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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 ‘배추보이’ 이상호가 결승에서 레드코스를 탔다면?
입력 2018.02.24 (17:46) 수정 2018.02.24 (18:01) 종합
한국 스노보드의 간판 이상호가 올림픽 설상 종목 사상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금메달을 딴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 0.43초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전에서 이상호는 블루코스를 탔다. 앞서 준결승에서 얀 코시르(슬로베니아)와 상대할 때도 이상호는 블루코스를 탔다. 반면 16강과 8강에서 이상호는 레드코스를 선택해 탔다.

24일 경기에서 레드코스의 승률이 전체적으로 높았다. 블루코스 쪽 눈이 해를 많이 받아 녹으면서 레드코스에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호는 준결승과 결승에서 레드코스를 선택하지 못했다. 예선 순위가 높은 선수에게 코스 선택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호는 예선 1, 2차 시기 합계 1분 25초 06을 기록해 전체 3위로 16강에 올랐다.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16강부터는 예선 성적을 바탕으로 레이스 상대가 결정된다. 예선 1위는 16위와, 2위는 15위 순서로 대결을 펼치는 방식이다.

이상호는 16강과 8강에서는 자신보다 예선 성적이 낮은 선수들과 맞붙었기 때문에 레드코스를 선택할 수 있었다. 반면 4강에서는 예선 2위 잔 코시르보다 예선 성적이 낮았기 때문에 불리한 코스인 블루코스를 탈 수밖에 없었다.

595m의 코스를 달리기 시작하자 유리한 레드코스를 고른 코시르가 앞서 나갔다. 초반 랩타임에서 0.36초 차로 코시르가 앞서면서 결승 진출을 향해 줄달음질 쳤다.

하지만 두 번째 랩타임에서 둘의 격차는 0.16초 차로 줄었고 강원도 정선 출신 이상호를 응원하는 홈 팬들의 함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골인 지점에서는 둘의 스노보드가 거의 비슷한 순간에 도착했고 계기판은 이상호의 0.01초 차 승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불리한 코스에서 경기 초반 0.36초 차로 뒤지던 판세를 막판 스퍼트로 역전해낸 것이다.

이는 비시즌 훈련을 충실히 소화한 덕분이었다. 이상호는 설상 훈련이 불가능한 올해 여름에는 수상 스키 훈련을 통해 감각을 익히기도 했다. 균형 감각을 익히고 방향 전환 동작을 연습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또 사용하는 근육도 비슷해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효과도 있었다.

또 8월에는 남반구인 뉴질랜드로 이동해 전지훈련을 시행하는 등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여느 때보다 더욱 충실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그러나 이상호는 2017-2018시즌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7년 12월 독일에서 열린 유로파컵에서 우승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이는 듯했지만 이후 월드컵 최고 성적이 7위에 그쳤다.

2016-2017시즌인 2017년 3월 터키 월드컵에서 은메달까지 차지했던 이상호로서는 월드컵 4강에도 한 번도 들지 못한 결과가 마음에 들 리 없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12월 말 인터뷰에서 "월드컵 성적도 중요하지만, 어차피 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올해 좀처럼 월드컵 8강 벽을 넘지 못해 주위에서는 불안한 시선으로 쳐다보기도 했으나 그는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들에게 "빨리 (올림픽)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로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결승전에서도 상대인 세계랭킹 1위 갈마리니가 레드코스를 골랐기 때문에 블루코스를 탈 수밖에 없었다.
만약 결승전에서 이상호가 레드코스를 탔다면 또 다른 이변을 일으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은메달만으로도 충분히 값졌다. 이상호가 은메달을 확보한 준결승전 블루코스 역전승은 이날 열린 토너먼트 블루코스 레이스 가운데 유일한 승리로 기록됐다.

비록 결승에서 이번 시즌 FIS 스노보드 월드컵 평행대회전 랭킹 1위 네빈 갈마리니에게 0.43초 차로 패했지만, 아직 23세인 이상호에게는 차기 베이징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 은메달 ‘배추보이’ 이상호가 결승에서 레드코스를 탔다면?
    • 입력 2018-02-24 17:46:49
    • 수정2018-02-24 18:01:53
    종합
한국 스노보드의 간판 이상호가 올림픽 설상 종목 사상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금메달을 딴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 0.43초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전에서 이상호는 블루코스를 탔다. 앞서 준결승에서 얀 코시르(슬로베니아)와 상대할 때도 이상호는 블루코스를 탔다. 반면 16강과 8강에서 이상호는 레드코스를 선택해 탔다.

24일 경기에서 레드코스의 승률이 전체적으로 높았다. 블루코스 쪽 눈이 해를 많이 받아 녹으면서 레드코스에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호는 준결승과 결승에서 레드코스를 선택하지 못했다. 예선 순위가 높은 선수에게 코스 선택권이 있기 때문이다.

이상호는 예선 1, 2차 시기 합계 1분 25초 06을 기록해 전체 3위로 16강에 올랐다.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16강부터는 예선 성적을 바탕으로 레이스 상대가 결정된다. 예선 1위는 16위와, 2위는 15위 순서로 대결을 펼치는 방식이다.

이상호는 16강과 8강에서는 자신보다 예선 성적이 낮은 선수들과 맞붙었기 때문에 레드코스를 선택할 수 있었다. 반면 4강에서는 예선 2위 잔 코시르보다 예선 성적이 낮았기 때문에 불리한 코스인 블루코스를 탈 수밖에 없었다.

595m의 코스를 달리기 시작하자 유리한 레드코스를 고른 코시르가 앞서 나갔다. 초반 랩타임에서 0.36초 차로 코시르가 앞서면서 결승 진출을 향해 줄달음질 쳤다.

하지만 두 번째 랩타임에서 둘의 격차는 0.16초 차로 줄었고 강원도 정선 출신 이상호를 응원하는 홈 팬들의 함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 골인 지점에서는 둘의 스노보드가 거의 비슷한 순간에 도착했고 계기판은 이상호의 0.01초 차 승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불리한 코스에서 경기 초반 0.36초 차로 뒤지던 판세를 막판 스퍼트로 역전해낸 것이다.

이는 비시즌 훈련을 충실히 소화한 덕분이었다. 이상호는 설상 훈련이 불가능한 올해 여름에는 수상 스키 훈련을 통해 감각을 익히기도 했다. 균형 감각을 익히고 방향 전환 동작을 연습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또 사용하는 근육도 비슷해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효과도 있었다.

또 8월에는 남반구인 뉴질랜드로 이동해 전지훈련을 시행하는 등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여느 때보다 더욱 충실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그러나 이상호는 2017-2018시즌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7년 12월 독일에서 열린 유로파컵에서 우승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이는 듯했지만 이후 월드컵 최고 성적이 7위에 그쳤다.

2016-2017시즌인 2017년 3월 터키 월드컵에서 은메달까지 차지했던 이상호로서는 월드컵 4강에도 한 번도 들지 못한 결과가 마음에 들 리 없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12월 말 인터뷰에서 "월드컵 성적도 중요하지만, 어차피 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이라며 여유를 보였다.

올해 좀처럼 월드컵 8강 벽을 넘지 못해 주위에서는 불안한 시선으로 쳐다보기도 했으나 그는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들에게 "빨리 (올림픽)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로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결승전에서도 상대인 세계랭킹 1위 갈마리니가 레드코스를 골랐기 때문에 블루코스를 탈 수밖에 없었다.
만약 결승전에서 이상호가 레드코스를 탔다면 또 다른 이변을 일으켰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은메달만으로도 충분히 값졌다. 이상호가 은메달을 확보한 준결승전 블루코스 역전승은 이날 열린 토너먼트 블루코스 레이스 가운데 유일한 승리로 기록됐다.

비록 결승에서 이번 시즌 FIS 스노보드 월드컵 평행대회전 랭킹 1위 네빈 갈마리니에게 0.43초 차로 패했지만, 아직 23세인 이상호에게는 차기 베이징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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