옷으로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면, 헌 옷 수거함에 넣은 옷 대부분은 어떻게 처리될까요?

재활용할 수 없을 정도로 해지거나 망가진 옷들은 이후 소각되거나 매립되지만, 쓸만한 옷들 대부분은 수출업자에게 넘겨져 아프리카 국가로 팔립니다.

그중 케냐는 캐나다에서 온 헌 옷을 가장 많이 사고 있는 국가입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 시장에는 캐나다에서 온 헌 옷을 사려는 상인들로 매일 북적입니다.

[매히나 앤드류/상인 : "검은 줄로 묶여있는 것이 캐나다에서 온 헌 옷입니다."]

물론 캐나다에서 수입한 헌 옷 모두가 쓸만한 것만은 아닙니다.

망가져서 입지 못하는 옷도 섞여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상인들은 오래돼 해졌거나 망가진 옷을 팔지 않고 다시 버리고 있습니다.

[매히나 앤드류/상인 : "그냥 불에 태워 버려요. 우리가 이미 사버렸으니까 어쩔 수 없어요."]

환경 전문가들은 헌 옷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다시 버려지는 악순환의 문제점으로 패스트 패션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패스트 패션이 유행하면서 싼 옷을 많이 사는 만큼 옷을 더 많이 버리고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입지 않는 옷을 버리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바꿔입을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또 무엇보다 옷을 많이 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전문가의 말을 빌려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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