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러 北대사 “평창 계기 남북 단합해야…문 대통령 잘 하신다”

입력 2018.02.16 (03:04) 수정 2018.02.1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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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화해 정책에 긍정적 의견을 보이며 남북한 단합을 강조했다고 주러 한국 대사관이 밝혔다.

우윤근 주러 한국 대사는 15일(현지시간) 최근 러시아 외무부 주최 연회에서 김형준 주러 북한 대사와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모스크바 주재 한국특파원단과 간담회에서 소개했다.

우 대사와 김 대사는 러시아 외무부가 지난 13일 구정 명절을 쇠는 아시아 국가(한국, 북한, 중국, 베트남, 몽골, 싱가포르) 대사들을 초청해 개최한 연회에서 회동했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우 대사가 2014년 부임한 김 대사와 만난 건 처음이었다.

우 대사가 인사를 건네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한이 단일팀도 구성하고 평화올림픽을 치르는 한민족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하자 김 대사도 "우리는 한민족 아니냐. 단합해야 한다"고 답했다.김 대사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잘하고 계신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우 대사가 "올림픽에 온 북한 고위대표단을 위해 문 대통령께서 최대한 편의를 봐 드리려고 노력했고, 개막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문제에서도 한국 정부 차원에서 난관이 있었지만 남북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셨다"고 전하자 김 대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의 설 연회에 몇 차례 참석했던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는 북한 대사관 사람들이 우리 측과 말도 안 섞고 접촉을 꺼렸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더라"고 전했다.

우 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남북한 화해 분위기에 맞춰 중단된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등 남북러 3각 협력 사업도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형준 대사는 14일에는 한반도 정세의 극적인 변화를 언급하며 관련국들도 이를 지원하고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김 대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앞두고 모스크바 자국 대사관에서 개최한 연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대사는 "전쟁 직전의 위기에 몰렸던 한반도 정세가 평화와 안정, 민족화해, 협력과 통일 쪽으로의 극적 전환을 위한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다"면서 "전 세계가 이를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미국만 남북한 관계 진전에 불만을 표시하며 평창동계올림픽 뒤에 곧바로 공격적 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원치 않는다는 속내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하는 모든 국가는 남북한 대화와 관계 진전을 지원하고 이 과정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회에 초대된 러시아의 북핵 담당 특임대사 올렉 부르미스트로프는 "북한 선수단과 고위급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파견을 포함해 남북한 대화와 협력을 위한 북한 지도부의 행보를 환영한다"면서 "모든 이해 당사국이 한반도의 긍정적 경향을 지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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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2-16 03:07:38
    국제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화해 정책에 긍정적 의견을 보이며 남북한 단합을 강조했다고 주러 한국 대사관이 밝혔다.

우윤근 주러 한국 대사는 15일(현지시간) 최근 러시아 외무부 주최 연회에서 김형준 주러 북한 대사와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모스크바 주재 한국특파원단과 간담회에서 소개했다.

우 대사와 김 대사는 러시아 외무부가 지난 13일 구정 명절을 쇠는 아시아 국가(한국, 북한, 중국, 베트남, 몽골, 싱가포르) 대사들을 초청해 개최한 연회에서 회동했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우 대사가 2014년 부임한 김 대사와 만난 건 처음이었다.

우 대사가 인사를 건네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한이 단일팀도 구성하고 평화올림픽을 치르는 한민족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하자 김 대사도 "우리는 한민족 아니냐. 단합해야 한다"고 답했다.김 대사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잘하고 계신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우 대사가 "올림픽에 온 북한 고위대표단을 위해 문 대통령께서 최대한 편의를 봐 드리려고 노력했고, 개막식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문제에서도 한국 정부 차원에서 난관이 있었지만 남북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셨다"고 전하자 김 대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의 설 연회에 몇 차례 참석했던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는 북한 대사관 사람들이 우리 측과 말도 안 섞고 접촉을 꺼렸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더라"고 전했다.

우 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남북한 화해 분위기에 맞춰 중단된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등 남북러 3각 협력 사업도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형준 대사는 14일에는 한반도 정세의 극적인 변화를 언급하며 관련국들도 이를 지원하고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김 대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을 앞두고 모스크바 자국 대사관에서 개최한 연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대사는 "전쟁 직전의 위기에 몰렸던 한반도 정세가 평화와 안정, 민족화해, 협력과 통일 쪽으로의 극적 전환을 위한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다"면서 "전 세계가 이를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미국만 남북한 관계 진전에 불만을 표시하며 평창동계올림픽 뒤에 곧바로 공격적 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원치 않는다는 속내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하는 모든 국가는 남북한 대화와 관계 진전을 지원하고 이 과정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회에 초대된 러시아의 북핵 담당 특임대사 올렉 부르미스트로프는 "북한 선수단과 고위급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파견을 포함해 남북한 대화와 협력을 위한 북한 지도부의 행보를 환영한다"면서 "모든 이해 당사국이 한반도의 긍정적 경향을 지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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