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대생의 슬픈 ‘신생아 구조’ 자작극…“출산 들킬까 겁났다”

입력 2018.01.31 (10:57) 수정 2018.01.3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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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들킬까 겁났다” ‘자작극 여대생’ 귀가, 아이 가족 품에

“출산 들킬까 겁났다” ‘자작극 여대생’ 귀가, 아이 가족 품에

임신 끝에 아이를 낳고도 부모에게 들킬까 봐 "유기된 신생아를 발견했다"고 허위 신고해 119구급대원이 긴급출동해 구조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 여대생은 평소에도 두꺼운 겨울옷으로 몸을 가려 가족들이나 주위에서도 임신 사실을 몰랐는데, 경찰은 이 소동의 원인을 제공한 여대생에 대해 범죄혐의는 없다고 판단하고 귀가 조처했다.

"탯줄 달린 신생아 발견했다" 119에 신고전화

30일 오전 4시께 광주광역시 119상황실로 다급한 목소리의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남성은 "광주시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8층 복도에서 탯줄이 달린 여자 신생아가 방치돼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현장에 긴급출동한 119구급대원들에게 신고자와 함께 있던 신고자의 처제 A씨(26)는 "새벽에 아파트 복도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갔더니 아기가 울고 있어서 일단 집으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아이를 담요에 싸서 긴급구조한 119구급대원들은 이 사건을 해당 경찰서로 넘겼고, 광주 북부경찰서는 신생아를 유기한 산모를 찾는 수사에 나섰다.

30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8층 복도에 버려진 여자 신생아(붉은 원)가 있다는 신고를 받은 119구급대원들이 신생아를 품에 안고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30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8층 복도에 버려진 여자 신생아(붉은 원)가 있다는 신고를 받은 119구급대원들이 신생아를 품에 안고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신고자인 여대생이 출산 사실 숨기려 '자작극'

하지만 현장에 양수와 혈흔 등 출산 흔적이 없는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결국 A씨로부터 자작극임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신생아 유기신고를 접수하고 신생아의 엄마를 찾기 위해 89가구 아파트 전 세대를 탐문했다.

그러면서 A씨의 수상한 행동과 증거를 놓치지 않고 '유전자 검사를 해보자'는 말로 A씨의 자백을 끌어냈다.

"출산 들킬까 겁났다"…신생아는 건강, 가족이 돌볼 예정

전남에 사는 대학생 A씨는 경찰에 "전날 두암동 언니 집을 방문했고 언니와 형부 몰래 이날 오전 3시 30분께 화장실에서 딸을 낳았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부모에게 들킬까 두렵고 혼자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남의 아이를 구한 것처럼 꾸며 양육을 포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마치 아파트 복도에서 누군가 유기한 아이를 구조한 것처럼 속여 형부에게 119에 신고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A씨가 비록 자신의 딸을 유기된 신생아로 속여 거짓말했지만, A씨가 직접 신고하지 않아 처벌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귀가 조처했다.

허위신고 소동 이후 지역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아이는 현재 건강한 상태인데, A씨 친부모 등 가족이 돌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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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여대생의 슬픈 ‘신생아 구조’ 자작극…“출산 들킬까 겁났다”
    • 입력 2018-01-31 10:57:25
    • 수정2018-01-31 16:57:27
    취재K
임신 끝에 아이를 낳고도 부모에게 들킬까 봐 "유기된 신생아를 발견했다"고 허위 신고해 119구급대원이 긴급출동해 구조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 여대생은 평소에도 두꺼운 겨울옷으로 몸을 가려 가족들이나 주위에서도 임신 사실을 몰랐는데, 경찰은 이 소동의 원인을 제공한 여대생에 대해 범죄혐의는 없다고 판단하고 귀가 조처했다.

"탯줄 달린 신생아 발견했다" 119에 신고전화

30일 오전 4시께 광주광역시 119상황실로 다급한 목소리의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남성은 "광주시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8층 복도에서 탯줄이 달린 여자 신생아가 방치돼 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현장에 긴급출동한 119구급대원들에게 신고자와 함께 있던 신고자의 처제 A씨(26)는 "새벽에 아파트 복도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갔더니 아기가 울고 있어서 일단 집으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아이를 담요에 싸서 긴급구조한 119구급대원들은 이 사건을 해당 경찰서로 넘겼고, 광주 북부경찰서는 신생아를 유기한 산모를 찾는 수사에 나섰다.

30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8층 복도에 버려진 여자 신생아(붉은 원)가 있다는 신고를 받은 119구급대원들이 신생아를 품에 안고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신고자인 여대생이 출산 사실 숨기려 '자작극'

하지만 현장에 양수와 혈흔 등 출산 흔적이 없는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결국 A씨로부터 자작극임을 밝혀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신생아 유기신고를 접수하고 신생아의 엄마를 찾기 위해 89가구 아파트 전 세대를 탐문했다.

그러면서 A씨의 수상한 행동과 증거를 놓치지 않고 '유전자 검사를 해보자'는 말로 A씨의 자백을 끌어냈다.

"출산 들킬까 겁났다"…신생아는 건강, 가족이 돌볼 예정

전남에 사는 대학생 A씨는 경찰에 "전날 두암동 언니 집을 방문했고 언니와 형부 몰래 이날 오전 3시 30분께 화장실에서 딸을 낳았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부모에게 들킬까 두렵고 혼자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남의 아이를 구한 것처럼 꾸며 양육을 포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마치 아파트 복도에서 누군가 유기한 아이를 구조한 것처럼 속여 형부에게 119에 신고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A씨가 비록 자신의 딸을 유기된 신생아로 속여 거짓말했지만, A씨가 직접 신고하지 않아 처벌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귀가 조처했다.

허위신고 소동 이후 지역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진 아이는 현재 건강한 상태인데, A씨 친부모 등 가족이 돌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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