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용 “대북확성기 방송서 ‘김정은’ 금기어 됐다”

입력 2018.02.22 (07:33) 수정 2018.02.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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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우리 군의 최전방 지역 대북확성기 방송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비판하는 내용이 모두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향해 김 위원장을 대놓고 공격하면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반감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합동참모본부가 대북확성기 운영을 담당하는 국군 심리전단에 "'김정은'을 빼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심리전단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에 따르면 합참은 지난해 월간 단위의 '심리작전지침'을 통해 대북확성기 방송에서 김 위원장을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방송 내용을 조율하는 합참 심리전위원회가 일선에서 방송을 제작하는 PD와 작가들에게 이 같은 지침을 준수하도록 주간 단위로 통제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심리전단은 김 위원장을 직접 거론하는 대신 "미사일 시험 발사에 예산을 많이 써서 주민들이 고생한다", "고위층은 호의호식하는데 주민들은 굶주리고 있다"는 정도로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 수위를 크게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의 남북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등의 뉴스를 상세히 전하며 남북한의 '민족동질성'을 강조하는 데 역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위원장의 독재 정치를 강도 높게 비판해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던 지난 정부의 대북확성기 방송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김학용 의원은 "대북심리전의 최후 보루인 대북확성기에서조차 김정은에 대한 비판이 빠진 것은 북한에 대해 현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저자세의 결정판"이라며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을 위한 선제조치로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한반도 위기 상황에는 아무 변화가 없는데 군 당국이 먼저 경계를 느슨하게 풀게 되면 자칫 북한이 오판할 수 있다"며 더 완벽한 안보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심리전단 측은 대북확성기 방송 내용이 일부 바뀌었지만, 소리 크기나 전체 방송 길이에는 변함이 없고 기기 가동률도 80∼90%로 과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김 의원측은 전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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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2-22 09: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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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우리 군의 최전방 지역 대북확성기 방송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비판하는 내용이 모두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향해 김 위원장을 대놓고 공격하면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반감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합동참모본부가 대북확성기 운영을 담당하는 국군 심리전단에 "'김정은'을 빼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심리전단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에 따르면 합참은 지난해 월간 단위의 '심리작전지침'을 통해 대북확성기 방송에서 김 위원장을 언급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방송 내용을 조율하는 합참 심리전위원회가 일선에서 방송을 제작하는 PD와 작가들에게 이 같은 지침을 준수하도록 주간 단위로 통제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심리전단은 김 위원장을 직접 거론하는 대신 "미사일 시험 발사에 예산을 많이 써서 주민들이 고생한다", "고위층은 호의호식하는데 주민들은 굶주리고 있다"는 정도로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 수위를 크게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의 남북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등의 뉴스를 상세히 전하며 남북한의 '민족동질성'을 강조하는 데 역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위원장의 독재 정치를 강도 높게 비판해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던 지난 정부의 대북확성기 방송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김학용 의원은 "대북심리전의 최후 보루인 대북확성기에서조차 김정은에 대한 비판이 빠진 것은 북한에 대해 현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저자세의 결정판"이라며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을 위한 선제조치로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한반도 위기 상황에는 아무 변화가 없는데 군 당국이 먼저 경계를 느슨하게 풀게 되면 자칫 북한이 오판할 수 있다"며 더 완벽한 안보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심리전단 측은 대북확성기 방송 내용이 일부 바뀌었지만, 소리 크기나 전체 방송 길이에는 변함이 없고 기기 가동률도 80∼90%로 과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김 의원측은 전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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